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세포에 급격히 쌓이는 ‘압력’, 전이 성향 높인다

암세포의 스트레스 변화가 전이를 촉진하는 원리 규명
  • 2026.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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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부터) 천진우 화학과 교수, 전영욱 미국 USCF 교수, 안민지 나노의학연구단 박사후연구원]

 

암이 다른 장기로 퍼지는 전이는 암 치료를 어렵게 하는 주요 원인이다. 종양이 자라면서 내부에 쌓이는 물리적 스트레스가 전이에 관여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살아있는 종양 내부에서 이러한 스트레스를 직접 측정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우리 대학교 화학과 천진우 교수(고등과학원장·기초과학연구원 나노의학 연구단장)와 전영욱 교수(미국 USCF) 연구팀은 세계 최초로 자기공명영상(MRI)으로 종양 내부의 압력 스트레스를 측정하여, 종양 내부에서 암 전이 가능성을 가진 세포의 위치를 미리 알아낼 수 있는 ‘엠큐브(M3, mechanoMR microparticle) 센서’를 개발했다. 이는 단순히 전이 가능성의 유무를 넘어서, 종양의 어느 부위에서 전이 암세포가 발생할 것인가를 밀리미터보다 작은 해상도로 정확하게 미리 예측할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이다.

 

기존의 종양 기계적 특성 연구는 주로 형광 기반 센서나 현미경 분석에 의존해 왔기 때문에, 빛이 잘 투과하지 않는 깊은 조직이나 살아 있는 동물의 종양 내부를 장기간 관찰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MRI로 개별 센서의 위치를 반복적으로 추적함으로써 동일한 종양 내부의 국소적인 기계적 스트레스를 장기간 추적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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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압력이 가해지는 속도가 암세포의 전이성에 미치는 영향을 나타낸 모식도]

 

연구팀이 개발한 엠큐브 센서는 생체적합성이 높은 알지네이트 하이드로젤 내부에 자성 나노입자를 결합한 구조체다. 외부 압력을 받은 하이드로젤이 수축하면, 내부 자성 나노입자 주변의 물 분자 환경이 달라지면서 MRI 신호가 변화한다. 연구팀은 이러한 원리를 이용해 종양 내부에 축적된 압력 스트레스를 암-생물학적으로 중요한 1~15킬로 파스칼(kPa)의 압력 범위에서 높은 민감도로 측정했다.

 

연구팀은 종양의 특성을 모사한 3차원 세포 배양체인 종양 오가노이드와 동물 모델에서 압력 변화에 따른 암세포의 반응을 추적했다. 그 결과, 암에 축적된 스트레스 변화 속도가 암세포의 성질 변화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발견했다.

 

스트레스가 서서히 증가된 암세포의 경우에는 형질 변화가 없었으나, 암 성장 과정에서 급격한 스트레스 증가에 노출된 암세포에서는 산화스트레스가 발생하고, 물리적 자극에 반응하는 YAP/TAZ 유전자의 발현이 증가했다. 이와 함께 세포 간 연결이 느슨해지고 이동성과 침습성이 높아지는 상피-간엽 형질전환(EMT) 또한 촉진됐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종양 내부에 압력이 급격히 쌓이면 암세포가 전이에 유리한 성질을 갖게 될 수 있음을 규명하고, 암 전이의 새로운 기전을 제시했다.

 

연구를 이끈 천진우 교수는 “이번 연구는 살아있는 종양의 ‘보이지 않는 힘’을 MRI로 추적하고, 이러한 암세포에 작용하는 압력 스트레스의 변화가 전이 성향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음을 밝혀낸 연구”라며 “향후 엠큐브 센서는 암 전이뿐 아니라 조직 재생, 염증, 섬유화 등 다양한 생명현상에서 물리적 힘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밝히는 데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Nature Nanotechnology)’에 9월 28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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