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석 교수팀, 인체 구강 미생물의 ‘지도’ 완성
- 2025.10.30
[사진. (왼쪽부터) 이인석 교수, 차준형 박사과정생]
생명시스템대학 이인석 교수 연구팀이 인체 구강에 서식하는 미생물의 유전체를 대규모로 복원해, 총 3,426종의 미생물에서 확보한 7만 2,641개의 고품질 유전체를 포함하는 ‘인체 구강 마이크로바이옴 참조유전체(Human Reference Oral Microbiome, HROM)’를 구축했다. 이번 연구에는 생명공학과 차준형 박사과정생이 제1저자로 참여했다.
구강은 인체의 외부와 내부를 연결하는 생태학적 관문으로, 수천 종의 미생물이 공존하며 복잡한 생태계를 이룬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구강 미생물의 불균형은 충치나 치주염 같은 구강질환뿐 아니라 심혈관, 간, 대장, 신경계, 자가면역 질환 등 다양한 전신 질환과의 연관성이 빠르게 밝혀지고 있다. 이에 따라 구강 마이크로바이옴을 유전체 수준에서 정밀하게 규명하는 연구는 인체 건강 연구의 핵심 분야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에 구축된 HROM은 현재까지 보고된 구강 미생물 유전체 자원 중 가장 포괄적이고 정밀한 데이터베이스로, 특히 2,019종의 미확인 신종과 1,137종의 후보문 방사군(Candidate Phyla Radiation, CPR) 세균을 새롭게 포함하고 있다.
특히 연구팀은 HROM 기반 질환-마이크로바이옴 분석을 통해, CPR 세균인 파테시박테리아(Patescibacteria) 문(門) 계열의 구강 세균 중 일부 그룹이 치주염 환자에서만 특이적으로 증가한다는 사실을 새롭게 밝혀냈다. 이 세균들은 치주염의 대표적 원인균인 포르피로모나스 진지발리스(Porphyromonas gingivalis)와 함께 질환 예측의 정확도를 높이는 새로운 바이오마커로 작용함을 확인했다.
[그림. 인체 구강 마이크로바이옴 참조유전체(HROM) 기반 분석을 통해 (A) 치주염에 특이적으로 증가하는 후보문 방사군(CPR) 아군을 새롭게 규명 (B) 다양한 질환의 환자들의 장내에 증가하는 이소성 구강 미생물 42종을 새롭게 규명]
이 교수팀은 HROM을 연구팀이 이전에 개발한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참조유전체와 비교 분석해, 구강 공생 미생물군이 계통적·기능적으로 장내 미생물과 뚜렷하게 구분되는 독립 생태계임을 규명했다. 동시에 330종의 구강–장 공존 미생물종을 확인했으며, 그중 42종의 이소성(ectopic) 구강 미생물은 건강한 사람에서는 주로 구강에 존재하지만, 질환 환자의 장에서도 발견되는 특징을 보였다. 이들의 장내 상대 풍부도는 장 질환뿐 아니라 심혈관 및 간 질환의 예측에도 유의하게 작용함을 밝혀냈다.
이인석 교수는 “이번에 구축한 HROM은 인간 구강 공생 미생물의 다양성과 기능을 포괄적으로 보여주는 참조유전체로, 구강과 전신 질환을 연결하는 마이크로바이옴 연구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인간 유전체의 완성이 ‘게놈의학’ 시대를 열었다면, 인간 공생 미생물의 참조유전체 확립은 ‘마이크로바이옴의학’ 시대를 여는 핵심 인프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과 구강마이크로바이옴 연구센터(K-OMRC)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국가생명연구자원정보센터(KOBIC)의 전산인프라 지원을 받기도 하였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Cell Host & Microbe’(Cell 자매지)에 10월 30일 온라인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