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D ‘인기 구간’ 표시했더니 라이브 시청 시간 30% 늘었다

조대곤 교수팀,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 자연 실험 분석… 시청은 증가했지만 후원금은 변화없어
  • 2026.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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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조대곤 경영대학 교수]

 

영상 진행바 위에 시청자 반응이 몰린 구간을 그래프로 보여 주면, 이용자의 영상 소비가 실제로 늘어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VOD에서 제공된 '인기 구간' 정보는 VOD 조회뿐 아니라 라이브 방송 유입과 시청 시간 증가로도 이어졌다. 다만 시청 시간이 늘었다고 해서 스트리머가 받는 가상 선물 후원금까지 함께 증가한 것은 아니었다.

 

조대곤 경영대학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한 국제 공동연구팀은 국내 한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이 iOS 앱에만 먼저 도입한 기능을 자연 실험으로 활용해 이 같은 결과를 도출했다. 이번 연구는 경영정보 분야 대표 국제학술지 MIS Quarterly 2024년 6월호에 게재됐다.


영상 시청 중에 제공되는 새로운 정보

연구팀은 영상 플랫폼에서 이용자에게 제공되는 정보를 두 가지 유형으로 구분했다. 첫 번째 유형은 별점, 리뷰, 베스트셀러 순위처럼 영상의 전반적 품질을 시청 전에 알려주는 정보이고, 두 번째 유형은 시청자가 영상을 보는 도중 ‘어느 구간이 흥미로운지’를 알려주는 정보이다. 연구진은 후자를 ‘In-Consumption Information Cues(ICIC, 영상 시청 중 정보 단서)’라고 명명했다. 


대표적인 사례는 유튜브가 2022년 도입한 'Most Replayed(가장 많이 다시 본 구간)'와 Facebook Live의 'Engagement Graph'다. 이런 기능은 영상 플랫폼들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지만, 정작 그 효과를 정량적으로 검증한 연구는 그동안 거의 없었다.


연구팀은 ICIC가 영상 자체의 품질을 바꾸지는 않지만, 시청자가 흥미로운 구간을 빠르게 찾도록 도와 시청 경험을 높인다는 점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사전 평가가 낮은 콘텐츠일수록 ICIC가 시청자의 탐색을 유도하고, 이렇게 발견된 콘텐츠가 라이브 방송 시청으로 이어지는 ‘채널 간 파급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경제 모형도 함께 제시했다.


iOS에만 도입된 기능을 활용한 자연 실험

분석에 활용된 플랫폼은 2017년 4월 VOD 진행바 위에 시청자 반응이 몰린 구간을 표시하는 기능을 iOS 앱에 먼저 적용했지만, 같은 시기 Android 앱에는 해당 기능을 적용하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 차이를 바탕으로 두 집단을 처치군과 통제군으로 비교할 수 있는 자연 실험 조건을 확보했다.


분석 대상은 2017년 2월부터 7월까지 시청자 28만 7,536명의 주별 시청 기록 약 748만 건이다. 연구팀은 두 집단의 차이를 최대한 통제한 뒤, 기능 도입 전후의 이용자 행동 변화를 비교했다.


VOD, 라이브 시청 모두 증가, 후원금은 변화 없어

분석 결과, 인기 구간 시각화 기능이 도입된 이후 시청자의 VOD 조회 수는 평균 6.7%, 라이브 방송 조회 수는 29.9%, 라이브 시청 시간은 30.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청자들이 VOD에서 흥미로운 구간을 빠르게 확인한 뒤 그 스트리머의 라이브 방송으로 유입돼 더 오래 머무는 행동 패턴이 통계적으로 확인됐다.


효과는 콘텐츠 종류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다. 게임처럼 진행 흐름이 비교적 예측 가능한 콘텐츠보다, 토크·잡담처럼 진행 방식이 다양하고 결과를 짐작하기 어려운 콘텐츠에서 시청 증가 폭이 더 컸다. 이는 시청자가 사전에 흥미로운 구간을 예측하기 어려운 콘텐츠일수록 ICIC의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난다는 의미다.


한편 시청자가 스트리머에게 보내는 가상 선물(Virtual Gift) 금액에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증가가 관찰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새로 발견한 스트리머와 시청자 사이에 후원으로 이어질 만한 친밀한 관계가 단기간에 형성되기 어렵고, VOD에서 후원 요청 구간을 건너뛴 시청자가 라이브 방송에서 갑작스러운 후원 요청을 접하면 거부감을 느낄 수 있다고 해석했다.


스트리머는 방송 횟수만 늘렸다

공급자인 스트리머의 반응도 함께 분석했다. iOS 시청자 비중이 높은 스트리머일수록 기능 도입 이후 라이브 방송 횟수와 VOD 업로드 수를 늘리는 경향이 나타났다. 인기 구간을 방송 앞쪽으로 몰거나 클라이맥스를 특정 시점에 배치하는 등 방송 구성 자체를 바꾼 흔적은 관찰되지 않았다. 즉, 시청자 반응 데이터를 활용해 방송 흐름을 재설계하기보다는 콘텐츠 공급량을 늘리는 방식으로 반응한 것이다.


조대곤 교수는 "이번 연구는 영상 자체의 품질이나 사전 평가를 바꾸지 않고도, 영상 시청 중에 제공되는 정보만으로 시청자의 탐색 비용을 낮추고 전체 영상 소비를 확대할 수 있다는 점을 실증적으로 보여 준 사례"라고 설명하며, "ICIC는 기존 소비 데이터를 재활용하는 방식이라 추가 비용이 거의 들지 않으면서도 사용자 참여를 끌어올릴 수 있는 플랫폼 설계 수단"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사용자 참여 지표가 곧바로 플랫폼이나 창작자의 수익으로 연결되지는 않는다는 점도 함께 확인됐다"며, "플랫폼이 사용자 경험을 강화하는 전략과 직접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전략을 분리해 설계할 필요가 있다는 시사점을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기사 작성: JSC 남경수(산업공학 23)·조아현(경영 20)·정수빈(불어불문 21)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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