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명국 교수팀, ‘우주의 정오’에서 태양 질량 160조 규모 은하단 충돌 흔적 확인

제임스 웹으로 105억 년 전 은하단 암흑물질 지도 재구성
  • 2026.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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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연구에 핵심적 기여를 한 지명국 교수팀 연구원]

 

천문우주학과 지명국 교수 연구팀이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 데이터를 활용해 약 105억 년 전, 이른바 우주의 정오시기에 존재한 거대 은하단의 암흑물질 분포를 정밀하게 재구성했다.

 

우주의 정오는 약 100억 년 전, 우주 역사상 별의 탄생과 은하의 성장이 가장 활발했던 시기를 뜻한다. 하루 중 태양이 가장 높이 떠 있는 정오처럼, 우주의 진화가 가장 왕성했던 전성기를 의미한다. 연구진은 이 시기에 위치한 거대 은하단 XLSSC 122(적색편이 z=1.98)를 대상으로 분석을 진행했다.

 

은하단은 대부분이 보이지 않는 암흑물질로 이루어져 있다. 연구팀은 배경 은하들의 모양이 중력에 의해 미세하게 왜곡되는 약중력렌즈 현상을 분석해, 정밀한 암흑물질지도를 복원했다. 이번 연구는 제임스 웹 망원경의 높은 해상도와 감도를 바탕으로 기존 허블우주망원경으로는 확보가 어려웠던 배경 은하 신호를 대량 확보함으로써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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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미국 나사 제임스웹 망원경으로 관측한 XLSSC122 은하단의 중심 모습]

 

분석 결과, XLSSC 122는 태양 질량의 약 160조 배에 달하는 거대 구조로 확인됐다. 특히 질량이 중심부에 매우 강하게 집중된 형태를 보였는데, 이는 우주 나이가 약 30억 년에 불과했던 시기에 이미 거대 구조가 예상과 달리 상당히 성숙해 있었음을 보여주는 관측 사례로 평가된다.

 

최근 초기 우주에서 성숙한 천체가 이론보다 이른 시기에 등장했다는 관측 결과들이 보고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연구는 초기 은하단의 형성과 진화 과정에 대한 이론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연구에서 주목되는 또 하나의 발견은 다파장 관측을 통해 드러난 물질 간의 분리 현상이다. 관측 결과, 암흑물질로 추정되는 질량 중심은 X선 관측으로 확인된 고온 가스 중심 및 가장 밝은 은하의 위치와 대체로 일치하는 경향을 보였다. 그러나 가스의 압력을 추적하는 SZ 관측에서는 중심이 약 32만 광년 정도 어긋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암흑물질과 가스 성분의 중심이 서로 다르게 나타나는 현상은 은하단 병합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특징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이를 근거로, XLSSC 122105억 년 전 활발한 병합 과정을 겪고 있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는 우주 초기에도 거대 구조가 역동적인 충돌과 병합을 통해 성장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된다.

 

은하단에는 특정 은하에 속하지 않고 은하단 전체를 떠도는 별빛, 이른바 은하단 내광(Intracluster Light)이 존재한다. 연구팀은 제임스 웹 관측을 통해 우주의 정오 시기에서도 은하단 내광 분포가 질량 분포와 공간적으로 유사한 경향을 보인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는 향후 중력렌즈 관측이 어려운 먼 천체의 암흑물질 분포를 연구할 때, 은하단 내광이 중요한 보조 지표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연구는 지명국 교수의 지도 아래 국내외 연구진이 협력해 수행됐다. 지 교수의 제자이자 현재 미국 칼텍(Caltech) 연구원으로 재직 중인 카일 피너(Kyle Finner) 박사가 강중력렌즈 분석을 주도했고, 연세대 박사과정 잭 스코필드(Zachary Scofield) 연구원이 약중력렌즈 분석을 수행했다.

 

잭 스코필드 연구원은 강중력렌즈와 약중력렌즈 데이터를 결합함으로써 은하단의 구조를 보다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천문학 분야의 권위 있는 국제 학술지 ‘The Astrophysical Journal Letters (ApJL, IF 11.7)’2편의 논문으로 각각 2025121일과 202631일 자로 게재됐다. 연구팀은 향후 2026년 발사 예정인 NASA의 낸시 로만 우주망원경 관측과 결합해 초기 우주의 거대 구조 형성과 진화 과정을 보다 체계적으로 연구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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