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은지 교수팀, 고체 재료 계산의 새로운 오차 원인 규명
- 2026.07.14
[사진. (왼쪽부터) 화학과 심은지 교수, 김영삼 박사과정생]
화학과 심은지 교수 연구팀이 고체 재료의 물성을 예측하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에서 오랫동안 설명되지 않았던 계산 오차의 원인을 규명하고, 이를 개선할 수 있는 새로운 계산 접근법을 제시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물리학 분야 최고 권위 학술지인 'Physical Review Letters'에 게재됐다.
밀도범함수이론(Density Functional Theory, DFT)은 반도체, 배터리, 촉매 등 다양한 재료의 구조와 물성을 예측하는 데 가장 널리 사용되는 계산 방법이다. 일반적으로 원자와 분자 사이의 약한 인력을 반영하는 분산력(Dispersion) 보정을 추가하면 계산 정확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지만, 일부 고체에서는 오히려 결합 에너지 예측이 더 나빠지는 현상이 지속적으로 보고돼 왔다.
연구팀은 이러한 현상이 계산식 자체의 한계뿐 아니라 계산의 기반이 되는 전자 밀도(Electron Density)의 오차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음을 밝혔다. 또한 기존에 분자계에서 발전해 온 밀도 보정 밀도범함수이론(Density-Corrected DFT, DC-DFT)을 고체 재료 계산에 적용해, 전자 밀도를 보정하면 이러한 계산 오차를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음을 입증했다.
[그림. 얼음(Ice), 실리콘(Si), 흑연(Graphite)의 전자 밀도 민감도 비교]
연구팀은 실리콘과 같은 공유결합 고체를 비롯해 얼음 결정, 염화나트륨(NaCl) 표면에서의 일산화탄소(CO) 흡착, 흑연의 층간 결합 등 서로 다른 결합 특성을 갖는 다양한 고체계를 대상으로 계산을 수행했다. 그 결과 전자 밀도 오차의 영향은 재료의 결합 특성에 따라 크게 달라졌으며, 실리콘과 얼음에서는 전자 밀도 보정을 통해 계산 정확도가 크게 향상된 반면, 흑연의 층간 결합에서는 전자 밀도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작음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전자 밀도가 계산 결과에 미치는 영향을 정량적으로 분석하고, 어떤 고체계에서 전자 밀도 보정이 필요한지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그동안 분산력 보정이 오히려 계산 오차를 증가시키는 이유를 설명하지 못했던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고체 재료 계산의 신뢰성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심은지 교수는 "계산된 에너지가 정확해 보여도 그 기반이 되는 전자 밀도에 오차가 있으면, 분산력 보정을 추가했을 때 결과가 오히려 더 나빠질 수 있다"며 "앞으로는 계산된 에너지뿐 아니라 전자 밀도의 신뢰성까지 함께 고려하는 것이 정확한 고체 재료 계산을 위한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심은지 교수가 교신저자를 맡고 김영삼 박사과정생이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미국 UC Irvine의 Kieron Burke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수행됐다.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삼성전자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