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 스펙트럼 장애(ASD) 아동 문제행동 분석, AI로 부담 낮춘다
- 2025.12.29
[사진. 정경미 교수]
자폐 스펙트럼 장애(ASD)를 대상으로 응용행동분석 기반 면대면 문제행동 개선 프로그램을 제공해 오고 있는 정경미 교수(문과대학 심리학과)는 미국 조지 워싱턴대 의공학과 박정혁 교수와 함께 문제행동에 대한 AI 기반 동영상 분석 모델을 발표했다.
ASD란 대표적인 아동기 정신장애로 사회적 상호작용의 제한과 반복적 행동 및 관심을 주요 증상으로 한다. 다수의 ASD는 자해, 공격, 파괴 행동 등 다양한 ‘문제행동(Challenging Behavior, CB)’을 보이는데, 문제행동은 일상적 상호작용의 어려움을 넘어 아이 자신과 주변인에게 심각한 신체적·정신적 피해를 입힐 수 있다는 점에서 지속적 관찰과 개입이 중요하다.
문제행동에 대한 평가는 전문가가 장시간 직접 관찰을 통해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 방법은 비용적, 시간적 부담이 클 뿐 아니라 전문가 부족으로 인해 접근성이 매우 제한된다. 이에 대한 대안을 마련하고자 연구팀은 AI를 활용한 ‘FOS-R-III’ 기반의 자동 행동 분석 시스템인 ‘AV-FOS’를 개발했다. FOS-R-III는 부모와 아이 사이의 상호작용을 기록하는 임상용 관찰 척도로, ASD를 포함해 아동의 문제행동 평가에 자주 활용된다. 주로 부모와 아동의 상호작용이 발생하는 환경을 만들고, 훈련된 관찰자가 부모와 아이의 행동을 규정하는 23개의 코드를 사용해 부모와 아이의 ‘상호작용 양식(Interaction Style, IS)’을 측정한다. 연구팀은 FOS-R-III를 이용해 코딩한 자료를 정답지 형태(Ground truth)로 AI에 학습시켜 스스로 문제행동을 탐지하도록 개발했다.
먼저, 연구팀은 AI 모델을 학습시키기 위한 FOS-R-III 데이터셋 구축을 위해, 총 83명의 ASD 아동을 대상으로, 가정에서 상호작용 모습을 촬영한 216개의 영상을 수집했다. 이후에는 훈련받은 관찰자들이 FOS-R-III를 사용해 동영상에서 나타나는 행동을 10초 간격으로 코딩했다. 연구팀은 이 코딩 데이터들을 학습시켜 AI 알고리즘과, 이를 이용한 자동 행동 분석 시스템인 ‘AV-FOS’를 개발했다. 이 시스템에 동영상을 삽입하면 알고리즘이 자동으로 문제행동과 관련된 코드를 판별해 문제행동을 탐지할 수 있다.
[그림. AV-FOS와 다른 모델의 성능 검사 결과]
AV-FOS의 또 다른 특징은 시각과 음성 데이터를 모두 인식한다는 점이다. ASD 아동을대상으로 한 기존 AI 모델은 시각 자료 분석에만 한정돼 있었던 반면, AV-FOS는 영상 속 음성 데이터도 분석해 정확도를 높였다. 해당 모델은 이후에 실시한 성능 검사에서 85.9%의 정확도를 기록하며 시각 전용 모델(SlowFast, ViT)과 OpenAI의 최신 모델인 GPT-4V보다 우수한 결과를 보였다. 또한, 영상 분석에 0.0018초밖에 걸리지 않아 문제행동 평가 시간이 매우 짧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ASD 아동의 문제행동은 매우 다양해서 개별 문제행동의 발생빈도가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나는 한계가 있다. 이로 인해 AI 모델의 문제행동 판별 정확도가 행동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으므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연구팀은 이 결과를 지난 9월 SCI급 국제학술지 IEEE Journal of Biomedical and Health Informatics에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자폐 아동 문제행동 평가의 자동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정 교수는 "현재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의 연구 지원은 주로 정신장애 집단의 진단과 치료에만 치중되어 있으며, 증상은 있으나 장애진단기준을 충족하지 않은 행동이나, 진단에는 포함되지 않으나 위험한 행동 등에 대해 예방 차원의 관심 확대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생성형 AI의 급격한 발전은 헬스케어 분야에 고무적이나, 현재 기술 상태로 개발 가능한 AI 프로그램은 평가나 모니터링 등에서 전문가들을 돕는 중요한 보조도구로 쓰일 수 있는 정도이며, 독립적 사용에는 아직 제한이 있음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정 교수는 "AI의 발전과 이의 적용은 피할 수 없는 사회적 현상이므로, 이를 배척하기보다는 도전을 통해 AI의 적절한 사용과 가능성에 대해 꾸준하고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사 작성: 연세소식단 김민정(식품영양학 24) 학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