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재석 교수팀, RNA 수식으로 췌장암 ‘산화 스트레스 방어막’ 붕괴시키는 핵심 기전 규명
- 2026.01.13
[사진. (왼쪽부터) 노재석 교수, 박민지 석·박사통합과정생]
췌장암은 진단 이후 평균 생존 기간이 매우 짧고, 치료제에 대한 빠른 저항성과 잦은 재발로 인해 대표적인 난치성 암으로 꼽힌다. 최근에는 췌장암 세포가 높은 산화 스트레스 환경에서도 대사 재프로그래밍과 강력한 항산화 시스템을 활용해 생존한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암 특이적인 레독스(redox) 조절 기전을 새로운 치료 표적으로 삼는 접근법이 주목받고 있다.
생명시스템대학 생화학과 노재석 교수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m6A RNA 메틸화가 전사인자 HNF1B(Hepatocyte Nuclear Factor 1 Beta)를 직접 조절함으로써 암세포의 레독스 항상성 유지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연구팀은 METTL3–METTL14 메틸전이효소 복합체가 HNF1B mRNA의 3′-비번역 영역(3′-UTR)에 m6A 수식을 형성해, HNF1B의 발현 안정성과 기능을 유지한다는 분자적 기전을 밝혀냈다.
특히 METTL3 유전자를 제거하거나 화학적으로 억제해 m6A 수식이 감소할 경우, HNF1B가 조절하는 글루타치온 대사(glutathione metabolism)가 붕괴되며 암세포의 항산화 방어 능력이 급격히 저하되는 현상이 관찰됐다.
[그림. 논문 이미지]
나아가 HNF1B의 소실은 m6A 결핍으로 인한 대사 이상과 유사한 산화 스트레스 유도 세포 사멸을 여러 암종에서 공통적으로 유발했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HNF1B가 췌장암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인간 암에서 공통적으로 작용하는 핵심 레독스 조절 전사인자임을 입증했다.
이번 연구는 RNA 수식이라는 후성전사체(epitranomic) 정보가 전사인자의 기능과 암세포 대사 항상성을 직접적으로 연결한다는 사실을 최초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또한 METTL3–HNF1B 축을 암의 새로운 ‘대사적 취약점(metabolic vulnerability)’으로 규명함으로써, m6A 조절 기전을 기반으로 한 차세대 항암 치료 전략 개발의 중요한 분자적 근거를 제공한다.
한편, 연구는 한국연구재단(NRF) 중견연구자 지원사업, 유한양행 YIP 프로그램, BK21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생화학과 박민지 석·박사 통합과정생이 단독 제1저자로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저명 학술지 Nucleic Acids Research(Impact Factor 13.1)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