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대학 이무원 교수, 연세 우수연구자 초청 특강에서 조직 패러독스 속 혁신의 길 제시

글로벌 경쟁 속 한국 기업의 과제를 짚은 경영 특강
  • 2025.08.28
제품이미지

8월 22일, 우리 대학교 연세삼성학술정보관에서 경영학과 이무원 교수의 ‘조직 패러독스 연구’ 강연이 열렸다.

 

이번 강연은 연세 우수연구자 초청 특강의 일환으로 마련됐으며, 경영과 조직연구에 관심이 많은 학내외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강연장은 열기로 가득했다. 연사로 나선 이무원 교수는 연세학술상 사회 부문(2025), K-혁신성장 유공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2023), 한국경영학회 중견학자상(2018) 등 다수의 권위 있는 상을 받으며 학문적 성과를 인정받아 온 저명한 학자다.

 

강연의 주제는 ‘조직 패러독스(Organizational Paradox)’였다. 이는 기업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서로 상충하는 요구를 동시에 마주하는 상황을 뜻한다. 이 교수는 안정과 변화, 단기 성과와 장기 혁신, 개인과 조직의 목표를 예로 들며, “이러한 상반된 목표 중 하나를 선택해 해결하기보다 동시에 수용하고 관리하는 과정에서 조직의 경쟁력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첫 번째 논의는 빠른 학습과 느린 학습의 상충 관계였다. 그는 “개인은 성과를 빨리 내기 위해 빠른 학습을 선호하지만, 이는 기존 방식을 답습하는 데 그치기 쉽다”고 지적하며, “진정한 혁신은 천천히 탐구하는 느린 학습에서 비롯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이러한 관점에서 개인적 성과와 조직적 혁신 사이에 존재하는 딜레마를 짚었다.

제품이미지

이어 기업이 느린 학습을 장려하기 위해서는 ‘내부적 다양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과도한 사내 교육과 협업은 획일화를 불러오지만, 새로운 인력의 유입과 순환이 활발할수록 다양한 관점이 확보되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등장한다”는 설명이다. 

 

다음으로 그는 조직이 쌓아온 역량이 기업 성장에 미치는 역설적 영향을 언급했다. 높은 지위와 평판, 반복된 성공 경험은 외형적으로는 강점이지만, 오히려 안정을 추구하게 만들어 기업 성장을 제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아무리 높은 평판을 가진 기업이라도 더 큰 성장을 위해서는 새로운 길을 선택하는 도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연은 경쟁의 패러독스로 이어졌다. 이 교수는 경쟁이 기업 성장에 제약을 줄 수 있다며, 이를 ‘붉은 여왕 전략’의 사례를 들어 지적했다. 그는 ‘붉은 여왕 전략’을 “모두가 달리고 있기 때문에 경쟁에서 밀리지 않으려면 더 빠르게 달려야 하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전략이 기업을 선두로 이끌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경쟁 기업들이 시행착오 없이 그대로 모방해 결국 불리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남들보다 앞서기 위해 속도만 높이는 선택은 오히려 경쟁자들의 속도를 더 끌어올릴 수 있다”며, 단순한 속도 경쟁을 넘어 경쟁 구조를 새롭게 바꾸는 전략적 사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무원 교수는 강연 말미에 한국 기업의 과제도 짚었다. 그는 단기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해야 한다고 조언하며, 여러 산업에서 후발 주자인 한국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경쟁 구도를 바꿔 경쟁을 주도하는 ‘게임체인저’가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의 메시지는 경영 전략을 넘어 여러 분야와의 대화를 촉발하는 학문적·사회적 시사점을 남겼다. 이 교수는 조직 패러독스는 단지 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라 교육, 과학, 사회 전반에서도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주제라고 설명했다. 빠른 성과와 장기적 탐구, 경쟁과 협력 사이의 모순은 기업뿐 아니라 개인과 사회가 마주하는 도전이라는 점에서 이번 특강은 경영을 넘어선 울림을 남겼다.

 

동시에 이무원 교수는 기업이 직면한 패러독스가 학생들에게도 낯설지 않은 문제임을 시사했다. 성과와 배움, 안정과 도전 사이의 선택은 청년 세대가 진로와 삶을 설계하는 과정에서도 맞닥뜨리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번 특강은 기업과 개인 모두에게 조직 패러독스를 혁신의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는 통찰을 전하며, 학생들에게도 스스로의 배움을 돌아보게 하는 의미 있는 자리로 마무리됐다.

 

 

기사 작성: 연세소식단 윤도연(식품영양 25) 학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