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욱 교수팀, 기존의 ‘우주의 가속팽창 및 암흑에너지 우주상수 이론’ 반박하는 새로운 연구 결과 제시

1998년 암흑에너지 발견 이후 27년 만에 우주론 패러다임의 근본적 전환 계기 마련할 것으로 기대돼
  • 2025.11.21
나이에 따라 초신성의 밝기가 변화함을 반영, 중입자음향진동, 우주배경복사 데이터와 종합 분석 통해 우주의 감속팽창과 암흑에너지 약화 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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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계는 1998년 이후 우주상수 형태의 암흑에너지에 의해 우주가 점점 더 빠르게 팽창하고 있다고 결론지었다. 이는 별의 폭발, 즉 백색왜성이 격렬하게 폭발한 결과물인 Ia형 초신성(Type One-A Supernova)의 밝기를 이용해 먼 은하들까지의 거리를 측정한 연구에서 비롯된 결과다. Ia형 초신성은 폭발 시 고유한 밝기가 거의 일정하다고 알려져 있다. 촛불을 멀리 놓을수록 어둡게 보이는 것처럼, 별 또한 거리가 멀어질수록 어둡게 보인다. 따라서 지구에서 관측되는 Ia형 초신성의 밝기는 초신성 고유의 밝기와 다르다. 이때 두 밝기를 비교하면 거리를 측정할 수 있기에, Ia형 초신성은 우주에서 거리를 측정하는 ‘표준 촛불’로 사용되어 왔다. 우주의 가속팽창 현상의 발견은 2011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의 결정적 근거가 됐다. 이후, 암흑에너지가 우주상수 형태로 존재한다는 가정을 토대로 우주의 구조와 진화를 설명하는 ‘표준우주모형(Lambda-Cold Dark Matter Model, ΛCDM)’이 학계에 널리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최근 천문우주학과·은하진화연구센터의 이영욱 교수 연구팀은 기존의 ‘우주의 가속팽창 및 우주상수 이론’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핵심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기존 학설과 달리 현재 우주가 더 이상 가속팽창하지 않으며 오히려 감속 단계에 접어들었고, 우주를 팽창시키는 원인으로 추정되는 암흑에너지도 상수가 아니라 시간에 따라 약화함을 제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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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604년 우리 은하에서 폭발한 케플러 Ia형 초신성의 현재 모습]

 

먼저 연구팀은 Ia형 초신성의 밝기가 실제로는 일정하지 않으며, 폭발을 일으킨 항성의 나이에 강하게 영향받는다는 새로운 증거를 제시했다. 광도 표준화 이후에도 젊은 항성에서 발생한 초신성은 상대적으로 어둡고, 나이 든 항성에서 발생한 초신성은 더 밝게 나타나는 경향이 확인된 것이다. 연구팀은 이 같은 효과를 약 300개의 초신성 호스트 은하 샘플을 이용해 5.5시그마(99.9999981%)의 높은 통계적 신뢰도로 검증했다. 이는 먼 은하에서 초신성이 상대적으로 어둡게 보이는 현상이 단순히 우주론적 효과만이 아니라, 항성 자체의 특성인 나이에 의해서도 영향받음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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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a) 적색편이와 초신성 거리지수 상대적 차이 값 관계(나이 편향 수정 전과 후) 비교 (b) 시간에 따라 변하는 암흑에너지 모델 확률 분포. 아래쪽이 수정 후 초신성 데이터]

 

이어 연구팀은 항성의 나이에 따라 초신성의 밝기가 다른 현상을 반영해 기존의 초신성 데이터를 보정하고 분석을 수행했다. 그 결과 암흑에너지가 일정한 ‘우주상수’라고 가정한 기존의 표준우주모형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대신, 시간이 지날수록 암흑에너지가 점점 약해지는 모형과 훨씬 잘 부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암흑에너지 분광관측장비(Dark Energy Spectroscopic Instrument, DESI) 프로젝트에서 중입자음향진동(Baryonic Acoustic Oscillation, BAO)과 우주배경복사(Cosmic Microwave Background Radiation, CMB) 관측을 결합해 제시한 분석 결과와도 일관되게 부합하는 경향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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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우주의 나이에 따라 변화하는 우주 감속파라미터(매개변수)를 보여주는 그래프]

 

위의 그래프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초신성의 밝기를 새롭게 보정한 결과(붉은 선), 기존의 ΛCDM 모델(검은 선)과 달리 현재 우주는 가속하지 않고 감속하며 팽창하고 있다. 암흑에너지가 우주상수 형태로 존재한다면 우주는 계속 가속팽창해야 한다. 그러나 이번 연구 결과는 암흑에너지가 우주상수가 아니라 점차 약해지고 있음을 보여주며, 이에 따라 우주는 팽창 속도가 줄어드는 ‘감속팽창’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시사한다. 

 

나아가 연구팀은 수정된 초신성 데이터를 바리온음향진동 및 우주배경복사 관측과 결합해 종합 분석을 수행했다. 그 결과 9시그마(99.9999999%) 수준에서 기존 표준우주모형과 일치하지 않음을 확인했다. 이 수치는 분석 결과의 신뢰도가 매우 높음을 의미하며, DESI 프로젝트에서 제시한 2.4~4시그마(98.39~99.9937%) 수준보다 훨씬 명확한 통계적 근거를 제시한다. 이러한 결과는 암흑에너지가 더 이상 일정한 우주상수가 아니며, 현재 우주가 이미 감속팽창 단계에 진입했음을 강력하게 뒷받침하는 증거로 평가된다.

 

이영욱 교수는 “DESI 프로젝트에서는 기존(수정 전) 초신성 데이터를 바리온음향진동 관측과 결합해 분석한 결과 ‘미래의 우주는 감속팽창하겠지만 현재는 여전히 가속 중’이라는 결론을 제시했었다. 그러나 우리는 수정된 초신성 데이터를 이용해 분석한 결과, 현재 우주가 이미 감속팽창 단계에 접어 들어섰음을 확인했다”며, “이번 결과는 바리온음향진동 단독 분석이나 바리온음향진동과 우주배경복사를 결합한 분석에서 예측된 결과와도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연구팀은 이 결과를 보다 직접적으로 검증하기 위한 후속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를 위해 전체 적색편이 구간에서 동일한 나이를 가진 젊은 은하만을 이용한 ‘광도 진화 없는(evolution-free)’ 우주론 테스트를 진행 중이며, 이미 도출된 1차 결과는 이번 연구의 결론을 강하게 지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번 연구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 손준혁 박사과정 연구원과 정철 연구교수는 “앞으로 5년 이내 LSST(Legacy Survey of Space and Time, 차세대 시공간 탐사 관측) 망원경의 탐사를 통해 발견할 약 2만 개의 새로운 초신성 호스트 은하의 나이가 측정되면, 현재보다 훨씬 정밀한 초신성 기반 우주론 연구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연구 결과가 향후 추가 검증을 통해 확정된다면, 1998년 암흑에너지 발견 이후 27년 만에 우주론의 패러다임이 근본적으로 전환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암흑에너지의 정체, 허블 텐션, 그리고 우주의 팽창 역사와 운명을 밝히는 연구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대학중점연구소지원사업과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이영욱 교수(교신저자), 손준혁 연구원(제1저자), 정철 연구교수(공동 교신저자), 박승현 연구원(공동저자), 조혜전 연구교수(공동저자)가 공동으로 참여했으며, 천문학 분야 세계 3대 수준 최상위 국제학술지인 ‘영국 왕립천문학회지(Monthly Notices of the Royal Astronomical Society)’에 2025년 10월 16일 게재됐다. 
 

 

 

기사 작성: 연세소식단 김건하(대기과학 22)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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