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원 교수팀, 망막 보호의 열쇠를 찾다

퇴행성 망막 질환에서 Nkx3.2 단백질의 망막 보호 효과를 입증하고 그 기전을 밝혀내
  • 2026.01.12
Nkx3.2 단백질이 염증 반응 및 세포 사멸을 억제하여 망막을 보호한다는 사실을 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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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생화학과 김대원 교수]

 

생명시스템대학 생화학과 김대원 교수 연구팀이 세브란스병원 안과학교실 서경률 교수 연구팀 및 이화여자대학교 생명과학과 이상혁 교수 연구팀과 공동 연구를 통해 Nkx3.2 단백질이 망막색소상피에서 염증 반응과 세포 사멸을 동시에 억제함으로써 퇴행성 망막 질환을 완화할 수 있음을 최초로 규명했다. 이와 같은 연구 결과는 2025년 9월 2일, 안과 분야의 세계적인 국제학술지 ‘Investigative Ophthalmology & Visual Science’에 발표됐다.

 

퇴행성 망막 질환(Degenerative Retinal Disease)은 노화가 진행됨에 따라 망막을 구성하는 세포의 사멸과 염증 반응, 비정상적인 신생 혈관 형성 등이 누적되면서 망막의 구조와 기능이 점차 손상되는 퇴행성 변화를 포괄적으로 지칭하는 용어다. 망막은 여러 겹의 층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중 시각을 담당하는 시세포에 양분을 공급하고 노폐물을 제거하는 역할을 하는 상피층인 망막색소상피(Retinal Pigment Epithelium, RPE)의 기능 저하가 망막 퇴행의 핵심적인 원인으로 지목된다. 노화로 인해 RPE의 기능이 저하되면 유전 요인 또는 환경 요인에 의해 발생한 스트레스에 대해 대응하는 능력이 떨어지고, 그 결과 RPE에서 염증 반응과 세포 사멸이 촉진되며, 시세포가 손상되어 시각 기능에 심각한 장애가 초래된다는 사실이 잘 알려져 있다.

 

이처럼 퇴행성 망막 질환은 세포 사멸과 염증 반응, 혈관 이상이 서로 맞물려 진행되는 복합적인 질환이지만, 현재 사용되고 있는 치료법은 이러한 병리 기전의 일부만을 표적으로 삼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염증 반응을 조절하거나 비정상적인 신생 혈관 형성을 억제하는 접근은 질환의 진행 속도를 늦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으나, RPE의 기능 저하와 세포 사멸을 포함한 망막 퇴행 과정을 전반적으로 제어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이로 인해 퇴행성 망막 질환의 여러 병리 기전을 동시에 조절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 전략에 대한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연구진이 주목한 단백질은 Nkx3.2 단백질이다. Nkx3.2 단백질은 기존에 연골 조직에서 발현된다고 알려진 단백질로, 골격 형성 과정에서 연골 세포의 분화와 생존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Nkx3.2 단백질은 연골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석회화되거나 연골 내부에 신생 혈관이 생기는 현상을 억제함으로써 연골 조직의 항상성을 유지시킨다. 특히 Nkx3.2 단백질은 가장 대표적인 퇴행성 관절 질환인 골관절염에서 연골 퇴행을 늦추고 병의 진행을 억제하는 보호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보고됐다.

 

연구진은 퇴행성 관절 질환과 퇴행성 망막 질환에서 염증 반응과 세포 사멸이 누적되고 조직의 항상성이 붕괴되는 병리적 변화가 유사하게 나타난다는 점에 주목했다. 특히 김대원 교수는 안과 임상의들과의 논의 과정에서 이러한 퇴행 양상이 연골뿐만 아니라 망막에서도 공통적으로 관찰된다는 점에 착안했다. 해부학적 위치는 다르지만, 망막 역시 연골과 마찬가지로 노화가 진행됨에 따라 세포 사멸과 염증 반응, 혈관 이상이 함께 진행되며 퇴행이 가속화된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러한 병태생리학적 유사성에 착안해, 연골 보호 기능이 보고된 Nkx3.2 단백질이 퇴행성 망막 질환에서도 망막 보호 효과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는 가설을 세우고 본격적인 검증에 나섰다.

 

이번 연구에서는 우선적으로 생쥐와 인간의 RPE에서 Nkx3.2 단백질이 발현되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Nkx3.2 단백질의 발현이 줄어들수록 시세포들이 손상되는 퇴행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난다는 사실로부터 Nkx3.2 단백질이 퇴행성 망막 질환을 방지하는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도출했다.

 

그 다음으로는 Nkx3.2 단백질이 과발현된 생쥐에서 망막이 보호되며, Nkx3.2 단백질이 결핍된 생쥐에서 망막 퇴행이 가속화된다는 사실을 통해 Nkx3.2 단백질이 망막 보호 기능을 한다는 사실을 직접적으로 증명했다. 마지막으로, Nkx3.2 단백질이 염증 반응을 억제하고, 세포 사멸을 억제하여 망막을 보호한다는 사실을 보이며 최종적으로 Nkx3.2 단백질이 망막을 보호하는 기전을 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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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산화 손상에 의해 유발된 생쥐의 망막 퇴행이 Nkx3.2 단백질의 발현에 의해 보호됨]

 

연구진이 규명한 Nkx3.2 단백질의 염증 반응 억제 기전은 여러 가지 사이토카인(다양한 세포 사이에서 신호가 전달되는 데 관여하는 물질) 중 염증을 촉진하는 전염증성 사이토카인의 발현과 분비를 억제하고, 염증을 억제하는 항염증성 사이토카인의 발현과 분비를 촉진하는 방식이었다. 또한 Nkx3.2 단백질은 세포 사멸 과정에 중요하게 작용하는 RIP3 단백질을 세포 내에서 분해하도록 만들어, 최종적으로 세포 사멸을 억제하는 효과를 보였다.

 

이번 연구는 복합적인 병리 기전이 얽힌 퇴행성 망막 질환에서 Nkx3.2 단백질이 망막을 보호하는 역할을 수행한다는 점을 처음으로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기존에 골관절염 등 퇴행성 관절 질환을 중심으로 연구돼 온 Nkx3.2 단백질의 기능을 퇴행성 망막 질환이라는 새로운 질환 영역으로 확장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도 그 의미가 크다. 그동안 Nkx3.2 단백질과 퇴행성 망막 질환의 연관성은 거의 논의되지 않았던 만큼, 이번 논문은 Nkx3.2 단백질이 퇴행성 망막 질환에서도 활용될 가능성을 제시한 출발점으로 평가된다.

 

김대원 교수는 “본 연구에서 밝힌 기전을 바탕으로 하여 바이러스를 이용한 퇴행성 망막 질환 치료제 개발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후속 연구에 대한 포부를 드러냈으며, “생명과학에서는 기초적인 연구를 하여 새로운 사실을 밝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제 환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치료제 개발 역시 중요하다”라는 말을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부, 보건복지부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기사 작성: 연세소식단 황지환(생화학 23)·윤도연(식품영양학 25)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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