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명국 교수팀, AI 기반 암흑물질 연구센터 선정
- 2026.10.14
[사진. (윗줄 왼쪽부터) 천문우주학과 지명국(연구책임자)·김태선 교수, 물리학과 이상훈·유휘동 교수,
(아랫줄 왼쪽부터) 우리 대학교 물리학과 박성찬 교수, 세종대학교 물리천문학과 오세헌 교수, 경희대학교 컴퓨터공학부 유병현 교수]
천문우주학과 지명국 교수 연구팀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주관하는 ‘2026년도 AI 기반 대학 과학기술 혁신사업(연구센터)’에 최종 선정됐다.
이번 선정에 따라 지명국 교수팀은 ‘AI 기반 천체물리-입자물리 융합 암흑물질 연구센터(AICAP)’를 구축하고, 6년간 총 120억 원(연간 20억 원)의 연구비를 지원받아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암흑물질 규명 연구를 수행한다. 우리 대학교가 연구를 주관하고 세종대학교와 경희대학교가 공동으로 참여하며, 연구는 2032년까지 진행된다.
암흑물질은 우주에 존재하는 전체 물질의 약 85%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1930년대 처음 존재 가능성이 제기된 이후 90여 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그 정체가 밝혀지지 않은 우주과학의 대표적인 난제다. 빛을 내거나 흡수하지 않아 직접 관측할 수 없지만, 은하의 회전 속도나 빛이 중력에 의해 휘어지는 현상 등을 통해 그 존재를 추정할 수 있다. 현재 입자물리학의 표준모형으로 설명할 수 있는 물질은 우주 전체 물질의 약 15%에 불과하다.
지난 40여 년간 세계 각국의 연구진은 암흑물질을 직접 검출하기 위한 실험을 이어왔다. 그동안 검출기의 감도는 약 100억 배 향상됐지만, 아직 암흑물질을 직접 검출했다는 학계의 공인된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러한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천체 관측과 입자 실험 데이터를 인공지능으로 통합 분석하는 새로운 연구 방식을 제안했다. 천체물리학과 입자물리학은 모두 암흑물질을 연구하지만, 다루는 대상의 규모와 데이터 형태가 크게 달라 두 분야를 실질적으로 연결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천체물리학이 은하와 우주 구조에 대한 관측 자료를 분석한다면, 입자물리학은 검출기에 기록된 입자 충돌과 상호작용을 연구한다.
연구팀은 두 분야의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시뮬레이션 기반 추론(Simulation-Based Inference, SBI)’을 핵심 연구 방법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는 실제 물리 현상을 컴퓨터로 모사한 시뮬레이션 결과를 AI에 학습시켜, 직접 관측하거나 측정하기 어려운 물리적 특성을 추정하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서로 다른 천체 관측과 입자 실험 데이터를 하나의 AI 추론 체계로 연결하고, 암흑물질의 특성을 종합적으로 분석할 예정이다.
이번 연구에는 우리 대학교와 세종대, 경희대 소속 교수 7명이 참여한다. 연구진은 천체 관측, 우주론 시뮬레이션, 입자 실험, 이론 연구, AI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성을 결합해 학문 간 경계를 넘나드는 공동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다.
연구책임자인 지명국 교수는 “암흑물질 연구는 어느 한 분야만으로는 불가능하다”며 “관측하는 사람, 시뮬레이션하는 사람, 실험하는 사람, 이론을 세우는 사람, 그리고 AI를 만드는 사람이 한 팀에 모여 있다는 것이 이 센터의 가장 큰 자산”이라고 말했다.
연구센터는 연구 성과의 공유와 융합형 연구 인재 양성에도 힘쓸 계획이다. 연구 과정에서 구축한 대규모 학습 데이터와 AI 모델을 오픈소스로 공개해 국내외 연구자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또한 매년 학부생 대상 여름학교를 운영해 6년간 총 240명에게 실제 천체 관측 및 입자 실험 데이터를 분석할 기회를 제공한다. 천체물리학·입자물리학·AI 분야를 아우르는 융합형 박사 15명 이상을 양성하고, 대학원생에게 전공 외 분야의 부지도교수를 두도록 권장해 학제 간 공동연구 경험도 확대할 예정이다.
이번 연구는 암흑물질의 정체를 밝히는 데 도전하는 동시에, 서로 다른 과학 분야의 데이터를 통합적으로 분석하는 AI 기술을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연구 과정에서 개발되는 AI 기반 추론 방법론은 신소재 설계, 기후 예측, 의료 영상 분석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될 가능성이 있다.
지명국 교수는 “암흑물질을 찾는 과정에서 개발하는 AI 방법론은 신소재 설계, 기후 예측, 의료 영상 분석 등 시뮬레이션을 활용하는 모든 분야에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며 “답을 찾기 전에도 이 연구가 남기는 것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