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수 교수팀, 고성능 생분해성 플라스틱 구현 기술 개발
- 2026.03.23
[사진. (왼쪽부터) 김병수 화학과 교수, KAIST 이윤미 화학과 교수, 이수민 화학과 박사과정생, KAIST 이후승 화학과 박사과정생]
화학과 김병수 교수 연구팀은 KAIST 화학과 이윤미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고성능 폴리락타이드(Polylactide, 이하 PLA)를 빠르게 합성하면서도 분자 구조를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해당 연구는 세계적인 학술지 Angewandte Chemie International Edition에 3월 4일 온라인 게재됐다.
PLA는 옥수수나 사탕수수 등 식물 유래 원료로 만들어지는 생분해성 플라스틱으로, 카페용 컵과 일회용 식기, 포장재 등에 널리 사용된다. 다만 기존 PLA는 일반 플라스틱에 비해 열에 약하고 강도가 낮아 활용 범위에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차세대 유기촉매를 활용해 PLA의 분자 배열을 정밀하게 제어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특히 고분자의 배열을 규칙적으로 형성하는 ‘스테레오블록(stereoblock) PLA’ 구조를 구현하고, 반응이 진행되는 메커니즘까지 규명했다.
PLA의 물성은 분자 배열 방식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분자가 불규칙하게 배열될 경우 쉽게 변형되는 반면, 일정한 규칙을 이루면 높은 강도와 열적 안정성을 갖게 된다. 연구팀이 구현한 스테레오블록 구조는 서로 거울상 관계에 있는 분자 사슬이 번갈아 결합하는 형태로, 기존 PLA보다 높은 온도에서도 안정적인 특성을 보인다.
[그림. 높은 반응성과 선택성을 모두 가능하게 한 촉매 반응 및 합성된 스테레오블록 PLA를 나타낸 모식도]
이번 연구에서는 상업적으로 쉽게 구할 수 있는 라세믹 락타이드 단량체를 이용해 수 분 내 스테레오블록 PLA를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상온에서 시간당 반응수(TOF) 1,710h⁻¹의 높은 반응 속도를 기록했으며, 저온에서는 분자 규칙성을 나타내는 지표가 0.99에 달하는 수준을 보였다. 이는 기존 촉매 시스템에서 동시에 달성하기 어려웠던 빠른 반응 속도와 높은 선택성을 모두 확보한 결과다.
또한 화공생명공학과 류두열 교수 연구팀과 함께 X-선 산란 분석을 수행해 합성된 PLA의 구조를 확인했다. 분석 결과, 분자들이 층층이 정렬된 라멜라 구조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소재의 열적·기계적 성능 향상에 기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병수 교수는 “이번 연구는 새롭게 개발한 촉매를 활용해 고분자 구조를 정밀하게 제어하고, 복잡한 반응 메커니즘을 규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분자 배열 설계를 통해 친환경 플라스틱의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PLA는 생분해가 가능한 지속가능 소재로, 향후 포장재와 의료 소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재원으로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 과제 및 나노소재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