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광원 교수팀, AI 기반 위험지표로 시장 폭락 선제 대응 길 열어
- 2026.01.27
[사진. 산업공학과 안광원 교수]
산업공학과 안광원 교수 연구팀이 자산의 버블 붕괴 시기를 예측하는 데 활용되는 로그 주기 멱법칙의 실용성을, 인공지능을 활용해 획기적으로 높이는 분석 체계를 개발했다. 이 연구는 강력한 이론적 근거에도 불구하고 실제 투자 결정에 사용되기 어려웠던 기존 예측 모델의 고질적인 ‘가짜 경보’ 문제를 보완함으로써, 복잡한 이론과 현실 투자 사이의 간극을 메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연구의 핵심은 AI 기반 신뢰도 점수를 결합한 새로운 위험 지표인 ‘DTCAI’의 개발이다. 이번 연구는 산업공학과 이강혁, 정민혁 연구원과 응용통계학과 박태영 교수, 산업공학과 안광원 교수가 공동으로 수행했다. 연구 결과는 Nature 자매지 ‘Humanities & Social Sciences Communications’(2025년 12권)에 게재됐다.
금융 시장의 버블 붕괴를 예측하는 대표적인 이론으로는 2000년 요한센, 르두아, 소르네트가 제시한 ‘로그 주기 멱법칙(Log-Periodic Power Law, 이하 LPPL)’ 모델이 있다. 이 모델은 버블의 전조 현상인 지수 함수보다 빠른 가격 상승과 가격 진동 주기의 가속화를 수학적으로 포착해 붕괴 시점을 예측한다.
LPPL 모델은 닷컴 버블과 2008년 금융위기 등 과거 주요 시장 붕괴 시기들을 성공적으로 예측하며 주목받아 왔으나, 실제 투자 현장에서 활용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가장 큰 문제는 실제 거품이 없는 안정적인 시장에서도 항상 붕괴 시기를 산출해 내는 LPPL 모델의 특성상 각 예측된 시기를 연구자의 주관적 판단 하에 ‘가짜 경보’인지 판별해야 한다는 점이다. 또한 노이즈가 많은 데이터에서 7개의 매개변수를 추정해야 하기 때문에 분석 기간을 조금만 바꿔도 결과가 크게 달라지는 강건성 부족 문제도 지적되어 왔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AI를 도입했다. 구체적으로 LPPL 모델 결과의 신뢰도를 AI 분류모델로 계량화하기 위해 1995년부터 2018년까지 24년간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미국 증시를 대표하는 S&P 500 지수를 구성하는 상위 100개 대형주의 일별 종가 데이터를 기반으로 1,300만 개가 넘는 방대한 LPPL 매개변수 집합을 계산해 AI를 학습시켰다. 이 기간에는 닷컴 버블과 2008년 세계금융위기 등이 포함되어 연구의 신뢰성을 높였다.
연구팀은 최적의 결과를 얻기 위해 인공신경망(ANN) 외에도 랜덤 포레스트, 로지스틱 회귀 등 다양한 분류 모델의 성능을 비교 테스트했다. 특히 금융 위기 예측에서는 가짜 경보보다 진짜 위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기에 위기 상황을 정확히 식별해내는 재현율(Recall)이 59.15%로 가장 우수한 ANN을 최종 모델로 선정했다.
[그림 1. 인공신경망, 랜덤 포레스트, 로지스틱 회귀 모델의 위기 예측 성능 분석 결과 비교]
연구팀은 AI의 신뢰도 점수를 ‘DTC’에 결합해 ‘DTCAI’라는 새로운 위험 지표를 개발했다. DTCAI는 붕괴 근접도 지표인 DTC(Distance-to-Crash)에 AI 신뢰도 점수를 곱하는 방식이다. DTC는 LPPL 모델로 예측된 붕괴 시점을 0과 1 사이로 치환한 점수이며, AI가 필터 역할을 수행해 신뢰도 낮은 결과의 DTC 점수를 낮추고 신뢰도가 높은 결과는 기존 점수를 유지시킨다.
[그림 2. 기존 모델(DTC)과 AI 보정 모델(DTCAI)의 경보 신호 발생 신뢰도 비교]
연구팀은 2019년부터 2024년까지의 S&P 500 지수 데이터를 대상으로 외표본 테스트를 진행해 모델의 실효성을 입증했다. 그 결과, AI 보정 전 85.8%에 달했던 가짜 경보 비율이 보정 후(DTCAI) 34.7%로 대폭 감소했다. 위의 그림과 같이 기존 모델(DTC)과 AI 보정 모델(DTCAI)의 경보 신호 분포를 비교해보면, 기존 모델이 붕괴 시점과 거리가 먼 구간에서도 경보를 빈번하게 발생시킨 반면, AI 보정 모델은 불필요한 신호를 효과적으로 걸러내 가짜 경보가 크게 줄어든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림 3. AI 필터링 적용에 따른 리스크 신호의 통계적 분포 변화]
실제 신호 분포를 기준으로 보더라도, DTCAI 적용 이후 전체 신호 중 불필요한 붕괴 경보 비중은 24.5%에서 13.2%로 약 46% 감소했다. 반면 시장이 안정적임을 나타내는 신호 비중은 38.0%에서 48.0%로 약 10%p 증가해, 투자자가 불필요한 공포에 휩싸이지 않고 신뢰도 높은 위기 신호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
다음으로 연구팀은 제안한 지표의 실효성을 검증하기 위해 주식·채권 ETF 데이터를 활용한 동적 재조정 시뮬레이션(Dynamic Rebalancing Simulation)을 수행하였다. 본 시뮬레이션은 DTCAI 지표에 따라 자산 비중을 동적으로 조정하는 전략으로, 위험이 높은 국면에서는 채권 비중을 확대하고 안정 국면에서는 주식 비중을 확대함으로써 수익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지를 평가한다.
시뮬레이션 결과, 모든 유형의 투자자 성향에서 DTCAI 전략이 벤치마크 전략인 ‘매수 후 보유(buy-and-hold)’ 전략의 성과를 월등히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위험 대비 수익률인 ‘샤프 지수(Sharpe ratio)’ 역시 모든 경우에서 더 높게 나타났다.
[그림 4. (a) 투자자 성향별 DTCAI 전략의 누적 수익률 곡선. (b) 주식 비중 조절 시뮬레이션 결과]
마지막으로 연구팀은 DTCAI를 활용한 투자 전략의 평균수익률에 맞춘 정적 ‘마코위츠 효율성 포트폴리오(Markowitz efficient portfolio)’를 구성해 두 투자전략의 위험조정 성과를 비교했으며, DTCAI를 활용한 투자 전략이 더 높은 샤프지수를 보이며 우수한 위험 관리 효율성을 가짐을 증명했다.
이는 DTCAI가 2020년 팬데믹, 2022년 하락장 같은 치명적인 폭락 위험을 사전 감지해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강력한 정보를 제공함을 시사한다. 결과적으로 이번 연구는 연구자의 주관적 판단에 의존하던 모델을 데이터 기반의 객관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실전 투자 도구로 진화시켰다는 점에서 독보적인 가치를 지닌다.
안광원 교수는 “기존 LPPL 연구는 주로 모수 추정 등 모델 적합성을 개선하는 방법에 집중해 온 것과 달리, 이번 연구는 LPPL 결과의 신뢰도라는 질문으로 연구의 초점을 전환하고 AI를 활용해 그 문제를 해결하려 한 발상의 전환에 의의가 있다”며 “앞으로 다양한 시장과 자산군에 본 연구의 결과를 활용해 실시간 위험 관리 도구로의 확장 가능성을 탐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사 작성: 연세소식단 임경미(물리 19) 학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