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수 교수팀, 세계 최초 '양자거리' 직접 측정 성공
- 2025.06.12
[사진 1. 김근수 교수]
물리학과 김근수 교수 연구팀이 서울대학교 양범정 교수팀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세계 최초로 고체 물질 속 전자의 양자거리를 직접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
‘양자거리’는 미시세계의 입자들이 양자적으로 얼마나 닮아 있는지를 수치화한 물리량으로, 양자컴퓨팅이나 양자센싱 분야에서 연산 정확도 평가와 상태 변화 추적에 필수적인 개념이다. 최근에는 고체 물질 속 전자의 양자거리가 물질의 기본 성질을 넘어서, 초전도 현상 등 난해한 물리 현상들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사실도 밝혀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정확한 양자거리 측정을 위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으나, 지금까지는 고체 내 전자의 양자거리를 간접적으로 측정한 사례만 존재했을 뿐, 직접 측정한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사진 2. 흑린의 전자 양자거리 분포]
김근수 교수팀은 각분해광전자분광(ARPES, Angle-Resolved Photoemission Spectroscopy) 실험에서 편광된 빛을 조사할 경우, 전자 간 위상차에 따라 검출 신호의 세기가 달라진다는 점에 착안해 흑린 내 전자의 위상차를 측정했고, 이를 기반으로 양자거리를 정밀하게 추출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구조가 단순한 흑린(Black Phosphorus)을 실험 대상으로 삼아, 이론과 실험이 긴밀하게 결합된 연구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김 교수팀은 2024년에도 흑린 관련 실험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게재하는 등, 해당 분야에서 국제적 성과를 지속적으로 축적해오고 있다.
김근수 교수는 “정확한 거리 측정이 건축의 기초가 되듯, 양자 기술의 정밀성과 신뢰도를 확보하기 위해서도 양자거리 측정은 필수”라며, “이번 연구는 양자컴퓨팅과 센싱 등 다양한 양자 기술 분야에 활용될 수 있는 기초 도구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초연구사업(리더연구, 선도연구센터)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으며, 연구 성과는 세계 최고 권위의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 6월 6일 자(현지시간 5일)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