대중과 과학의 ‘궤도’를 잇다

과학과 대중의 거리를 좁히는 과학 커뮤니케이터 궤도(천문우주학 02)
  • 2025.11.17

일상에서 벌어지는 복잡한 현상을 이해하고 당면한 문제의 해법을 찾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가기 위해 과학 지식은 필수적이다. 하지만 많은 이들에게 과학은 이해하기 어려운 이론의 집합으로 여겨지곤 했다. 그러나 최근 이러한 인식 변화의 조짐이 뚜렷하다. 과학을 주제로 한 다양한 유튜브 채널과 예능 프로그램이 등장하며, 멀게만 느껴졌던 과학과 대중의 간극이 점차 좁혀지고 있는 것이다. 일상 속 흥미로운 소재들을 과학적 이론으로 재미있게 풀어내는 콘텐츠가 늘어나면서, 과학 이야기가 더욱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있다. 그리고 이 변화의 중심에 국내 대표 과학 커뮤니케이터로 손꼽히는 궤도 동문이 있다. 오랫동안 과학의 대중화를 위해 대중과 과학의 가교 역할을 자처해 온 그는, 과학이 지닌 엄격하고 엄숙한 틀에서 벗어나 대중이 과학에 보다 친근하게 다가설 수 있는 문을 열었다.

세상을 변화시키는 과학의 힘을 알리기 위해

궤도 동문은 어린 시절부터 늘 호기심이 많았고 질문하는 것을 즐겼다. 태어날 때부터 과학자를 꿈꿨다고 말할 만큼 과학은 그에게 가장 재미있는 분야였다. 특히 그는 하늘을 보며 상상하는 신비로운 미지의 세계, 우주에 대한 호기심이 남달랐고 자연스레 천문우주학 과학자를 꿈꿨다. 무엇보다 우주는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문제들을 품고 있는 분야이기에 더욱 도전해 보고 싶었고, 이에 우리 대학교 천문우주학과를 선택했다. 현재 사용하는 그의 예명 ‘궤도’ 역시 그의 세부 전공인 인공위성 궤도에서 따왔을 정도로 천문우주학에 대한 애정이 깊다. 

 

졸업 후 위성궤도 추적 연구를 위해 대학원 공부를 하고, 이후 정부출연연구원인 한국천문연구원에서 연구원으로 재직한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커리어였다. 그의 목표는 단지 우주 과학자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보다 궁극적인 꿈은 ‘과학을 통해 세상을 바꾸고 인류의 진보를 이끄는 것’이었다. 그런 과학자가 되고 싶었다. 거창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사실 이제까지 과학의 발전이 이뤄온 것을 이보다 잘 표현하는 말이 있을까. 그러나 큰 꿈을 꾸면서도 오래 전부터 마음 한 편에 늘 따라다니는 의문이 있었다. ‘왜 대중은 과학을 싫어할까?’라는 생각이었다.

 

“학부시절부터 ‘왜 대중은 과학을 싫어할까?’ 생각했어요. 과학은 그 자체로 너무 재미있는데, 왜 사람들이 모를까, 누군가 내가 본 영화를 재미있게 봤다고 하면 너무 신나지 않나요. 나처럼 과학이 재미 있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죠. 그래서 대학 시절부터 대중을 대상으로 과학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어요. 봉사 개념으로 강연도 하고 글도 쓰고요.”

 

대학원과 연구원 과정을 거치며 과학자로 성장하는 동안 깊은 고민이 찾아왔다. 이는 연구 현장에서 직접 체감한 대중과 과학계 간의 실제적인 괴리감, 그리고 대중의 관심을 사로잡을 만한 뛰어난 연구 성과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한 스스로의 역량에 대한 물음이었다.

“석사 때까지는 뛰어난 논문을 써서 노벨상을 받는다면 대중이 과학에 더 관심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진심으로요. 그런데 쉽지 않아 보였죠. 상을 받는다 한들 대중이 어떤 내용으로 상을 받는지 과연 알까, 또 저보다 더 똑똑한 데다 더 열심히 하는 연구자들이 너무 많다는 걸 깨닫고, 내가 아닌 이들이 어쩌면 세상을 바꿀 만한 무언가를 발견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됐어요. 게다가 천문연구원에 근무하던 시절 러시아 화성 탐사선 ‘포브스 그룬트’가 발사에 실패해 막대한 양의 폭발물을 싣고 지구로 추락했는데, 미국, 유럽, 일본 등지의 과학자들과 밤을 새워가며 예상 추락 궤도를 계산했어요. 한국도 포함이 돼 있었는데 추락 30분 전 제주도를 지나 다행히 태평양에 떨어졌죠. 그런데 국내에서는 대중이나 언론에서 전혀 이슈가 되지 않았어요. 충격을 받았죠. 그때 연구 내용이나 과학 이슈를 충분히 알리는 일이 정말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이런 일련의 현실적인 문제들을 겪고 고민하며 그는 꼭 과학자가 아니더라도 좋아하는 과학을 위해, 그가 할 수 있는 일을 찾기로 했다. 그리고 그렇게 선택한 길이 어려운 과학 지식을 쉽고 흥미롭게 전달하는 과학 커뮤니케이터다. 스스로는 확신이 있었지만 지도교수님이 ‘너는 연구자로 남아야 한다’며 여러 번 만류할 정도로 당시 과학 커뮤니케이터라는 개념은 낯선 것이었다. 지금처럼 유튜브나 예능 프로그램 등 각종 플랫폼에서 과학을 소재나 주제로 한 채널 역시 찾아보기 힘든 때였다.  

다양한 채널로 과학이라는 세계의 문을 열다

과학 커뮤니케이터로서의 삶에 뛰어든 궤도 동문은 각종 온오프라인 강의, SNS, 유튜브, 예능 TV, 책 발간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서 대중과 만나고 있다. 대표적인 채널은 그가 2015년 개설해 동료 과학 커뮤니케이터들과 함께 운영하는 과학 플랫폼 채널 ‘안될 과학’이다. 현재 구독자 수만 130만 명 이상이다. 안될 과학은 ‘박사급 아재들이 푸는 과학썰’이라는 부제처럼, 석박사급 과학자들이 천문학, 양자역학, 고생물학, 게임 과학, 영화 속 과학까지 넓은 과학 스펙트럼을 기반으로 쉽고 흥미롭게 과학 원리와 이슈를 전한다. 대표적으로 인기를 끈 콘텐츠인 ‘삼국지의 과학’은 전투 방식이나 무기를 과학적으로 해석해 화제가 됐다. 일상 속 대부분의 현상을 과학적으로 풀어내려는 그의 접근 방식은 소위 억과(억지 과학)라는 유쾌한 밈으로 회자되며 하나의 캐릭터가 됐다. 최근에는 미식과 과학을 융합한 예능 프로그램 ‘입터지는 실험실’에 참여해 음식과 맛 뒤에 숨은 과학적 메커니즘 탐구에 참여하고 있다.

 

“이제까지는 미식 프로그램에 과학자들이 나오는 경우는 없었을 거예요. 철학, 예술 등 인문이나 감각 영역에서 많은 전문가들이 나오는 게 대부분이었죠. 그런데 단지 맛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과학자가 미각이나 후각 메커니즘에 대한 얘기를 하기 시작하고 이것이 프로그램의 주 내용이죠. 이처럼 과학과 연결돼 있는 교양 예능이 꾸준히 만들어지면 과학자들이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게 되겠죠.”

 

그가 만들거나 출연한 콘텐츠가 대중을 사로잡는 비결은 어렵기만 한 과학을 꼭 들어맞는 비유와 흡입력 있는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내는 데 있다. 어려운 과학 개념을 일상적인 언어와 감성을 담아 전달한다. 현상에 대한 지식 전달이 아니라 이면에 있는 인물, 역사, 철학 등 재미있는 서사를 끌어와 흥미를 북돋는다. 인문학적인 메시지까지 연계해 과학을 하나의 이론으로 가두지 않고 하나의 ‘이야기’로 확장한다. 그래서 대중에게는 숫자나 공식으로만 규정됐던 원리도 가까이에서 체감할 수 있는 경험으로 전달된다. 어린 시절부터 시, 소설, 과학, 만화, 역사 등 가리지 않고 다양한 분야의 책 읽기를 통해 쌓아온 다채로운 지식이 있기 때문에 그만의 경계를 넘는 과학 스토리텔링이 가능하다. 결국 그는 대중과 과학자 간의 소통의 장을 마련하고, 스스로 재기 넘치는 이야기꾼이 되면서, 알면 알 수록 재미있는 과학의 세계로 대중을 초대하고 있다. 1세대 과학 커뮤니케이터라 불릴 정도로 과학 대중화를 위해 수많은 시도를 해 온 궤도 동문이 있었기에 요즘 과학 콘텐츠의 높은 인기가 가능하지 않았을까. 그는 과학 커뮤니케이터를 꿈꾸는 많은 후배들이 닮고 싶은 롤모델이 되고 있다.

일상의 모든 현상을 과학으로 이야기하는 과학 스토리텔러

어려운 내용을 쉽게 전달하는 것만큼 어려운 일이 없다. 그런 점에서 그는 누구나 감탄할 만한 탁월함을 가졌다. 전달력이 남다른 입담도 한몫하지만 그 바탕에는 모든 콘텐츠 제작 때마다 허투루 준비하지 않는 그의 노력이 있다. 그는 스스로 전문가가 아니라 공부하는 사람이라 말한다. 과학 콘텐츠의 인기가 높아지며 찾는 사람도,  참여해야 할 프로그램도 많아 빼곡한 스케줄 속에 살고 있지만 공부를 쉴 수 없다. 새벽까지 책을 보고 논문 자료를 찾아보는 날들이 늘고 있다. 전문적인 내용이 다수인 만큼 공부한 것을 철저하게 소화시켜 정확하게 설명해야 한다. 그러나 단순히 대중에게 지식을 전달하고 이해시키는 것이 목적은 아니다.

 

“모르면 설명해 줄 수 없으니 늘 공부해야 해요. 하지만 대중을 이해시키기 위해서는 아니에요. 사실 이해할 필요도 없어요. 수십 년간 한 분야에서 일가를 이루신 위대한 과학자도 자신의 전공 분야에 대해 아직 다 모른다고 말씀하세요. 제 목표는 과학과 대중이 친숙해지는 거예요. 무엇이든 일단 익숙해지면 애정이 생기고, 그것이 사라지는 것을 막게 되잖아요. 예를 들어 커피에 들어 있는 성분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세히 모르지만, 우리는 그냥 커피를 알잖아요. 향이나 맛, 피로를 잊게 해준다는 것까지. 그냥 늘 마시니까 익숙한 것이죠. 만약 기후변화로 앞으로 인류가 커피를 마시지 못한다고 생각하면 어떨까요. 끔찍하죠. 그걸 막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고민을 할 거예요. 과학도 마찬가지예요. 한 번이라도 과학 용어를 듣게 하는 것에서 익숙함이 시작되는 것이고요. 그래서 제가 귀신이든, 산타클로스든 일상에 가깝고 의외성 있는 소재를 과학으로 이야기하고 있어요. 의외의 것들에 과학 용어를 넣어서, 대중이 관심을 갖고 한 번이라도 더 찾아보게 할 수 있기를 바라죠.”

 

어떤 이는 과학 커뮤니케이터의 역할을 교육자나 지식의 전파자, 혹은 단순히 재미있는 과학 이야기를 해주는 사람으로 받아들일지도 모르지만, 그에게는 과학과 접점을 넓히며 과학에 대한 경험의 폭을 넓혀주는 일이다. 때문에 궤도 동문은 하루에 수백 개 이상씩 받는 SNS의 메시지 질문에 가능한 모두 대답해 주려고 한다. 비록 그 질문이 이전에 여러 번 받았던 질문이라거나 너무나 엉뚱한 질문이어도 개의치 않는다. 최근에는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궤도의 엉뚱한 과학책>을 발간해 속담, 동화, 일상생활 속 엉뚱한 질문들을 쉽고 재미있게 과학으로 설명해 내기도 했다.

과학자가 과학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과학 커뮤니케이터로서 그가 가장 경계하는 것은 과학의 권위다. 과학은 엄밀해야 한다는 점은 분명하지만, 대중과의 커뮤니케이션 기준을 엄밀함에 가두다 보면 대중은 과학에 다가서기가 두렵다.

 

“물론 학계 내에서 과학은 엄밀해야 해요. 절대 틀려서는 안되죠. 과학계에서 양자 역학은 말로 설명하지 못해요. 무조건 파동 방정식으로만 이야기해야 하죠. 그런데 양자역학에 대중이 익숙해지려면 비유와 과장이라는 전달 방법이 일부는 필요해요. 원자핵과 전자 사이는 얼마나 먼지, 얼마나 경이로운지 비유나 과장을 곁들여 이야기하면 재미를 느끼고 더 깊이 알아보려고 하겠죠. 그런데 과학이 대중에게 성역을 높게 치고 검증부터 하려 하면 과학에 관한 얘기를 꺼내는 것 자체가 두려워져요. 예를 들어 와인 전문가가 없다 하더라도 술자리에 모인 사람들이 자신들이 보고 들은 와인 이야기를 재미나게 하고 나면 결국 어떻게 될까요. 언젠가 와인을 사게 되고 와인 시장도 커지게 되겠죠. 지금은 대중 한 명이라도 과학 이야기를 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어설프게 알더라도 아는 만큼 이야기할 수 있게 해줘야 해요.”

사실 십 년 전만 해도 검증 없이 재미를 곁들여 과학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 금기시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궤도 동문과 같은 과학 커뮤니케이터들의 노력과 다양한 콘텐츠 플랫폼의 성장으로, 과학에 소통의 개념이 더해졌다. 과학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개념에 대한 인식도 높아졌고, 과학자들이 더 많이 알려야겠다는 책임의식도 커졌다. 실제로 그가 만난, 깊이 있는 연구를 하는 대가들은 그에게 너무 고맙다며 끝까지 해달라는 인사를 전하기도 한다. 궤도 동문은 과학자들이 그간 느끼지 못했던, 혹은 느끼고 있었으나 창구가 없었던 소통의 니즈를 요즘 더 체감한다. 그리고 그런 변화의 바람 속에서 자신의 역할에 큰 보람을 느낀다.

 

“이제는 제법 과학 소통에 대한 개념이 생기고 있어서, 내가 알고 있는 것을 더 많이 알려야겠다는 책임의식이 있는 과학자들이 많이 생겼습니다. 저는 과학자들이 직접 대중에게 과학 이야기를 하는 세상을 꿈꿔요. 그래서 안될 과학 채널을 통해 과학이 소통할 수 있는 장을 많이 만들려고 해요. 특히 비 인기 분야, 태어나서 처음 보는 과학자들을 포함해 과학자 발굴에 힘쓰죠. 능숙한 소통을 못할 수도 있지만, 그 경험 자체로 과학자들은 명예로움과 감동을 느끼고 변화해요. 사람들의 실시간 반응을 보면서 내 전공을 이야기하는 것이 이렇게 재미있는 일이구나를 체감하죠. 저희 채널을 통해 이런 경험을 하고 다른 채널이나 방송까지 확장해 가며 소통하시는 분들을 볼 때, 뿌듯하고 제가 꿈꾸는 방향으로 가는 것 같아서 기뻐요. 실제로 제가 한 논문을 소개했는데, 그 논문 저자분께 연락이 온 거예요. 제가 혹시 왜곡해서 설명한 부분이 있다면 양해를 부탁드린다, 너무 좋은 연구라 알리고 싶어 그랬다고 하니, 오히려 잘 알려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하시면서 더 필요한 것이 있다면 연락을 달라고 하시더라고요. 자신은 더 잘 설명할 자신이 없다고 하시면서요. 이런 소통을 도와주는 역할이 제가 하고 싶은 일입니다.”

과학 커뮤니케이터는 과학에 대한 태도를 바꾸는 사람

과학 커뮤니케이터로서 그는 더 큰 길을 바라보고 있다. 단지 과학에 대한 대중의 인식 제고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다. 대중이 과학에 흥미를 갖게 되어 과학에 대한 투자가 확대되고, 우리나라 과학계의 발전으로 확장되는 모습을 목도하고 싶다. 그리고 그것이 그가 꿈꾸는 ‘과학 문화’이다.

 

“과학자들이 명예로운 일을 하고 있다는 점. 그들이 충분한 기회와 지원이 있는 좋은 환경에서 연구할 수 있는 기반이 필요하다는 것을 잘 알려서 사람들이 내는 세금이 과학 분야에 쓰이는 것이 매우 가치 있고 필요한 일이라는 데 모든 대중이 동의하게 만들고 싶습니다. 과학 분야의 연구 개발은 복지나 경제 분야처럼 피부에 와 닿지는 않아요. 과학 분야에서 무엇을 만드는지 잘 모르기 때문에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기 마련이에요. 미국에선 제임스웹 우주 망원경 연구개발에만 12조 원의 세금이 투입됐어요. 우리나라에서 누리호 6번 발사와 관련해 들어간 총 비용이 약 2조 원인데, 비교하면 어마어마한 규모죠. 한 미국 할머니에게 제임스웹 우주 망원경은 돈이 너무 많이 들어갔다고 하니, 단호하게 말하더라고요. 내 세금은 그런 곳에 쓰이길 원한다. 그 망원경은 오직 미국만이 할 수 있는 자부심이다, 역사적인 아폴로 미션을 겪은 세대잖아요. 그러니 과학 기술의 발전에 감동을 느끼는 것이죠. 세금을 과학 기술에 쓰는 것을 원하는 국민이 있는 한 과학 강국일 수밖에 없죠.”

 

궤도 동문은 과학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세금이 과학에 쓰이는 것에 대한 긍정적인 공감대가 확산되면 과학자들이 할 수 있는 연구가 많아지고, 실패하더라도 새롭게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 우리나라 과학계의 기반이 더욱 단단해질 것이라 확신한다. 과학자에서 과학 커뮤니케이터로 역할은 바뀌었지만, 궁극적으로 그가 지향하는 인류의 진보는 이 토대 위에서 이뤄질 것이고, 이는 궤도 동문의 사명감의 원천이다.

 

“과학 커뮤니케이터는 ‘과학 기술에 대한 태도를 바꾸는 사람’이에요. 그래서 대중이 궁극적으로 과학을 긍정적으로 보고 좋아하게 되면 특정 과학자의 팬이 될 수도 있겠죠. 당장 눈에 보이는 성과가 나지 않더라도 충분한 세금이 쓰이고 투자되는 것에 동의할 것이고요. 특히 기초과학 분야는 100년 안에 성과가 나오는 것이 드물어요. 인식이 변하고, 더 많은 투자가 과학계에 투입되고, 더 좋은 환경에서 과학자들이 연구할 수 있게 되면 언젠가는 우리나라도 국민이 과학을 좋아하고 과학자를 적극 응원해주는 ‘과학 문화’가 조성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연세의 연구 역량에 대한 자부심

궤도 동문은 올해 우리 대학교 홍보대사로 위촉되었다. 평소 학교에 대한 깊은 애정을 꾸준히 표현해 왔던 그에게 이보다 더 자랑스러운 일은 없을 것이다. 홍보대사로서의 자부심과 임하는 각오 또한 남다르다.

 

“연세대학교가 얼마나 훌륭한 대학인지 다들 잘 알고 있잖아요. 우리가 교수님께 배울 수 있었던 학문적 깊이와 질은 물론, 인생의 바른 태도와 가치관까지 배웠습니다. 저 역시 이러한 부분들을 존경하고 많이 배웠죠. 이제는 홍보대사로 선정되었으니 제 행동과 말이 연세를 대표하는 상징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과분한 것이 아닌가. 좀 고민을 하기도 했지만 매우 명예로운 일이에요. 후배들과 대중에게 과학의 즐거움을 전하는 강력한 원동력 중의 하나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현재도 과학 커뮤니케이터로서 연세대학교 내에서 탁월한 연구를 수행하시는 과학자분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이러한 동문들의 업적을 널리 알리며 과학 분야에서 연세의 역량을 더욱 부각시키고 싶습니다.”

 

궤도 동문은 20여 년 전부터 줄곧 자신의 SNS 소개 문구에 ‘세상을 바꿀 남자’라고 써왔다. 그 스스로가 과학자들의 플랫폼이 되어 그들의 질문이 세상에 울림을 줄 수 있도록, 사명감을 가지고 대중과 소통하며 과학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바꾸고 있다. 삶의 일부로 과학을 즐기는 문화를 통해 더 나은 내일을 만들어가며, ‘정말로’ 과학 이야기를 통해 세상을 변화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