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석 교수, 세계 최대 흰쥐의 장내 바이러스 유전체 지도 구축
- 2026.08.03
[사진. (왼쪽부터) 생명공학과 이인석 교수, 김한준 박사과정생]
생명시스템대학 이인석 교수 연구팀이 장내 바이러스 정보만으로도 생쥐의 노화를 높은 정확도로 예측할 수 있음을 확인하고, 이를 가능하게 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실험쥐 장내 바이러스 유전체 카탈로그를 구축했다. 이번 연구는 장내 바이러스가 사람의 건강과 질환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하고, 향후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진단과 치료 기술을 개발하는 핵심 연구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몸속에는 약 100조 개 이상의 미생물이 살고 있으며, 이를 마이크로바이옴이라고 한다. 지금까지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는 장내 세균을 중심으로 이뤄져 왔지만, 최근에는 장내에 세균 수에 맞먹는 바이러스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장내 바이러스에 대한 관심도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사람 세포를 감염시키는 바이러스가 아니라 세균을 숙주로 하는 박테리오파지(Bacteriophage)로, 장내 세균을 감염시키며 세균의 증식과 기능, 유전자 교환을 조절한다. 따라서 장내 바이러스는 장내 미생물 생태계를 형성하는 핵심 구성원이자 면역질환, 대사질환, 노화 등 다양한 질환과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중요성에 따라 미국 국립보건원(NIH)도 최근 'Human Virome Program'을 출범시키며 인체 바이러스 군집 연구를 국가 차원에서 본격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장내 바이러스 연구는 세균 연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게 뒤처져 있으며, 어떤 바이러스가 존재하는지조차 충분히 밝혀지지 않아 관련 연구 발전의 가장 큰 걸림돌로 지적돼 왔다.
이에 연구팀은 국내외에서 확보한 2,638개의 장내 메타게놈 데이터를 분석해 109,778개의 장내 바이러스 유전체와 28,824종의 바이러스를 포함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실험쥐 장내 바이러스 유전체 카탈로그(Mouse Reference Gut Virome, MRGV)를 구축했다. 이는 기존 데이터베이스보다 알려진 바이러스 종 다양성을 약 68% 확대한 것으로, 기존 분석으로는 복원되지 못했던 수십만 개의 바이러스 유전체를 새롭게 복원해 유전체 완성도도 크게 향상시켰다.
[그림. 연구의 중요성 및 주요 결과 요약도]
연구팀은 구축한 카탈로그를 활용해 장내 바이러스와 장내 세균 간의 관계를 규명하고, 사람과 생쥐 장내 바이러스의 차이를 체계적으로 분석했다. 또한 장내 바이러스 정보만으로도 생쥐의 나이를 높은 정확도로 예측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특히 장내 바이러스 기반 예측 모델은 기존 장내 세균 기반 모델보다 우수한 성능을 보였으며, 노화 예측에 가장 크게 기여한 바이러스 대부분은 기존 기술로는 발견되지 않았던 새로운 바이러스였다.
이는 이번 연구에서 새롭게 복원한 바이러스 유전체들이 노화와 관련된 중요한 생물학적 정보를 담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로, 장내 바이러스가 단순히 세균을 감염시키는 존재를 넘어 숙주의 생리 상태를 반영하는 새로운 바이오마커가 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번 연구는 노화뿐 아니라 염증성 장질환, 비만, 당뇨병, 암 등 다양한 질환에서 장내 바이러스를 활용한 진단과 치료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우선 장내에 존재하는 바이러스에 대한 정확한 참조 유전체 정보가 필수적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연구팀이 구축한 장내 바이러스 카탈로그는 앞으로 장내 바이러스의 기능과 질환 연관성을 규명하는 표준 참조 데이터베이스로 활용돼, 바이러스 기반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를 크게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
이인석 교수는 "연구팀은 현재 세계 최대 규모의 인체 장 및 구강 바이러스 유전체 카탈로그 구축도 완료하고 발표를 준비하고 있다"며 "인간 장내 바이러스 지도가 공개되면 장내 바이러스를 활용한 질환 진단과 치료 연구가 크게 활성화되고, 마이크로바이옴 연구 역시 세균 중심에서 바이러스까지 아우르는 새로운 단계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생명공학과 김한준 박사과정생이 단독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변상균 교수와 미국 하버드의대 마틴 헴버그(Martin Hemberg) 교수가 공동저자로 참여했다.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과 구강마이크로바이옴연구센터(K-OMRC), 우리 대학교 바이오센테니얼융합연구원(BCCI)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7월 21일 온라인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