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과 백진언 박사, 60년 난제 ‘소파 움직이기 문제’ 해결
- 2025.02.10
수학과 백진언 박사(이준경 교수 조합론 연구실)가 약 60년간 미해결로 남아 있던 ‘소파 움직이기 문제(Moving Sofa Problem)’를 해결하며 수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 문제는 폭이 1인 직각으로 꺾인 복도를 통과할 수 있는 최대 면적의 평면 도형을 찾는 난제로, 1966년 캐나다 수학자 레오 모저(Leo Moser)가 처음 제시했다.
소파 움직이기 문제는 기하학적 최적화 문제의 대표적 사례로, 개념은 단순하지만 정확한 해를 구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1968년 존 해머슬리(John Hammersley)는 반원과 직사각형을 조합한 소파 모양을 제시했고, 1992년 조셉 거버(Joseph L. Gerver)는 이를 발전시켜 무려 18개의 서로 다른 방정식으로 이루어진 복잡한 소파 모양이 직각 복도를 통과할 수 있음을 보였다. 이후 연구자들은 거버가 제안한 소파가 최적일 것이라 추측하며 다양한 해법을 모색해왔다. 2018년 댄 로믹(Dan Romik)이 컴퓨터 기반 최적화 기법을 활용해 새로운 상한을 제시했으나, 최적의 소파 모양은 여전히 미결로 남아있었다.
백 박사는 최근 발표한 논문에서 조셉 거버가 제안한 소파 모양이 최적임을 수학적으로 증명하며, 그 면적이 약 2.2195임을 입증했다. 이 연구는 지난해 11월 말 학술 논문 사전 공개 사이트 아카이브(arXiv)에 업로드되며 학계의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후 백 박사는 12월 피츠버그 대학과 캘리포니아 데이비스 대학(UC Davis) 등에서 초청 강연을 열어 전문가들에게 자신의 증명을 설명했다.'
백 박사는 "현재로서 이 문제의 실용적인 응용이 없지만, 이 문제가 오랫동안 풀리지 않았다는 것은 현대 수학이 기하학적 최적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여전히 많은 한계가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넓이의 최적화 문제는 순수수학에서 오랫동안 연구되어 왔고, 주어진 도형을 움직이는 방법을 찾는 문제는 ‘모션 플래닝(motion planning)’ 분야에서 활발히 연구되어 왔다. 하지만 이 두 개념을 결합한 가장 단순한 문제조차 지금까지 해결되지 않았던 만큼, 이번 연구가 기하학적 최적화 문제에 대한 이해를 확장하는 데 기여했기를 기대한다."며 연구 의의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기하학적 최적화 문제 해결에 있어 중요한 돌파구로 평가되며, 로봇 공학과 물류 최적화 등 다양한 실용적 응용 가능성을 시사한다. 백 박사는 앞으로도 기하학적 최적화 문제와 조합기하학 문제에 도전하며, 특정 제한 조건을 만족하는 최적의 기하학적 대상을 찾는 연구를 지속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