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호 교수팀, 봄철 북극 성층권 오존(ASO)의 변화와 엘니뇨 남방 진동(ENSO) 현상 간의 연관 관계 규명
- 2025.12.16
[사진. 구자호 교수]
대기과학과 구자호 교수 연구팀이 서울대학교, KIST 연구진과 공동연구를 통해 봄철 북극 성층권 오존(Arctic Stratospheric Ozone, ASO)이 열대 태평양 지역 엘니뇨 남방 진동(El Niño Southern Oscillation, ENSO) 발생의 선행 인자로 사용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ASO와 ENSO의 상관관계는 지구 전체의 대기순환 이해와 기후 변화 대응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연구 주제라고 할 수 있다.
[그림 1. 성층권 극 소용돌이 (a) 강화 (b) 약화 모식도 (출처:NOAA Climate.gov)]
먼저 북극 지역 오존의 농도는 두 가지 전지구적 거대 기류 현상인 성층권 극 소용돌이(Stratospheric Polar Vortex, SPV)와 브루어-돕슨 순환(Brewer-Dobson Circulation, BDC)의 영향을 받는다. 오존은 열대 성층권에서 가장 많이 생성되며, 이를 극지방으로 수송하는 것이 BDC이다. 이때 SPV는 수송되는 오존에 대해 장벽과 같은 역할을 한다. SPV가 강화되면 극으로의 오존 수송이 가로막히고, 약화되면 극으로 오존 유입이 원활하게 이루어진다. 또한 북극은 태양이 떠 있는 백야에 오존 생성이 활성화되고 동시에 온도상승, 대기순환 변화 등이 활발해진다. 여기에 더하여 지형적 특성으로 인해 SPV의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ASO의 변동성 또한 크다.
이러한 ASO의 변동성은 기후와 날씨 패턴에 영향을 미치며, 특히 태양이 돌아오는 봄철에 SPV가 급격히 약화되거나 붕괴하는 현상이 가장 역동적으로 일어난다. 때문에 봄철에 ASO 변동성의 영향이 가장 두드러진다. 이에 ASO의 변동과 연관된 북극 해빙, 유라시아 한파, 북태평양 해수면 온도 변화 등 기후 변화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그림 2. 평년 대비 열대 태평양 부근 (a) 라니냐 시기 표층수온 감소 (b) 엘니뇨 시기 표층수온 증가 (출처:NOAA Climate.gov)]
한편 열대 태평양 해수면 온도는 일정한 주기를 갖고 변화한다. 동태평양 표층수온이 평년에 비해 높으면 엘니뇨(El Niño), 반대로 낮으면 라니냐(La Niña)라고 한다. 엘니뇨 시기에는 평소 강수가 많던 곳이 건조해지고, 건조하던 곳에 폭우가 내리기도 하며, 해양 생태계가 변화하는 등 기후적인 관점에서 큰 변화가 일어난다. 라니냐 또한 엘니뇨와 유사한 기후 변화를 초래한다.
이처럼 수년 주기로 엘니뇨와 라니냐가 번갈아가며 반복되는 현상을 통틀어 엘니뇨 남방 진동(El Niño Southern Oscillation, ENSO)이라고 한다. ENSO는 열대 해양 상공의 대류권에서 발생하는 동-서 방향의 워커 순환(Walker circulation), 적도에서 북위 30°와 남위 30°도 부근에 발생하는 남-북 방향의 해들리 순환(Hadley circulation) 등과 연결되어 있어, 전지구적인 대기의 순환을 이해하는 데 있어 필수적인 현상이다.
[그림 3. (a) 1980~2023년 ASO와 Niño3.4 지수의 21년 선행-지연 상관계수 (b) 2002~2023년 ASO와 Niño3.4 지수의 지연 상관관계 (c) 재분석 데이터와 관측 데이터에 대한 ASO, ENSO 지수의 상관계수]
연구진은 1980~2023년까지의 기간 동안 ASO와 ENSO의 선행-지연 상관계수(lead-lag correlation)를 분석했다. 이때 상관계수가 양의 값이면 ASO의 증가는 표층수온의 증가, 즉 엘니뇨 현상과 연결되며, 반대로 음의 값이면 ASO의 증가는 표층수온의 감소, 즉 라니냐 현상과 이어짐을 의미한다. 분석 결과, 2000년대 이전에는 ASO가 ENSO보다 약 20개월 지연된 음의 상관관계를 보임을 확인했다. 이는 기존의 연구와 일치하는 결과이며 (Xie et al. 2016), 2000년대 이전에는 북극에서 ASO가 증가하면 20개월 뒤 적도의 표층수온이 감소, 라니냐 현상이 발생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음의 상관관계를 갖는 경향성이 점차 약해졌고, 2000년대 진입 후에는 ASO와 ENSO 사이에 8개월의 양의 상관계수가 나타났다. 이는 ASO의 증가가 8개월 뒤 적도 표층수온의 증가와 연관되어, 엘니뇨 현상을 일으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2000년대 초반을 기준으로 극명하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8개월의 양의 상관계수가 나타나는 원인을 다음과 같은 과정으로 설명했다. 2월~3월 북극에서 SPV가 약화되고, BDC는 강화되며 ASO가 증가한다. ASO가 증가하며 태양복사 흡수가 증가해 성층권이 국지적으로 가열되어 하층과 온도 차이가 발생한다. 이는 대류권 상층에 저기압성 패턴을 생성하여, 동아시아, 서태평양을 거쳐 열대 태평양으로 전파되는 대기 파동을 형성한다. 열대 태평양에 도착한 파동은 상층과 하층의 바람 구조를 바꾸고, 비아크네스(Bjerkness) 피드백이라는 대기와 해양의 상호작용을 통해 태평양 표층온도를 가열, 이는 엘니뇨를 촉발한다. 이러한 대기-해양 상호작용이 8개월에 걸쳐 진행되어 북극의 오존이 열대 태평양의 기후 현상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또한, 2000년대 이후 북극 해빙 감소 등으로 SPV가 약해졌고, 과거 원형에 가까운 모양을 가졌던 SPV가 최근 유라시아 방향으로 기울어진 모양을 갖게 되었다. 즉 대칭적이었던 모양이 비대칭적으로 변하며 유라시아 지역에서 특이하게 오존이 증가 또는 감소하는 구조가 많아졌다. 이러한 이유로 2000년대를 기준으로 ASO와 ENSO의 상관관계가 다르게 나타난 것이다.
결국 2000년대 이후 ASO의 증감은 8개월 뒤 ENSO를 예측할 수 있는 새로운 지표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ENSO를 예측할 수 있다면 지구 전체의 대기순환을 이해할 수 있고, 이는 홍수•폭우•가뭄과 같은 기상이변 및 농업, 태풍 예측 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따라서 연구가 계속해서 활발히 진행된다면, ASO는 기후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연구진은 “과거 데이터를 다양한 기후 모델의 지구 온난화 시나리오와 비교하는 동시에 근본적인 화학적, 복사적, 역학적 과정을 고려하는 것이 필수적이다.”며 “이러한 접근 방식은 미래의 기후 변동성과 변화를 이해하는데 매우 중요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본 연구 결과는 비교적 짧은 기간의 관측 분석과 대기대순환 모델에 주로 기반하고 있어, 기후 시스템에서 ASO의 정확한 역할에 대한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며 “화학-기후 결합 모델을 이용한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연구 결과는 2025년 10월 기후 및 대기과학 분야에서 권위 있는 국제학술지 npj climate and atmospheric science(IF 8.4)에 게재됐다.
기사 작성: 연세소식단 김건하(대기과학 22) 학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