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 없는 기상 환경 속, 협력의 구심점

세계 기상 예측 협력 코디네이터, 세계기상기구 임은하 동문(천문기상학 86)
  • 2025.08.19

우리나라 기상 분야를 말할 때 단연 손꼽히는 곳이 우리 대학교 대기과학과다. 흔하지 않은 전공으로 개설된 학교도 몇 되지 않는다. 1917년 연희전문학교 시절, 기상학 과목이 처음 개설된 이래 우리 대학교는 한국 근대 기상학의 출발점으로서 우리나라 기상 연구가 체계적으로 뿌리내리고 성장하는 데 필요한 인재를 양성해 왔다. 기상 관측과 예보를 책임지는 기상청에는 많은 연세 동문들이 일하고 있다. 국내뿐만이 아니다. 기상 정보가 국내 자원을 넘어 전 지구적인 자원으로 공유되고 여러 대륙, 각 국가의 기상 관련 기관들의 협업이 확대되면서 동문들의 무대도 전 세계로 확장되고 있다. 임은하 동문은 국제기구인 세계기상기구(WMO, World Meteorological Organization) 사무국에서 근무하며 세계 기상계 협력의 한가운데에 있다.

 

대기 역학에 대한 흥미와 열정을 키운 대학 시절

임은하 동문은 어린 시절부터 새로운 분야에 대한 관심, 기상 변화에 대한 호기심이 있었지만 처음부터 기상학자를 꿈꾼 것은 아니었다. 그를 이끈 것은 연세에 대한 확신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과학책, 그것도 공상 과학책을 무척 좋아했어요. 책을 보면 미래에는 기상도 자동으로 조절되는 모습이 무척 흥미로웠죠. 의사가 되고 싶기도 해서 의대를 써볼까 하기도 했지만, 연세에 꼭 오고 싶었어요. 제게 연세는 자유로움의 상징과 같았죠. 세련된 학교 이미지에 끌려서 다른 학교를 선택하는 것이 내키지 않았어요.”

 

자유로운 캠퍼스 생활을 꿈꿨지만 80년대 캠퍼스는 누구나 짐작할 수 있듯, 시대의 위태로움과 불안정한 분위기가 많았다. 그럼에도 캠퍼스 생활에서 배움은 늘 즐거웠다. 때로는 시위에 참가하기도 하면서 배움과 사회적 문제에 대한 고민이 공존했다.

 

“참 어려운 시대라서 마냥 행복하지만은 않았지만, 그래도 공부에 대한 재미로 아쉬움을 채워갔던 것 같아요. 대기역학(Atmospheric Dynamics)이라는 과목이 있었는데 대기 중 공기 흐름, 파동, 불안정성 등 대기 속 운동과 관련한 현상을 연구하는 대기 과학의 한 분야예요. 현재 조건이 주어지면 하루이틀 후에 바람은 어떻게, 기온은 또 어떻게 될지 예측하는 수치예보 방정식에 대해서 배우는 수업이었죠. 당시 김정우 교수님께서 그 방정식에 숨어 있는 내용들을 글로 풀어내시는데, 너무 재미있는 거예요. 방정식을 스토리로 풀어낼 수 있다는 점이 너무 흥미로웠고 빠져들게 됐죠.”

 

그가 흥미를 가졌던 편미분 방정식은 수치예보 모델에 적용된다. 수치예보 모델은 날씨를 지배하는 방정식들의 모음을 컴퓨터 코딩으로 만들어 슈퍼컴퓨터에서 이를 계산할 수 있도록 하는 모델. 그 모델의 예측 결과가 내일의 날씨로 나오는 것이다. 이런 수치예보 모델에 대해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게 되면서 자연스레 프로그래밍 언어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당시에는 계산량이 방대할 때 사용하는 고급 프로그래밍 언어를 배워야 했다. 학과 수업을 보충하기 위해 전산 학원까지 찾았던 임 동문. 그러나 수업은 다 마감이었다. 이런 경우 평범한 이들은 어쩔 수 없이 다음 기회를 기다리겠지만 하고 싶은 일은 적극적으로 해내고야 마는, 임은하 동문은 배움에 있어서는 더더욱 용감했다.

 

“수업이 전부 마감이 돼서 수강 신청을 받지 않는다는 거예요. 그럼 공짜로 들어도 되느냐고 물었죠. 접수하는 분이 너무 황당해 하시더라고요. 강사님께 가서 사정을 설명했더니 청강을 허락하더라고요. 내가 강사라도 ‘노(No)’ 하진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배우겠다고 오는 거니까요. (웃음)”

 

진짜 기상 예측 현장을 경험하며 전문성을 쌓다

대학 시절 배움의 재미에 푹 빠진 임은하 동문은 대학원에 진학했다. 역시 그가 줄곧 흥미를 가졌던 기상 예측과 관련한 공부를 깊게 했다. 특히 오랜 세월 연구와 성과가 이어진 분야보다는 개척 단계에 있던 2, 3시간 단위의 초단기 예측 분야에 관심이 많았다. 초단기 예측 연구는 사람들이 잘 하지 않는 분야였기에 도전할 가치가 충분했다. 이와 함께 기본 관측 자료 외에도 라이더나 레이더와 같이 시공간 해상도가 높은 자료를 수치 모델 방정식 모델에 입력하고, 이를 보정해  예측 정확도를 높이는 자료 동화에 대한 연구가 임 동문의 핵심 연구 분야였다.

 

“쓰레기가 들어가면 쓰레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고 하잖아요. 최근 관측 자료의 품질을 높여서 수치 모델이 잘 소화할 수 있게 자료를 동화(Data Assimilation)시키는 일이 꼭 필요하죠. 수치 모델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모델이 자료를 잘 받아들여서 소화시키지 못한다면 오차가 커지게 마련이죠. 때문에 자료 동화의 과정은 수치 예보 모델에서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박사를 마친 후 1993년, 임은하 동문은 기상청에 입사했다. 기상 예측 연구에 대한 그의 열정은 따를 사람이 없었으니 기상청으로의 입사는 그에게 딱 맞는 자리였다. 입사 후 연구 조직에서의 일도 즐거웠다. 처음 그가 맡은 업무는 기상 계측. 즉 관측 업무였다. 수치 모델 연구를 하며 관측 자료를 사용하긴 했지만, 실제 그 관측이 어떻게 이뤄지는지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기 때문에 매일 새로운 지식을 깨닫고 배울 수 있었다.

 

“내가 현재 사용하고 있는 물건이 공장에서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본 거 같은 기분이랄까요. 그때 연구했던 주제가 흥미로웠는데요. 관측을 하려면 관측 장소에 대한 조건이 있어요. 예를 들어 사방 100m 안에 높은 건물이 없어야 하고 바닥은 잔디가 깔려 있어야 하고, 온도 계측기의 높이는 1m, 바람 계측기의 높이는 10m 등 세밀한 조건들이 많거든요. 그런데 점점 빌딩들이 높아지면서 어떤 지역을 대표하는 바람이 아니라 빌딩 사이의 바람처럼 돼버리는 거예요. 그래서 또 이게 연구 대상이 되고, 연구를 위해 한강변에 3층짜리 구조물도 만들고. 진짜 현장을 경험했던 일들이 재미있었어요. 이제 경험하기 힘든 일이죠. 기억에 남는 일들이 많았어요.”

 

임은하 동문은 관측 업무를 몇 년 경험한 후 본청으로 옮겨 수치예보 모델을 이식하고 개발하는 업무를 담당했다. 편미분 방정식을 풀 때 초기 조건(Initial Condition)이 있어야 시간이 지나 값이 얼마가 될지 예측을 하는데, 그 초기 조건을 생성할 때 관측 자료를 이용한다. 예측을 잘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관측 자료를 잘 넣어주는 것이 관건. 임 동문은 국지적(local) 수치 모델에 레이더 자료를 어떻게 하면 잘 넣어줄 수 있을지 연구했다.

 

전 세계 기상 협력의 중심에서

임은하 동문은 미국 국립대기과학연구소(NCAR, The US National Center for Atmospheric Research)에서 라이더 자료 동화를 통해 공항 근처 돌풍을 예측하는 미국 국방부 프로젝트에 참가하기도 했다. 미국에서 글로벌 무대를 경험하고 시야를 넓힌 그는 다시 기상청에 복귀했다 현재의 세계기상기구(WMO)로 이직했다. 기상청에서 3년마다 한 번씩 직원 한 명을 WMO사무국으로 보내는 프로그램이 있었지만 원하던 직무가 아니라 고민하던 차에 커리어를 쌓아온 전문 분야와 맞는 사무국 모집 공고가 나자 이에 지원해 WMO의 직원이 됐다.

 

스위스 제네바에 위치한 WMO는 유엔 산하의 전문 기구로, 기상 관측을 위한 세계 협력을 목적으로 설립됐으며 기상학, 기후학, 수문학 등의 분야에서 국제 협력을 증진하고 기상 관측, 예보, 연구 및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활동을 수행한다. WMO는 기상청을 운영하고 있는 국가, 혹은 영토들의 집합이라 볼 수 있다. 회원국들이 기상, 기후, 수문, 환경 예측을 더 잘할 수 있도록 회원국들의 기상 관련 활동을 조정하고 표준화된 기상 관측 및 데이터 교환 시스템을 논의해 기준을 만들고 적용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권고하는 플랫폼이다. 실제로 전 세계의 관측, 예측 자료 등이 공유되는 세계기상정보 플랫폼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 플랫폼에서 모든 회원국들이 전 세계의 자료를 보고 예측 등에 활용할 수 있다. 임은하 동문은 사무국에서 근무하며 ‘예측’과 관련한 코디네이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실제로 제가 예측 자료를 생산하지는 않아요. 날씨를 예측하려면 관측 자료를 이용해서 만들어진 초기 자료가 필요하고, 결국 전 세계 관측 자료가 필요하잖아요. 그래서 기상 기술이 제일 발달한 선진국이 아무리 좋은 기술과 좋은 수치예보 모델을 가지고 있어도 전 세계 관측 자료가 없으면 초기 자료가 없으니 결과가 좋을 수가 없어요. 때문에 오래 전부터 WMO는 이런 협업이 중요하다는 것을 서로 잘 알고 있었고, 어느 기구보다 협업이 잘 돼 왔어요. 사실 WMO의 대부분의 일은 각 나라의 기상청이나 연구소, 대학교에 있는 전문가들이 한다고 보면 돼요. WMO의 각 조직의 실제 구성원들이라고 할 수 있죠. 저희 파트는 예측과 관련한 일을 하기 때문에 분야별로 전문가가 구성돼 있습니다. 예측과 관련한 어떤 방법론, 절차, 검증 등의 가이드라인을 구축하기 위해 전문가 팀이 필요하면 사무국에서 전문가를 찾고 참여할 것을 제안하고 해당 국가 책임자에게 허가를 받죠. 그후 사무국과 전문가 팀이 함께 가이드라인의 구성이나 담당자를 논의하고 미팅을 주관하기도 합니다. 매 단계 진행 상황을 체크하고 조율하죠. 한마디로 코디네이터의 역할을 합니다.”

 

 

국제 기구에서 느끼는 사명감

전문가들과 협업하는 만큼, 행정 업무라 하더라도 전문 분야에 대한 원활한 커뮤니케이션과 관련 지식을 필수적이다. 따라서 해당 포지션에 적합한 인재를 찾는 일도 쉽지 않다. 수많은 전문가들과 함께 협업하면서 임은하 동문이 가장 인상 깊게 느낀 것은 바로 전문가 그룹의 역할과 사명감이다. 사실 WMO가 운영될 수 있는 실질적인 동력은 각 분야 전문가 그룹이라고.

 

“WMO는 사무국으로 운영되는 것이 아니에요. 각 전문가들이 돈도 받지 않고 자발적으로 지원해서 참여하는 것이에요. 심지어 업무 시간 외의 개인 시간을 할애해 활동하는 것이거든요. 그분들의 자원봉사로 만들어진 일들이 개발도상국이나 저소득 국가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로 연결되기도 하고요. 이런 부분이 WMO에 와서 가장 인상깊었던 점이에요. 워낙 기상 분야는 옛날부터 전 세계적으로 협업이 잘 되긴 했지만, 전문가분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사명감이 남다르죠.”

 

공익적인 성격의 국제기구인 만큼 임 동문 역시 자신의 일에 큰 사명감을 느끼고 국제기구의 영향력과 역할 등에 대해서 다시 한번 깨닫게 되는 순간들이 있다.

 

“요즘 WMO에서 가장 핵심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일은 오픈 데이터 정책(Open Data Policy)이에요. 이전까지는 회원국들과 파트너 기관만이 자료를 공유했어요. 그런데 이제는 이 자료를 누구나 다 볼 수 있도록 오픈했어요. 사실 총회에 올라갔을 때 선진국들은 다 흔쾌히 오픈하는데 일부 저소득 국가들은 그 자료들을 팔아서 수입을 올리는 나라들이 있기 때문에 의견이 분분했죠. 그래서 오랫동안 계속 논의해왔고요. 자료를 오픈하기 위해서 어떤 지원이 더 필요할지에 대한 논의도 병행되고 있습니다.”

 

사실 기상 분야는 오랜 연구 경험뿐 아니라 슈퍼컴퓨터, 선진 분석 모델 등 첨단 인프라와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선진국들이 단연 앞서가고 있다. 그러나 전 지구적인 기상 예측을 위해서는 세계 곳곳의 선진국과 저개발 국가의 관측 데이터 모두가 필요한 만큼 이런 인프라와 기술의 간극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 이것이야 말로 WMO의 핵심 역할이기도 하다.

 

“2018년 아프리카 말라위로 출장을 갔었어요. 당시 큰 태풍이 닥쳤는데 피해가 컸거든요. 그때 예보가 적절히 되지 않았던 이유가 무엇인지 분석해서 어떻게 지원할 수 있는지, 실사를 나간 것인데요. 그곳 기상청에 갔더니 컴퓨터가 없어 집에서 들고 오기도 하고 일기도도 손으로 그리고 있었어요. 그런 모습을 보면서 어떤 것을 지원해야 할까를 생각해 보니, 결국 국제기구로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선진 국가들과 연계시켜 주는 것이 아닐까 싶었어요.”

 

국제기구의 좁은 문, 두드리면 열릴 것

이제 임 동문이 WMO에서 일한 지 8년, 많은 이들이 선망하지만 정작 바늘구멍처럼 좁은 국제기구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는 어떻게 찾아야 하는지 물었다.

 

“사실 우리나라 청년들이면 전 세계 어디에서도 가장 일을 잘할 수 있을 거예요. 그런데 국제기구는 기회의 문이 참 좁죠. 제가 지켜보면서 알게 된 팁을 드리자면, 다른 국제기구에서의 경험이 가장 좋은 발판이 될 수 있어요. 그리고 그런 기회가 점점 많아지고 있고요. 한국 기상청에서도 인턴 프로그램을 통해 WMO에 오기도 하고요. 또, 외교부에서 시행하는 프로그램인 JPO(국제기구초급전문가, Junior Professional Officer)로 오기도 해요. 그렇게 국내에서도 국제기구를 탐색하고 문을 두드려 볼 수 있는 기회들이 있으니 활용하면 좋을 것 같아요. 일단, 국제기구에 들어오면 다른 국제기구로의 이동도 수월하거든요. 일종의 인재풀에 들어간다고 할 수 있죠.”

 

국제기구에서의 커리어를 꿈꾸고 기회를 찾았다 하더라도, 국제기구에서 일할 수 있는 역량이 없다면 그 기회를 잡고 이어가기란 쉽지 않은 일. 임은하 동문은 국제기구에서 일하기 위해서는 자신을 성장시키는 노력, 그리고 다름에 대한 존중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한국에는 소위 ‘명문 대학’이 있고, 또 그 자체로 많은 메리트가 있잖아요. 그런데 현재 국제기구에 오는 JPO들을 보면 명문대와는 큰 상관은 없는 것 같아요. 국제기구에서는 학벌보다 인터뷰와 이력서에 내놓을 스스로의 역량이 가장 중요해요. 여기에 국제기구는 다양한 문화권의 나라들에서 온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다름에 대한 수용성이 꼭 필요해요. 나와 다른 문화를 평가하지 않는 것. 그냥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전할 미래의 꿈

임은하 동문은 늘 새로운 배움을 탐구한다. 또 그 안에서 자신의 전문성을 쌓아오며 하고 싶었던 커리어를 단단하게 쌓아왔다. 이는 어떤 상황에서도 좋아하는 일을 좇고 그 시간들을 고스란히 자신의 자산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임 동문은 누구보다도 긍정적으로 현재를 써내려간다.

 

“지금도 그렇고 제가 공무원일 때도 일이 너무 재밌고 좋았어요. 공무원은 월급은 적지만 내가 마음에 들지 않은데 무엇인가를 팔아야 할 필요가 없잖아요. 오히려 매일 배우면서 돈을 받잖아요. 이런 좋은 일이 또 있을까요. (웃음)”

 

앞으로 7년 후, 임은하 동문은 WMO에서 은퇴한다. 은퇴를 가늠하면서도 그는 웃음을 잃지 않는다. 오히려 기대감으로 설레보인다. 은퇴 후에도 하고 싶은 일들이 많은 임 동문. 특히 교육과 관련한 일을 하면서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전하며 값진 시간을 보내고 싶다.

 

“은퇴를 하면 제주도에서 살 것 같아요. 예전 국립기상과학연구원 제주도에서 일할 때 너무 좋았거든요. 당시 고등학교를 돌아다니면서 진로 탐색과 관련해 기상청 업무 소개를 한 적이 있어요. 사실 기상청에서 하는 일은 일반인은 잘 모르니까 막연하게만 생각하잖아요. 학생들에게 이런 진로도 있다 소개했죠. 이제는 기상청뿐 아니라 국제기구에 대한 진로 탐색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아요. 또 제주도에서 국제 회의가 많이 열리잖아요. 그러면 명망있는 분들도 많이 오시니, 그분들의 특강을 고등학교와 연결해서 할 수 있도록 해보고 싶어요. 제주도까지 오셨는데 자원이 너무 아깝잖아요. 또 제주도에 있을 때 해녀학교를 다녔는데, 외국 친구들에게 제주 문화를 소개해 주고 해녀 문화와 연계하는 일도 하고 싶어요. 재미있는 일들이 많을 것 같아 무척 기대됩니다.”

 

하고 싶은 일들을 빼곡하게 말하며 웃음짓는 임은하 동문. 아직은 먼 일이라도 은퇴에 대한 아쉬움보다는 미래에 대한 기대감이 더 크다. 그가 하고 싶은 일들은 모두 자신의 전문 영역을 발판으로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일들이다. 그에게 늘, 새로운 배움이 가장 설레는 일이었듯이 누군가에게도 그 가치를 전하고 싶다. 임 동문이 꿈꾸는 일들이 상상이 아닌 현실에서 펼쳐지길, 그래서 그의 내일 날씨가 맑고 상쾌하기를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