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주 교수팀, 럭셔리 패션 착용자 인식 구조 실증 분석
- 2026.01.27
[사진. 고은주 교수]
의류환경학과 고은주 교수 연구팀이 럭셔리 패션 착용자가 현실 세계와 메타버스 공간에서 타인에게 어떻게 인식되고 평가되는지를 비교 분석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럭셔리 여부와 공간 유형(현실·메타버스)을 교차 설정해, 착용자에 대한 인지(Perception)–특성(Trait)–감정(Emotion)–평가(Evaluation)가 어떤 과정을 거쳐 형성되는지를 실증적으로 규명했다.
연구팀은 고정관념 내용 모델(Stereotype Content Model)과 비용신호(costly signaling) 이론을 이론적 틀로 적용했다. 고정관념 내용 모델에 따르면 사람들은 타인을 주로 따뜻함과 유능함이라는 두 기준으로 판단하며, 이러한 인식은 존경이나 부러움과 같은 감정과 사회적 평가로 이어진다. 비용신호 이론은 럭셔리가 높은 비용과 희소성을 통해 사회적 지위와 선호를 드러내는 신호로 작동할 수 있음을 설명한다. 다만 연구팀은 메타버스 환경에서는 디지털 럭셔리 제품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복제가 쉬워 이러한 신호 효과가 약화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번 연구는 럭셔리 여부에 따라 착용자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는지, 이러한 인식이 특성과 감정, 평가로 이어지는 경로는 무엇인지, 그리고 현실과 메타버스라는 공간이 이 관계를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를 핵심 질문으로 설정했다. 실험은 20~30대 한국 소비자 266명을 대상으로 하여 온라인 설문으로 진행됐다. 연구팀은 사전 조사를 통해 Louis Vuitton을 럭셔리 브랜드로, GAP을 비럭셔리 브랜드로 선정했으며, 동일한 제품 이미지에 브랜드 로고와 배경만 달리 적용해 럭셔리·비럭셔리와 현실·메타버스 조건을 조합한 네 가지 자극물을 구성했다.
분석 결과, 럭셔리 착용자는 지위, 물질주의, 패션 혁신성, 패션 관여, 지속가능성 등 전반적인 인식 지표에서 비럭셔리 착용자보다 더 높게 평가됐다. 이는 브랜드가 럭셔리로 제시될 경우, 사람들이 착용자가 더 높은 사회적 위치를 지닌 것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인식은 특성과 감정, 평가로 이어지는 경로를 통해 영향을 미쳤다. 지위와 지속가능성에 대한 인식은 따뜻함을, 지위와 패션 관여 인식은 유능함을 높이는 경향을 보였다. 따뜻함과 유능함은 존경을 강화했으며, 유능함은 부러움을 유발하는 경향도 확인됐다. 이러한 감정 가운데 존경과 부러움은 리더십과 성과 평가를 높였고, 경멸은 전반적인 평가를 낮추는 방향으로 작용했다.
연구의 핵심인 현실과 메타버스의 차이는 감정과 특성 차원에서 뚜렷하게 나타났다. 인식 지표에서는 공간에 따른 차이가 크지 않았지만, 따뜻함과 타인을 부러워하는 심리는 럭셔리 여부와 공간 간 상호작용 효과가 있음이 확인됐다. 현실에서는 럭셔리 착용자가 상대적으로 더 따뜻하게 인식된 반면, 메타버스에서는 럭셔리 착용자가 오히려 덜 따뜻한 사람으로 평가됐다. 타인을 부러워하는 심리는 현실과 메타버스 모두에서 럭셔리 조건이 더 높았으나, 그 차이는 현실에서 더 크게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럭셔리를 단순한 고가 소비의 결과가 아니라, 사회적 의미를 전달하는 신호 체계로 재조명한다. 특히 메타버스와 같은 디지털 환경에서는 현실에서 작동하던 럭셔리의 신호 방식이 그대로 유지되지 않으며, 그 의미와 효과가 맥락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디지털 공간에서의 럭셔리를 기존의 기준으로만 이해하기보다 새로운 사회적 신호로 재해석할 필요성을 시사한다.
본 연구는 의류환경학과 고은주 교수와 엄희수 연구원, 경영학과 도보람 교수, 홍콩이공대학교 조민정 교수(홍콩이공대학교가 공동으로 참여했으며, 2025년 7월 국제 학술지 『International Journal of Human-Computer Interaction』에 게재됐다.
기사 작성: 연세소식단 유해린(식품영양학 25) 학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