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순일 교수팀, 남극 빙하가 녹은 물이 심해 순환에 미치는 영향 설명

남극에서 얼마나 빠르게 담수가 유입되는지보다 얼마나 오랫동안 유입되는지가 중요
  • 2026.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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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부터) 안순일 교수(교신저자), 문준영 연구원(제1저자)]

 

대기과학과 안순일 교수 연구팀이 남극 빙하가 녹아 유입된 담수(freshwater)가 심해 순환(abyssal circulation) 강도에 어떤 변화를 주는지 설명했다. 심해 순환은 전지구로 열과 에너지를 운반해 지구 기후 변화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중요한 연구 대상이다. 

 

남극해의 물은 매우 차갑기 때문에 밀도가 크다. 이로 인해 표층의 해수가 깊은 곳까지 침강하여 남극 저층수(Antarcrtic Bottom Water, AABW)를 형성하고, 바다 깊은 곳까지 가라앉은 물은 수평적으로 열, 염분, 탄소 등을 운반하는 흐름인 심해 순환 형성에 기여한다. 즉 남극 저층수는 심해 순환의 엔진 역할을 하며, 남극해의 밀도 변화는 심해 순환 변화에 영향을 미친다. 

 

남극의 얼음과 눈이 녹으면 밀도가 낮은 담수가 남극해로 유입된다. 이러한 사실을 바탕으로, 연구진은 해양-대기 결합 모델 LOVECLIM을 이용해 남극 근처의 서로 다른 해양 5곳에 담수를 주입하는 모의실험(simulation)을 진행했다. 100년 동안 1.0 Sv(=10^6 m^3/s)의 유량을 주입한 결과, 주입되는 100년 동안 모든 해역에서 심해 순환이 계속 약화됨을 확인했다. 주입이 끝난 100년 이후에도 심해 순환은 더 약화되어 최소 강도에 도달했고, 이후로 원래의 강도로 돌아가는 양상을 보였지만 초기의 강도만큼 회복되지 못했다. 또한 해양에 따라 심해 순환이 약화되는 정도가 다르게 나타났다. 이를 바탕으로 심해 순환이 약 30% 감소한 2곳의 해양을 Low Impact Group(LIG), 약 50% 감소한 3곳의 해양을 High Impact Group(HIG)으로 분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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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해양 순환 강도 변화 모식도. HIG의 (a) 51-60년 평균 (b) 91-100년 평균 (c)131-140년 평균 (d) 171-180년 평균 변화. LIG의 (e) 51-60년 평균 (f) 91-100년 평균 (g) 131-140년 평균 (h) 171-180년 평균 변화]


심해 순환은 전지구로 연결되기 때문에 위도에 따른 해양의 반응을 수심에 따라 확인했다. 위 그림은 붉은색이 짙을수록 해양의 반응이 강했음을 의미하며, 이는 순환에 더 큰 영향이 있었음을 설명한다. 두 그룹 모두 남극 저층수가 위치한 심해에서 순환의 반응 강도가 강했고, LIG보다 HIG가 더 강한 반응을 나타냈다. 또한 두 그룹 모두 초기에는 표층에서 반응이 강하게 나타났으나, 담수가 주입되는 100년 동안 담수의 영향은 더 깊은 곳까지 도달했다. 주입이 끝난 후 표층의 반응은 점차 회복되었지만 심해의 반응은 여전히 강하게 남아있었다. 심해 순환이 약해지면서 순환이 발달하는 수심 범위도 연직적으로 축소되었다. 결국 남극에서 기원한 담수의 유입은 수십~수백년에 걸쳐 바다 깊은 곳에 도달하여 심해 순환을 약화시킬 뿐 아니라 전지구적인 순환의 연직 구조와 부피를 장기적으로 수축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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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a)는 심층 대류 지역 3곳, (b)(c)(d)(e)(f)는 남극 해역 5곳 각각에 담수 유입 후 표층 밀도 변화]

 

연구진은 유입 장소에 따른 영향 정도가 달라지는 원인을 추론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 남극 주변에서 혼합층이 깊은 구역 3곳을 선별하여 심층 대류 지역(deep convection region)으로 명명했다. 혼합층에서는 상부와 하부의 물이 섞이므로 혼합층이 깊을수록 표층의 물이 더 깊은 곳까지 도달함을 의미한다. 각 해역에 담수를 주입한 후 표층 밀도 변화를 확인한 결과 LIG는 심층 대류 지역 한 곳과, HIG는 최소 두 곳의 심층 대류 구역과 관련이 있었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두 해류 남극 순환류(Antarctic Circumplar Current, ACC)와 남극 경사류(Antarctic Slope Current, ASC)가 표층의 담수를 심층 대류 지역까지 운반함으로써 심해 순환 약화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즉 표층의 담수가 해류를 통해 더 많은 심층 대류 지역에 운반될수록 심해 순환이 더욱 약화된다. 결국 해류에 의한 표층 담수의 확산, 더 많은 심층 대류 영역에의 도달이 심해 순환 약화에 영향을 미침을 알 수 있다.

 

담수의 유입 속도와 유입 기간에 따른 영향도 살펴본 결과 유입 기간이 길어질수록 심해 순환이 더 약화됨을 확인했다. 이에 비해 같은 기간 동안 담수 유입량이 많을수록 심해 순환이 반드시 더 약해지지는 않았다. 실제로 유량을 0.1 Sv, 0.2 Sv, 0.5 Sv, 1.0 Sv로 달리한 결과 한 해역에서는 0.2 Sv를 유입했을 때 심해 순환 강도가 가장 약했다. 이는 심해 순환 약화에 대해 담수의 유입 기간은 선형 관계를, 유입량은 비선형 관계를 가짐을 의미한다. 

 

결국 해당 연구는 남극의 얼음과 눈이 ‘얼마나 많이 녹는지’보다 ‘어디에서 녹는지’ 그리고 ‘얼마나 오랫동안 녹는지’가 심해 순환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보여준다. 심해 순환의 강도는 기후 변화와 관련이 있기 때문에 영향 요인을 연구하는 것은 기후 변화 대응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연구진은 “심해 반응에 대한 모델 의존적 특성의 영향을 더 잘 이해하고 다양한 기후 모델에 걸쳐 연구 결과의 타당성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모델 간 비교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더불어 “한계와 복잡성에도 불구하고, 연구 결과는 특정 지역에서 발생한 담수 유입이 확산되어 다른 심층 대류 영역에 영향을 미치고 심해 순환에 뚜렷한 영향이 있음을 시사한다.“며 ”빙하가 녹은 물이 어떻게 확산되는지, 그리고 녹은 물의 이류로 인해 표층 부력이 얼마나 오랫동안 높은 상태로 유지되는지를 이해하는 것은 심해 순환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상의 연구 결과는 2025년 7월 지구과학·환경 분야 국제 학술지 Communications Earth & Environment(IF 8.9)에 게재되었다.

 

 

기사 작성: 연세소식단 김건하(대기과학 22)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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