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 교수팀, 장비 없이 대용량 하수에서 병원체 농축하는 신기술 개발
- 2026.04.16
[사진. (왼쪽부터) 생명공학과 이은영 박사후연구원, 신용 교수]
생명공학과 신용 교수 연구팀이 전력이나 대형 장비 없이도 리터 단위의 하수에서 극미량의 병원체를 고효율로 농축할 수 있는 하이드로겔 비드 기반 전처리 기술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환경 및 화학공학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인 ‘위험물질 저널(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 IF 11.3)’에 게재됐다.
최근 감염병 확산을 조기에 파악하기 위한 방법으로 ‘하수 기반 감시(Wastewater-Based Surveillance, WBS)’가 주목받고 있다. 하수 속에는 지역사회 구성원의 건강 상태를 반영하는 바이러스와 미생물 정보가 포함돼 있어, 이를 분석하면 대규모 검사 없이도 감염 확산 흐름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 하수는 부유물과 오염물질이 많고, 병원체 농도는 매우 낮아 분석 전에 이를 농축하는 ‘전처리 과정’이 필수적이다. 기존 기술은 고가의 펌프나 원심분리 장비가 필요하고, 필터 막힘 등의 문제로 대용량 시료 처리에 한계가 있어 현장 적용이 어렵다는 지적이 있었다.
[그림. 계층적 하이드로겔 비드(Alg@SAB)를 이용한 대용량 하수 내 병원체 농축 개념도]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점토 광물인 황산 활성화 벤토나이트와 알긴산을 결합한 ‘계층형 하이드로겔 비드(Alg@SAB)’를 개발했다. 이 비드는 내부에 미세한 다공성 구조를 갖고 있어 물질 이동을 효율적으로 유도하며, 표면에 도입된 아민기를 통해 병원체를 끌어당기는 ‘전기적 흡착’과 금속 이온 교환을 활용한 ‘양이온 교환’ 메커니즘을 동시에 작동시킨다.
이러한 이중 작용을 통해 하수 속에 자유롭게 존재하는 병원체뿐 아니라 금속과 결합된 형태의 병원체까지 함께 포집할 수 있어, 기존 방식보다 높은 효율을 구현할 수 있다.
실험 결과, 상용 진공 멤브레인 방식은 500mL 이상의 하수 시료에서 필터 막힘으로 작동이 어려운 반면,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별도의 장비 없이 단순 교반만으로 최대 1L의 대용량 시료를 안정적으로 처리할 수 있었다. 또한 100mL 기준으로 기존 대비 약 27% 향상된 56%의 회수율을 보였으며, 병원체 농도와 검출 신호 간의 선형성도 유지돼 정량 분석의 정확성을 확보했다.
연구팀은 여기에 pH 변화에 따라 결합과 분리가 가능한 가역적 구조를 적용해, 하나의 튜브 안에서 농축과 핵산 추출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방식도 구현했다. 이 기술은 시료 이동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손실과 오염 가능성을 줄이면서 분석 효율을 높일 수 있다.
특히 해당 기술은 1회 검사당 약 0.06달러 수준의 낮은 비용으로 운영 가능해, 기존 장비 중심의 분석 방식에 비해 경제성 측면에서도 큰 장점을 가진다. 아울러 하수 내 미생물 군집 구조를 분석하는 과정에서도 생태학적 다양성을 왜곡하지 않으면서 표적 미생물을 효과적으로 농축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신용 교수는 “이번 연구는 고가 장비 없이도 대용량 하수에서 병원체를 정밀하게 검출할 수 있는 기반 기술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향후 감염병 조기 경보 시스템 구축은 물론, 다양한 환경 및 보건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중소벤처기업부 기술혁신개발사업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우리 대학교 이은영 박사후연구원이 제1저자, 신용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