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의 얼굴 ‘인연’을 통해 만난 소중한 사람들

학생홍보대사 ‘인연’을 만들고 가꾼 주역들, 여성목·김선웅·황우상 동문 & 김문희 국제학대학원 행정팀장
  • 2025.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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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를 걷다 보면 능숙하게 뒤로 걸으며 미소 띤 얼굴로 학교를 소개하는 학생을 만날 때가 있다. 바로 학생홍보대사 ‘인연’. ‘인연’은 2002년 활동을 시작한 이래로 연간 약 2만 5천여 명의 방문자에게 캠퍼스를 소개하며 연세의 첫인상이 되어주고 있다. ‘인연’을 조직하고 일구며 그 시작을 함께했던 열혈 연세인들, 당시 홍보과 직원이었던 김문희 팀장(현 국제학대학원 행정팀장)과 여성목(인연 1기 회장, 생물학 95, HSAD 미디어담당), 김선웅(인연 1기, 경영학 96, SK가스 매니저), 황우상(인연 1기, 아동가족학 02, 숙명여대 가족자원경영학과 교수) 동문이 한자리에 모여 뜨거웠던 그 시절을 회상했다.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 ‘인연’의 시작과 성장

김문희 팀장은 당시 홍보과 직원으로 ‘인연’의 시작과 성장을 지켜봤고, 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한 발 앞서 지원해주는 든든한 협력자가 돼주었다. 16년간 홍보 부서에서 재직했던 김 팀장은 그간 ‘인연’에서 활동했던 수많은 학생들을 떠올렸다.

 

“2002년 연세소식 담당 홍보과 직원으로 입사해 홍보팀을 떠난 2018년까지 16년간, 저는 학생홍보대사 ‘인연’의 시작과 활약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 증인이 되었네요. 저 역시 막내 직원에서 팀장이 되기까지 시행착오를 겪으며 동반 성장했습니다. 수많은 훌륭한 학생들이 인연을 거쳐갔고, 초창기 멤버들은 벌써 사회 곳곳에서 중책을 맡아 활약하고 있습니다. TV 뉴스를 켜면 만날 수 있는 반가운 얼굴들도 많고요. 돌이켜 보면 이렇게 학교 일에 특별한 헌신과 활약을 보여주는 학생단체가 또 있을까 싶을 만큼 모두들 ‘연부심’과 긍지가 넘쳤고, 학창 시절 여유 시간의 대부분을 인연 활동에 쏟아부었던 것 같습니다. 수많은 추억이 있지만 인연을 처음 조직한 초기 멤버들의 열정적인 모습은 유독 선명하게 기억이 납니다. 1기 회장이었던 여성목과 김선웅, 황우상은 참 열심이었고 홍보과 직원들에게도 다정히 살갑게 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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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이 처음 조직되기 전에도 캠퍼스투어는 있었지만, 홍보과 직원이나 근로조교 학생이 간략히 캠퍼스를 소개하는 정도였다. 당시 대학원생으로 홍보과에서 근로조교를 하던 여상목 동문은 처음부터 학교 일에 발벗고 나설 생각은 아니었다고 말한다.

 

“처음에 학교 홍보 아르바이트를 위해 연세의 역사를 공부하게 됐는데, 점차 아는 만큼 보이더라고요. 그동안 보이지 않던 것들이 자연스레 눈에 보이게 되고 점점 학교에 대한 애정이 싹트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당시 홍보과 선생님들께 단순한 아르바이트가 아닌, 체계적이고 지속 가능한 활동이 되도록 홍보 동아리를 만들면 좋겠다고 제안드리게 됐습니다.”

 

그렇게 여상목 동문의 제안으로 학생들을 모집하게 된 ‘인연’은 처음에는 학생 홍보 동아리로, 다음해부터는 학생홍보대사로 승격돼 활동하며 새로운 장이 시작되었다. 캠퍼스 안내를 위한 자료 구축, 엄격한 선발과 교육과정, 다채로운 동아리 활동 등 신설 조직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다방면에서 빠르게 체계를 잡았다. 김문희 팀장은 1기 멤버들의 애정과 헌신적인 활약 덕분에 가능했다고 말한다.

 

“조직 구성과 교육 훈련 등이 자율적으로 진행됐지만 학생들이 만들어가는 나름의 규율은 체계적이었어요. 얼마나 고된 훈련과 시험 과정을 거쳤던지, 인연 정식단원으로 선발되었다는 것만으로도 자부심을 갖기에 충분하다고 느꼈으니까요. 오늘날의 모습이 될 수 있었던 건 초기 멤버들의 활약과 헌신이 컸다고 생각합니다.”

 


12명으로 시작된 인연 1기

학생 홍보동아리를 만들자고 제안했던 여성목 동문은 학교 역사에 대한 자료를 취합하고, 후배들을 선발해 교육하고, 캠퍼스투어 매뉴얼을 만드는 등 스타트업 창업에 버금가는 열정을 쏟아부었다. 여기저기서 들어온 추천과 지원을 받아 김선웅 동문과 황우상 동문을 비롯한 11명의 후배들이 함께하게 됐다.

 

“학교 아르바이트 업무를 하면서 보니, 홍보 업무는 헝그리 정신이 있는 친구들이 잘하더라구요. 그래서 홍보대사 1기는 무조건 헝그리 정신이 있는 친구들을 뽑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면접 때, 저녁을 사주면 늦게까지 남아서 일할 용의가 있는지 묻는 질문에 ‘네’라고 대답한, 마음이 예쁜 후배만 뽑았습니다. (웃음) 1기 후배들과는 거의 매일 회의를 했고 매번 새로운 아이디어로 홍보대사 매뉴얼을 기획하고 수정했습니다. 특히, 인연 네이밍은 1기 브레인 담당 선웅이가 맡아주었고, 인연 마크는 1기 미술 담당 우상이가 맡아주었습니다.”

 

아이디어가 많고 이름 짓는 데 남다른 재능이 있었던 김선웅 동문이 네이밍을 맡았다. 캠퍼스 곳곳에 있는 식당과 매점 ‘한울샘’, ‘솟을샘’, ‘맛나샘’ 등의 이름도 그가 지은 이름이다.

 

“인연이라는 이름에는 세 가지 의미가 담겨 있어요. 우선 영문 ‘Informer & Navigator of YONSEI’의 약자로, 연세대학교를 방문하는 모든 분들에게 연세대학교의 정보와 방향을 제시한다는 뜻이고요, 동시에 ‘In 연세대학교’의 약자로, 연세대학교 안으로 들어오라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또 한자어 ‘인연(因緣)’처럼, 소중한 인연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을 뜻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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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를 찾아오는 이들에게 감동을 선사하는 캠퍼스투어

‘인연’의 이름에 담긴 뜻으로 짐작할 수 있듯, 홍보대사의 첫 번째 목적은 역시 캠퍼스투어에 있었다. 당시에는 해외기관이나 정부 등 학교를 찾아오는 주요 인사들에게 캠퍼스 안내를 해야 하는 일이 많았다. 홍보대사 학생 중에는 영어는 물론이고 불어, 스페인어, 일본어, 중국어 등 외국어에 특기가 있는 학생들이 있었다.

 

“한 번은 짐바브웨 정부에서 오셔서 캠퍼스투어를 하고는 감동을 받아서 인연 학생들을 자국으로 초대한 일도 있었어요. 그런 사례들이 더러 있었죠. 또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재일교포 분들이 오셨는데 홍보대사 2명이 함께 나갔습니다. 일본어를 잘하는 친구가 1학년이었기 때문에 제가 한국어로 설명을 하면, 1학년 후배가 일본어로 통역을 하는 식으로 진행을 했어요. 근데 저는 정말 열심히, 많이 얘기했는데 통역을 너무 짧게 끝내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이 친구가 제 말을 3분의 1밖에 번역을 안 하는 것 같다’고 했더니 통역하던 후배가 화들짝 놀라더라고요.”

 

김선웅 동문은 한국어와 일본어로 통역을 하며 캠퍼스투어에 나섰던 일화를 떠올렸다. 인연의 정식 멤버가 되기 위해서는 일정 기간 수련의 과정이 필요하다. 학교의 역사를 비롯해 기본적으로 알고 있어야 되는 내용들도 많고, 말하기 능력과 태도 등 익혀야 할 것들이 많기 때문에 보통 1학년 학생은 선배가 안내하는 캠퍼스투어를 따라다니며 배우는 기간이 필요한데, 아직 투어 경험이 없었던 학생이 일본어를 잘한다는 이유로 급히 불려나간 것이었다. 

 

“당시에는 캠퍼스투어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았기 때문에 어느 단체팀이 몇 시에 오겠다고 연락이 오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투어 가이드를 해야 하는 분위기였어요. 이런 긴급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조를 짜기도 하고, 통역을 붙여서라도 나가곤 했죠. 특히 여름방학 때는 거의 5분 대기조 같았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애교심 하나로 어마어마한 헌신을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2기를 선발할 때 외모나 능력보다 열정을 가장 중요하게 봤던 것 같아요. 한 후배를 인터뷰하면서, 투어 수요가 되게 많고 급한 상황이 생기면 신청한 스케줄이 아니더라도 와줘야 할 수도 있다고 했더니, 그 친구가 서문 앞에서 자취를 하고 있다고 답하는 거예요. 그게 무슨 말이냐고 하니까 투어 스케줄이 펑크가 나면 자신은 언제든지 달려올 수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그 후배를 뽑았습니다! (웃음) 이런 마인드라면 뽑아도 된다 싶었죠. 근데 그 친구가 정말 잘했어요. 당시 인연 친구들의 애교심은 정말 어마어마했습니다.”

 

지금은 단체 투어의 인원이 정해져 있지만 초창기에는 700-800명 정도의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단체투어를 신청하기도 했다. 단체투어 때는 백주년기념관에서 학생들을 맞이해 경품이 걸려 있는 퀴즈나 레크리에이션 등을 진행하며 즐거운 분위기에서 연세대학교에 대해 알 수 있게 했고, 그 인원들을 인솔해서 캠퍼스투어를 진행했다.

 

“대부분 마이크 없이도 우렁찬 목소리로 단체 학생들을 인솔하곤 했어요. 그런 모습을 멋지게 본 학생들이 ‘나도 꼭 연세대학교에 입학해서 홍보대사가 돼야지.’ 결심하고 실제로 그렇게 인연의 멤버로 들어온 후배들도 제법 있었어요. 물론 지원을 했지만 선발되지 못한 사례도 많았죠. 경쟁률이 7:1, 8:1 정도 됐던 것 같아요.”

 

이후 홍보대사 학생들은 캠퍼스투어뿐만 아니라 출신고등학교나 지방의 소외된 지역에 방문해 연세대학교를 소개하는 등 활동 범위를 확장했다. 인연 초기에는 학교를 찾아오는 사람들을 맞이하는 역할을 주로 했다면 나중에는 밖으로 나가서 연세를 소개하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만든 셈이다. 또 학교 홍보 영상 출연이나 사진 촬영 등 미디어 홍보가 필요한 많은 영역에서도 적극적인 활약을 하고 있다.

 


‘인연’이 바꾼 삶의 방향

학부생들로 구성된 학생 홍보대사들 사이에 유일한 대학원생이었던 여성목 동문은 후배들에게 든든한 구심점이 되었지만, 정작 본인의 학업을 챙길 시간이 없었다. 학생 홍보 동아리를 만들자고 제안을 했지만 조직을 새로 만드는 것이 이렇게 힘든 일인지 전혀 가늠하지 못했다. 

 

“동아리를 새로 만드는 것이 이렇게 힘든 것인지 몰랐고, 그 제안으로 제 인생이 이렇게 크게 바뀌게 될지도 몰랐습니다. 홍보대사 동아리 후배들을 뽑고, 학교의 역사에 대해 자료를 취합하고, 캠퍼스투어 매뉴얼을 만들면서, 정말 힘들어서 많이 울기도 했고, 좋은 성과가 있을 때에는 후배들과 기쁨을 함께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할 일은 많았고, 인원은 부족하다 보니 단순히 시간이 될 때마다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매일 4~5시간씩 홍보부에서 지내는 생활이 일상이 되어갔습니다. 점차 주객이 전도되어 홍보대사 동아리 활동이 주가 되고, 대학원 생활이 객이 되어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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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신경생물학 박사과정을 위해 유학을 준비하고 있었던 여성목 동문은 인연 활동에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들이면서 자신이 홍보 업무에 소질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마치 스타트업 창업을 하는 사람처럼 열정을 다하는 제 자신을 보고, 홍보 업무를 평생의 업으로 해야겠다고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유학을 포기하고 광고대행사 취업을 결정하게 되었지요. 그러니 수사어구가 아니라, 진짜로 인연으로 인해 제 인생이 바뀐 것입니다.”

 


학생 홍보 조직의 모범적인 선례, 홍보 부서의 적극적인 지원

인연이 출범하고 난 후, 전국의 다른 대학에서도 하나둘 학생 홍보 조직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인연의 활동은 학생 홍보 활동의 모범적인 전례가 되었다. 학생들이 직접 나서서 학교를 홍보하는 것은 기관의 홍보 활동과는 완전히 차원이 다른 것이었다. 김문희 팀장은 그 무엇보다 청소년들에게 형성되는 연세대학교의 이미지에 크나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캠퍼스투어에 참가했던 청소년들에게는 손끝에 닿는 목표인 거예요. 앞에 있는 형, 누나가 바로 몇 년 후 내 목표인 사람이고, 게다가 나이 차이가 많지 않은 선배가 친근하게 얘기해 주니까 그들이 소개하는 내용이나 조언이 얼마나 가깝게 와서 닿았겠어요. 멀리 있는 성공한 위인이 아니라 내가 조금만 달려가면 닿을 수 있는 목표와 꿈이라는 점에서 어떤 유명한 교수님이 설명하는 것보다 훨씬 더 홍보 효과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기관이 돈을 써서 하는 홍보가 아니라 학생이 자발적으로 자원봉사하는 거니까 더 가깝고 진솔하게 닿았을 것 같아요.”

 

청소년들에게만이 아니다. 학부모들이나 어르신들이 보기에 자식 같고 조카 같은 나이의 홍보대사 학생들이 똑부러지게 캠퍼스를 안내하는 모습이 얼마나 대견하고 믿음직해 보였을까. 설령 홍보대사 학생이 작은 실수를 한다고 해도 그런 것조차 친근하고 귀엽게 보였을 것이다.

 

“중고등학생들이 투어를 신청해서 많이 오는데, 사실 그들이 연세대학교가 설립된 지 몇 년 됐다든지 언더우드관이 몇 년에 설립됐다든지 그런 게 뭐가 궁금하겠어요. 그냥 내가 가고 싶은 대학의 학생 선배들이 웃으면서 친근하게 하나하나 설명해 주는 그런 모습이 좋은 거 아니겠어요. 눈높이 스킨십이라고 하죠. 정치인들도 시장에 가서 악수를 하잖아요. 홍보대사 학생들을 만나 캠퍼스투어를 한 번 하고 오면 연세대학교에 대한 마음이 완전히 달라지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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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홍보대사 인연은 학교 내부에서도, 또 대외적으로도 고마운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황우상 동문은 인연이 잘 자리잡기까지는 홍보팀의 적극적인 지지와 협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초창기여서 그랬겠지만 저희가 뭔가 기획을 해서 학교에 제안을 하면 잘 받아주셔서 열정적으로 새로운 제안을 계속 하게 됐던 면도 있어요. 가령 5월 축제 때나 9월 연고전에서 저희가 OX 퀴즈를 하면 좋겠다고 제안하면, 기념품은 이게 좋겠다면서 한술 더 떠서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시고, 동아리방을 만들어 달라, 홈페이지를 만들어 달라, 하면 다 진행되게 해주셨어요. 인연 학생들과 홍보팀이 매우 가까웠고 서로 긍정적인 시너지가 됐던 것 같아요.”

 

 


연세의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

우리 대학교 학생들이 ‘연부심’을 느끼는 데에는 ‘아카라카를 온누리에’와 ‘연고전’이 큰 역할을 한다. 행사를 통해 학교에 대한 애정을 갖기도 하지만, 학교에 대해 많이 알게 되는 만큼 관심과 애정을 갖게 되기 마련이다. 여성목 동문은 자신의 과거를 떠올리며, 홍보대사 학생뿐만 아니라 모든 재학생들이 한 번쯤은 캠퍼스투어를 경험해 보면 좋겠다는 의견을 냈다.

 

“신기한 게 홍보부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때는 학교에 대한 애정이 눈곱만큼도 없었거든요. ‘학교가 나한테 해준 게 뭐가 있어.’라는 마음만 있었죠. 6년 동안 열심히 공부해서 어렵게 들어왔는데 막상 학교가 준 건 입학증 한 장 주고 끝인 거예요. 그러다 보니 학교 생활을 하는 내내 공허하고 소속감도 없었는데 연세 역사에 대해 공부하고 선배들의 발자취를 알아가면서 학교에 대한 애정이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건의하고 싶은 게 우리 연세대학교 학생들이 모두 캠퍼스투어를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교양수업처럼 프로그램을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김선웅 동문은 현재의 홍보대사 인연 후배들이 지금 시대에 맞게 유연해지면 좋겠다고 의견을 냈다.

 

“처음 인연을 만들 때는 여성목 형님이 대학원생이었고, 저는 4학년, 우상이가 2학년이었어요. 그러다 보니 어느 정도는 규율을 가진 조직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일정 수준의 매몰 비용이 있어야 동아리에 대한 애정과 우선순위도 자연스럽게 생기지 않을까 생각했고, 3학기 활동 의무제로 운영하게 되었어요. 그래야 조직이 잘 운영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죠. 하지만 시대가 많이 바뀌었으니 지금의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조정해 나가면 좋겠어요. 선배들이 만들어 놓은 전통이니까 기존에 있던 매뉴얼을 그대로 지켜야 된다는 강박은 버려도 되지 않을까 싶어요. 조금 더 유연하게 인연을 꾸려가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평생의 소중한 인연들

여성목, 김선웅, 황우상 동문은 어언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두터운 우정을 함께 나누고 있다. 올해 연고전 때도 모였고, 인연의 홈커밍데이 행사 때도 참여하며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황우상 동문은 박사과정부터 박사후연구원, 교수로 오랜 시간 미국에 있다 숙명여대 교수로 임용되면서 올해 귀국했다.

 

“인연 활동을 하면서 만난 사람들이 제겐 가장 소중한 인연이 되었어요. 제 학과 동기들보다 홍보대사 인연에서 만난 동기, 선후배들이 훨씬 더 가깝고요. 졸업을 하고 마흔이 넘은 나이가 되었음에도 많이 만나 교류하고, 기쁘고 슬픈 일이 있을 때도 항상 곁에는 홍보대사 친구들이 있었어요. 한참 외국에 나갔다 들어왔을 때도 저를 반갑게 맞아준 이들이 인연 멤버들입니다. 평생의 사람을 얻는 이런 행복을, 후배들도 얻을 수 있었으면 합니다.”

 

여성목 동문은 인연의 후배들과 함께 했던 20년 전 그 시절을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기였다고 소회를 전한다.

 

“돌이켜 보면 제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기인 20대에 그렇게 열정적으로 열심히 학교를 소개하고 홍보대사 활동을 했다는 것이, 그 아름다운 시기에 가장 아름다운 친구들과 같이 생활했다는 게 제 인생 마지막까지 가장 뿌듯한 일이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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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부터 여성목, 김선웅, 김문희, 황우상)

 

 

 

각자의 자리에서 다른 일을 하고 있는 여성목, 김선웅, 황우상 동문, 그리고 지금은 국제학대학원 행정팀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문희 팀장까지 네 사람은 학생 홍보대사 초기 멤버 인터뷰를 청하자 모든 일을 제치고 한달음에 달려와 주었다. 마치 어제 만났던 사람들처럼 친근하게 20년 전의 기억들을 꺼내 놓는 이들의 얼굴에 행복이 가득하다. ‘인연’은 이름 그대로 좋은 사람들을 만나게 해준 소중한 인연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