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세대 젠더 갈등 인식과 가족 형성 의지 간 영향 확인
- 2026.04.21
[사진. 박주연 사회학과 교수]
사회학과 박주연 교수 연구팀이 한국 미혼 청년 13,266명을 분석한 결과, 젠더 갈등을 심각하게 인식할수록 결혼과 출산에 부정적인 태도를 가질 가능성이 높으며, 이러한 경향이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더욱 강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경제적 요인뿐 아니라 ‘젠더 갈등’이라는 사회‧문화적 요인이 우리 사회의 저혼인·저출산 현상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본적으로 결혼과 출산 여부는 경제적 조건의 영향을 받는다. 소득이 높고 안정적인 일자리를 가진 청년일수록 결혼과 출산에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2015년 이후 젊은 여성들의 페미니스트 운동이 부상하면서, 한국 사회에서는 젠더 갈등이 청년 세대의 중요한 의제로 자리 잡았다.
여성들은 직장 내 유리천장, 불평등한 가사 분담, 데이트 폭력 등 구조적 젠더 불평등에 저항해 왔으며, 일부 남성들은 이에 반발하며 페미니즘을 사회 분열의 원인으로 인식하기도 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젠더 갈등 인식이 결혼 및 출산을 기피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① 젠더 갈등 인식 수준과 결혼 및 출산 태도 간의 연관성 ② 해당 연관성이 여성과 남성 간에 어떻게 다르게 나타나는지를 통계적으로 검증했다.
연구팀은 국무조정실이 의뢰한 ‘2022년 청년 종합실태조사’ 데이터를 활용했으며, 분석 대상은 19~34세 미혼·무자녀 한국인 13,266명이다. 젠더 갈등 인식은 “한국 사회에서 여성과 남성이 갈등 관계에 있다고 생각하는 정도”를 4점 척도로 측정했고, 결혼 및 출산에 대한 태도 역시 동일한 척도로 각각 측정했다. 이후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통해 교육 수준, 소득, 취업 상태 등 다양한 사회‧경제적 변수를 통제한 상태에서 젠더 갈등 인식과 결혼·출산 태도 간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그림 1. 남녀 젠더 갈등 척도와 결혼 인식 태도 간 상관관계 그래프]
분석 결과, 젠더 갈등을 심각하게 인식하는 청년일수록 결혼과 출산에 긍정적인 태도를 가질 가능성이 유의미하게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갈등 인식이 ‘갈등 있음’ 수준에서 ‘매우 심각한 갈등’ 수준으로 높아질수록 그 부정적 효과가 급격히 커지는 비선형적 패턴이 확인됐다.
남성의 경우 젠더 갈등 인식이 높아져도 결혼 중요도의 예측 확률이 약 0.80 수준에서 큰 변화 없이 유지된 반면, 여성은 갈등 인식이 낮을 때 약 0.78에서 시작해 가장 높은 수준에서는 약 0.50까지 감소했다.
[그림 2. 남녀 젠더 갈등 척도와 출산 태도 간 상관관계 그래프]
출산 의향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나타났다. 젠더 갈등 인식이 가장 높은 여성의 출산 의향 예측 확률은 약 0.43으로, 갈등 인식이 낮은 여성(약 0.73)에 비해 크게 낮은 수치를 보였다. 또한 교육 수준이 높은 여성일수록 결혼과 출산에 더욱 부정적인 태도를 보여, 젠더 갈등 인식의 영향이 고학력 여성에게서 더 크게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남성의 경우에도 젠더 갈등 인식이 높아질수록 결혼과 출산에 다소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으며, 이는 젠더 갈등이 여성뿐 아니라 남성의 가족 형성 의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시사한다.
아울러 연구팀은 결혼과 출산에 대한 태도 간 높은 상관관계(r=0.75)를 확인했다. 이는 동아시아 사회에서 결혼과 출산이 일종의 ‘패키지’처럼 인식되는 경향을 반영하는 것으로, 결혼 기피가 출산 기피로 이어지는 연쇄적 특성을 보여준다.
박주연 교수는 “이번 연구는 한국의 저혼인·저출산 문제가 단순한 경제적 요인을 넘어 젠더 갈등이라는 복합적인 사회‧문화적 요인과도 깊이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준다”며 “특히 젠더 불평등에 대한 경험과 인식이 결혼과 출산 기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정책적으로도 중요하게 다뤄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연구는 2025년 4월 가족학 분야 국제학술지 'Journal of Marriage and Family'에 게재됐다.
기사 작성: 연세소식단 김민영(사회학 24) 학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