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저작권의 경계, ‘사실의 전달’은 어디까지인가
- 2026.01.08
[사진. (왼쪽부터) 언론홍보영상학부 이나연 교수, 상윤모 교수]
디지털 환경의 확산 속에서 뉴스는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생산·유통되고 있다. 그러나 뉴스 콘텐츠를 둘러싼 저작권 논의는 이러한 변화의 속도를 충분히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뉴스가 ‘사실 전달’을 본질로 한다는 점에서, 수많은 네트워크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는 뉴스의 어느 부분까지가 저작권 보호의 대상이 되는지에 대한 기준은 오랫동안 논쟁의 대상이 되어 왔다.
뉴스 저작권에 관한 논의는 단순히 언론사의 권익 보호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이는 공공재로서의 뉴스와 창작물로서의 뉴스라는 이중적 성격이 어떻게 조화될 수 있는지를 묻는 문제이기도 하다. 사실 그 자체는 누구의 소유도 될 수 없고 저작권 보호의 대상도 아니지만, 기자들은 그 사실을 취재하고 구성해 전달하는 과정에 노동력과 전문적 판단을 투입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긴장은 인공지능(AI)의 등장과 함께 더욱 선명해지고 있다. AI가 대규모 뉴스 데이터를 학습해 요약·재구성하거나 새로운 텍스트를 생성하는 환경이 일상화되면서, 뉴스 저작권의 경계는 더 이상 이론적 논의에만 머물러 있을 수 없게 되었다. 앞으로 증가할 뉴스 관련 분쟁과 빠르게 변화하는 언론 환경을 고려할 때, 뉴스 저작권의 기준을 지금 이 시점에서 다시 묻는 작업은 선택이 아니라 불가피한 과제가 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언론홍보영상학부 이나연 교수와 상윤모 교수는 2025년 8월 <언론과 법>에 게재된 논문 「뉴스 저작권의 보호 범위에 관한 연구-저작권법 제7조 제5호 ‘사실의 전달에 불과한 시사보도’를 중심으로-」에서 뉴스가 저작권법상 어떠한 보호를 받아야 하는지를 전·현직 언론인 20명에 대한 서면 인터뷰와 법원 판례 15건 분석을 통해 종합적으로 검토했다.
현행 저작권법은 제7조 제5호를 통해 ‘사실의 전달에 불과한 시사보도’를 저작권 보호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이는 뉴스가 공공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점에서, 사실 자체의 자유로운 이용을 보장하기 위한 규정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사실의 전달에 불과한’ 보도의 범위를 어디까지로 볼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뉴스는 본질적으로 사실을 다루지만, 어떤 사실을 선택하고 어떤 순서로 배열할 것인지, 어떤 표현을 사용할 것인지는 기자의 판단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이 조항은 바로 그 경계 지점에서 지속적인 해석 논쟁을 낳아 왔다.
법원의 판례는 뉴스 저작권 판단에서 ‘표현과 구성에 창작성이 드러나는지 여부’를 중심으로 검토해 왔다. 즉, 뉴스라는 이유만으로 저작물성을 일괄적으로 부정하지 않고, 개별 기사에 어떠한 창작적 선택이 개입되었는지를 기준으로 삼는다.
우선 판례는 육하원칙에 따라 사건의 경과를 객관적으로 전달하는 기사, 특히 사건·사고 보도나 공식 발표를 정리한 기사에 대해서는 ‘사실의 전달에 불과한 시사보도’에 해당한다고 보아 저작물성을 부정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 경우 정보의 배열과 표현이 정형화되어 있고, 누구나 유사하게 작성할 수 있다는 점이 주요 근거로 작용한다.
반면, 동일한 사실을 다루더라도 기자가 사실의 의미를 해석하거나 평가를 덧붙이고, 사실 간의 관계를 구성해 독자에게 새로운 이해를 제공한 경우에는 저작물성을 인정할 여지가 있다는 판단도 제시된다. 이는 뉴스 저작권 판단이 결과물에 드러난 표현과 구조에 크게 의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판례는 취재 과정보다는 최종 기사에 드러난 표현상의 차이를 중심으로 판단하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취재 과정에서 추가적인 취재나 정보 발굴이 이루어졌더라도, 그것이 기사 표현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는 경우에는 저작물성을 인정받기 어렵다는 한계도 드러난다.
현직 기자들이 인식하는 뉴스 저작권의 기준은 전반적으로 판례의 논리와 맞닿아 있으면서도, 판단의 출발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기자들 역시 보도자료를 정리하거나 이미 알려진 사실을 신속히 전달하는 기사에 대해서는 저작권을 강하게 주장하기 어렵다고 인식한다. 이러한 보도는 사실 확인과 전달이 핵심이며, 기사 간 내용과 형식의 차이가 크지 않다는 점에서 ‘사실의 전달’에 가깝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자들은 뉴스의 독자성을 판단할 때, 기사에 드러난 표현만큼이나 ‘보도가 형성되는 과정’을 중요하게 고려한다. 단순히 동일한 사실을 다루더라도, 어떤 정보를 추가로 확인했는지, 어떤 관계자를 접촉했는지, 그리고 그 결과 기존 보도와 어떤 차별성이 발생했는지가 뉴스의 저작물성을 좌우한다고 인식하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기자들은 기존에 공개된 정보를 반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추가적인 취재를 통해 사실의 범위를 확장하거나 맥락을 보완한 경우 해당 보도를 단순한 ‘사실의 전달’에 머무는 기사로 보지 않고, ‘새로운 저작물’로 인식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러한 인식은 기사에 사용된 사실 그 자체보다도, 취재 과정에서 새롭게 형성된 정보의 희소성과 판단의 축적, 그리고 새로운 사실을 발굴하는 데 투입된 기자의 시간과 노력을 중시하는 시각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해된다.
이처럼 기자들은 뉴스 저작권의 경계를 결과물의 표현보다는 취재 과정에서 이루어진 정보 발굴과 판단의 정도에서 체감하고 있으며, 이는 결과물 중심으로 판단하는 법적 기준과는 일정한 차이점을 형성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판례와 현직 기자들의 인식은 모두 뉴스 저작권 논의의 출발점을 ‘단순한 사실 전달’에 두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적이다. 객관적 사실을 정형적으로 전달하는 보도에 대해서는 저작권 보호가 제한되어야 한다는 점 역시 양측이 공유하는 인식이다.
그러나 두 시선은 뉴스의 창작성을 어디에서 포착하는가 하는 지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판례는 주로 기사라는 결과물에 드러난 표현과 구성상의 차이를 중심으로 저작물성을 판단하는 반면, 기자들은 보도가 형성되는 과정에서 이루어진 취재와 판단의 축적을 보다 중요하게 인식한다.
특히 이 차이는 추가취재에 대한 평가 방식에서 두드러진다. 기자들은 기존에 공개된 사실을 넘어 새로운 정보를 발굴하거나, 사실의 맥락을 확장하는 추가취재가 이루어진 경우 해당 보도의 독자성이 형성된다고 본다. 반면 판례는 이러한 취재 과정이 기사 표현에 명확히 드러나지 않는 한, 저작물성 판단의 핵심 요소로 인정하지 않는 경향을 유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추가취재를 통해 형성된 정보의 가치가 결과물의 표현 차이로 충분히 환원되지 않는 경우, 법적 판단과 언론 현장의 체감 사이에는 간극이 발생한다. 이러한 간극은 뉴스 생산의 실제 과정과 저작권 판단 기준 사이의 불일치를 드러내며, 뉴스 저작권 논의가 단순한 법 해석을 넘어 언론 현실을 함께 고려해야 할 필요성을 시사한다.
이번 연구는 뉴스 저작권을 둘러싼 법적 기준과 언론 현장의 인식을 함께 검토함으로써, ‘사실의 전달’이라는 뉴스의 공공적 성격과 ‘창작물’로서의 뉴스 사이에 존재하는 긴장을 보다 구체적으로 드러낸다. 특히 저작권법 제7조 제5호과 관련된 판례의 판단 기준을 분석하고, 이를 현직 기자들의 인식과 대비함으로써 뉴스 저작권 논의가 지닌 현실적 쟁점을 조명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지닌다.
향후 과제로는 인공지능(AI) 시대의 언론 환경을 고려한 뉴스 저작권 기준의 재정립이 제시된다. 이미 공개된 사실과 기사 표현을 재조합하는 AI 기술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인간 기자의 취재와 판단이 지닌 고유한 가치가 법적으로 어떻게 평가될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아울러 뉴스의 이동과 재유통이 용이해진 디지털 환경 속에서, 언론사 간 뉴스 저작권 보호에 관한 논의 역시 필수적인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나아가 뉴스의 공공성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기자의 취재 노동과 창작적 기여를 적절히 보호할 수 있는 균형점에 대한 논의가 지속적으로 이어질 필요가 있다. 이러한 과정이 축적될 때,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도 저널리즘의 사회적 역할과 뉴스의 가치는 의미 있게 유지될 수 있을 것이다.
기사 작성: 연세소식단 김정형(사회학 23) 학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