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디자인 통합’의 지성으로 삶의 공간을 건축하다
- 2025.12.19
건축공학과는 1958년 첫발을 내디딘 이래, 근 70년간 건축학과 건축공학의 경계를 허물고 ‘기술-디자인 통합’이라는 독보적인 교육 철학을 견지해 왔다. 이는 국내외 유례를 찾기 어려운 운영 방식으로, 구조물을 넘어 인간의 삶과 미래 사회를 아우르는 ‘삶의 플랫폼’을 연구하는 연세 건축공학의 깊은 안목을 보여준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건축공학과 교수진과의 대화를 통해, 연세 건축공학이 추구하는 ‘융합적 교육’, ‘글로벌 인재 양성’, ‘전주기적 과정’, ‘사회문제 해결’이라는 핵심 가치를 조명하고, AI, 첨단 IT 기술, 지속 가능한 재료는 물론 우주 환경 거주까지 아우르며 미래 건축의 지평을 어떻게 열어가고 있는지를 생생하게 담았다. 급변하는 시대를 선도하며 세계적 수준의 교육·연구 거점을 지향하는 연세 건축공학의 이야기를 만나보자.
연세 건축공학과는 5년제 건축학 전공과 4년제 건축공학 전공이라는 두 가지 트랙을 운영하며, 두 분야 모두 ‘기술-디자인 통합’을 핵심 학문적 지향점으로 삼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논리적 사고를 갖춘 실용적인 전문가를 양성하고, 국제적인 교육으로 글로벌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하는 건축 리더를 배출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우리 학과는 ‘세계적인 기술-디자인 통합 학과’로서, 학과 창설 이래 단 한 번도 건축학과 건축공학을 분리하지 않고 통합 운영해 온 국내에서도 매우 드문 사례입니다. 전공 지식의 깊이 있는 연구와 동시에 융합과 통섭을 지향하는 다학제적 학풍은 연세 건축공학과만의 독보적인 강점입니다. 이러한 토대 위에서 졸업생들은 각 분야에서 국제적으로 두드러진 기여를 하고 있으며, 교수진 또한 국내외에서 최상위 수준의 연구와 실무 활동을 활발히 이어가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건축이나 최첨단 기술 과학에만 머무르지 않고, 기술 발전과 자연환경 변화, 사회·정치적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연구 방향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특히 환경과 재해, 에너지, 재료, 인공지능(AI), 안전, 그리고 사회적 건축 등을 핵심 주제로 삼아 미래 도시와 삶의 질을 책임질 수 있는 새로운 건축 연구와 교육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연세대학교 건축공학과는 영문 명칭 ‘Department of Architecture and Architectural Engineering’에 담긴 의미처럼, 설계와 공학, 기술과 디자인을 통합하겠다는 교육 철학 아래 성장했습니다. 1958년 이공대학 건설공학과의 건축 전공으로 시작해 1963년 건축공학과로 독립했고, 2000년대에는 5년제 건축학 전공을 도입하며 설계와 공학을 아우르는 현재의 체계를 구축했습니다. Studio-X 통합 설계 교육, 디지털·환경·구조·재료를 연계한 커리큘럼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왔으며, 현재 약 17명의 전임교원과 3,500여 명의 졸업생이 국내외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최근 주요 성과로는 최문규 교수의 간송미술관 작품으로 대구광역시 건축상 대상 수상, 이강 교수의 故 유기찬 Memorial Awards 수상, 류두열 교수의 ‘세계 상위 TOP 1% 피인용 연구자’ 선정 및 미국콘크리트학회 웨이슨 메달 수상, 성주은 교수의 건축초대작가전 대구광역시 시장상 수상 등이 있습니다. 또한 학부생팀이 제14회 UAUS에서 대상과 전시팀상을 수상하며 학생들의 뛰어난 설계 역량을 입증했습니다. 홍태훈 교수의 한국과학기술한림원 2026년도 정회원 선출, 그리고 2025년 한 해에만 졸업생 다섯 명이 국내외 대학 교수로 임용되는 사례들은 연구·교육·실무 전 영역에서 학과의 위상과 영향력이 빠르게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학부 과정은 설계·구조·환경·재료를 아우르는 융합형 커리큘럼을 통해 기술-디자인 통합 역량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둡니다. 기초 설계, 공학 이론, 디지털 도구와 실험, 지역·도시 문제를 다루는 프로젝트 수업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학생들은 논리적 사고, 리서치 능력, 협업 및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균형 있게 키울 수 있습니다. 대학원 과정은 BK21 교육연구단을 중심으로 ‘기술-디자인 융합 건축 인재 양성’을 목표로 국제적인 최선도 연구에 특화된 교육을 제공합니다. 융합적 교육, 글로벌 인재 양성, 학부-대학원 연계의 전주기적 과정, 그리고 사회문제 해결을 핵심 가치로 삼아, 상위 저널 게재 연구, 산업체·공공기관과의 공동연구, 해외 학술대회·워크숍·스튜디오 참여 등을 통해 세계 수준의 연구 역량과 실무 감각을 동시에 강화할 수 있는 교육·연구 환경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건축공학과 학생들은 정규 커리큘럼 외에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역량을 폭넓게 확장할 수 있습니다. 매년 열리는 연세건축전은 학생들이 기획·큐레이팅·시공 전 과정에 직접 참여하는 전시로, 학과 아카이브 학회인 cube A가 ‘Yearbook’을 발간해 작업과 활동을 체계적으로 기록합니다. 또한 우리 대학교가 주도적으로 참여해 성장시켜 온 대학생 건축연합 전시 ‘UAUS’를 통해 수도권 25개 건축대학과 함께 연합 전시와 행사를 진행하며, 타 대학 학생들과의 교류는 물론 공모전 수준의 작업을 발표하는 경험을 쌓을 수 있습니다.
글로벌 인턴십과 교환학생 프로그램도 큰 강점입니다. 뉴욕 KPF, 도쿄의 여러 건축사무소, OMA 암스테르담 등 해외 유수 사무소 인턴십과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이 지원하는 국내·외 실무 연수 프로그램을 통해 실제 프로젝트에 참여할 기회를 제공합니다. 더불어 싱가포르국립대(NUS) 교환학생 파견, 정기 건축 전시, 현장 답사와 워크숍, 해외 석학 초청 특강·국제 심포지엄·공동 스튜디오 등은 국제 네트워크 형성과 현장 기반 학습의 장이 됩니다. 아울러 방학 기간에는 영국 선도 건축학교와 함께 ‘Yonsei–AA School Seoul’ 프로그램을 운영해 도시와 신기술을 탐구하고 디지털 파브리케이션(Digital Fabrication) 워크숍을 통해 로봇 가공 등 첨단 제작 방식도 직접 경험할 수 있습니다.
연세건축전 및 드로잉 워크숍 전시
Yonsei-AA Visiting School Seoul 국제 워크숍
연세 건축공학과 졸업생들은 전통적인 건축 분야와 새로운 융합 분야를 동시에 개척하고 있습니다. 우선 다수가 건축 설계와 건설·시공 분야로 진출해 국내 유수 건축사사무소와 대형 건설사에서 설계, 시공관리, 엔지니어링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또 상당수는 연구소·대학원·공공기관으로 진출해 건축기술, 도시·환경, 역사·이론 등 학문·연구와 정책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스타트업, 금융, 컨설팅, 전자·IT 기업 등 비전통적 건축 분야로의 진출이 뚜렷하게 증가해, 모건스탠리, 한국투자증권, 삼정KPMG, LG전자와 같은 글로벌·대기업에서 일하는 동문들도 많습니다. 이는 건축학·건축공학 교육을 통해 쌓은 공간 이해력, 분석력,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역량이 다양한 산업의 기획·데이터·ESG·리스크 관리 등으로 확장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 줍니다. 최근 몇 년 사이에는 다수의 졸업생이 국내외 대학의 교수로 임용되고, 연구소·공기업 엔지니어로 활동하는 등 학문·연구 기반의 진로도 성장하고 있습니다.
사회에서 연세 건축공학과 출신들은 ‘디자인과 기술을 함께 이해하는 융합형 인재’, ‘연구와 실무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인재’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학과가 BK21 교육연구단을 통해 ‘기술–디자인 융합 건축 인재 양성’을 비전으로 삼고, 글로벌 연구력과 높은 학술 성과를 지속적으로 보여 온 덕분에, 졸업생들은 설계·기술·연구·비즈니스를 가로지르는 폭넓은 진로 선택과 국제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하고 있습니다.
건축공학과의 장기적인 비전은 한마디로, ‘기술–디자인 융합 건축 인재를 길러 세계적 수준의 교육·연구 거점이 되는 것’입니다. BK21 교육연구단이 제시한 것처럼, 학과는 ① 다학제 지식을 바탕으로 한 융합적 교육 ② 국제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인재 양성 ③ 학부–대학원을 잇는 전주기적 과정 ④ 실용적 지식으로 난제를 해결하는 사회문제 해결형 건축인을 핵심 가치로 삼고 있습니다.
건축이라는 분야는 학계와 실무를 막론하고 사람들이 살아가는 삶의 배경을 다루는 영역입니다. 삶의 플랫폼을 연구하는 건축 및 관련 산업이 맞이할 미래는, 가까이는 AI를 포함한 첨단 IT 기술을 통한 기술적 진보와 건축 분야 내 적용이며, 더 멀리 보았을 때는 재료, 에너지, 제조 방식 전반의 혁명과 우주 환경 거주를 위한 설계까지 아우르는 산업 전반의 혁명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건축공학과는 우수한 인재 양성, 선도적 연구 지원, 연구자 초빙을 통해 이러한 미래 변화를 이끌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고자 합니다.
건축을 공부한다는 것은 결국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스스로 묻고 답을 만들어가는 일입니다. 건축공학과 진학을 고민하는 학생들에게는 건축을 단순히 ‘예쁜 건물’이 아니라 기술·디자인·도시·사회문제를 아우르는 복합적 분야로 기꺼이 탐구해 보겠다는 호기심과 끈기를 당부하고 싶습니다. 정답을 외우기보다 스스로 질문하고 고민하는 힘을 간직하고, 수학·과학, 인문사회, 예술에 대한 폭넓은 호기심, 그리고 한 번 시작한 일을 끝까지 밀어붙이는 끈기만 있다면 이곳에서 여러분은 충분히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학과에서 치열하게 버티고 있는 재학생 여러분께는 “지금의 고민과 수고가 분명히 연결된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밤늦게까지 이어지는 스튜디오 작업과 프로젝트, 때로는 불안한 진로 고민까지 모두가 여러분만의 언어와 태도를 만들어 주는 과정입니다. 연세 건축공학과는 기술과 디자인, 연구와 실무, 국내와 세계를 잇는 든든한 플랫폼이 될 것입니다. 자신의 속도대로,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한 걸음씩 나아간다면, 여러분은 앞으로 도시와 사회를 바꾸는 중요한 건축 리더가 되어 있을 것입니다.
“건축공학과는 건축이라는 삶의 공간을 기술적으로 그리고 심미적으로 탐구하는,
전문성과 다양성이 조화를 이루는 학문공동체입니다.”
김준희 교수
“삶에 대한 다양한 사유를 물질적·비물질적 형태로 드러내고, 이를 탐구합니다.”
이대송 교수
“건축공학과는 공학과 디자인의 융합을 기반으로 세계 선도적 연구를 수행하며
삶의 공간에 대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있습니다.”
류두열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