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의 발자취를 되짚고 다가올 새로운 지평을 함께 상상하다
- 2025.05.23
연세 창립 140주년을 기념하는 미디어 파사드 쇼가 지난 5월 7일부터 10일까지 어두움이 내려 앉은 저녁 시간, 신촌캠퍼스 학생회관 건물 외벽에 펼쳐졌다. 연세의 유구한 역사와 미래를 향한 비전을 담아낸 웅장한 퍼포먼스는 다채롭고 화려한 시각적 아름다움 이상의 깊은 감동과 전율을 느끼게 했고, 관객이 직접 참여하는 인터랙티브 체험이 어우러져 연세 창립의 감동과 기쁨을 함께하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했다. 초록이 가득한 5월의 봄밤, 많은 학생과 교직원들이 예술로 재해석된 연세의 빛나는 유산과 미래 지평을 함께 관람하며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지난해 8월부터 시작해 장장 10개월의 긴 여정 동안 이번 행사를 기획하고 총괄한 전수진 커뮤니케이션대학원장을 만나 창립 140주년 기념 미디어 파사드 쇼의 기획 의도와 콘텐츠 구성, 제작 과정과 기술적인 구현 등 자세한 후기와 소감을 들었다.
Q. 이번 미디어 파사드 쇼는 그동안 접해왔던 공연들과는 다른 특별함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기획 의도와 제작 콘셉트 등을 소개해 주세요.
창립 140주년을 기념하여, 연세의 유구한 역사와 정신, 그리고 미래 비전을 담은 미디어 파사드 영상을 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연세의 발자취를 되짚고, 다가올 새로운 지평을 함께 상상하는 장으로 기획되었으며, 관람하는 모든 이들이 연세에 대한 자긍심과 깊은 감동을 느낄 수 있도록 의미 있는 시각적 표현과 서사적 흐름을 통해 진정성을 담아내고자 했습니다.
또한 연세의 정체성과 눈부신 성과를 최신 IT 기술과 접목해, 연세만의 고유한 이야기를 생동감 있는 콘텐츠로 풀어냈습니다. 더불어 재학생, 졸업생, 교직원 등 연세의 모든 구성원이 함께 참여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관람객의 참여로 완성되는 인터랙티브 요소를 마련한 점이 기존 미디어 파사드 공연과 차별화되는 점입니다.
이번 미디어 파사드 쇼는 ‘140주년, 새로운 지평의 문을 여는 연세대학교’라는 콘셉트 아래, 학생회관 건물 전체를 하나의 거대한 스크린으로 활용해 미디어 파사드 장르의 특성을 극대화하였습니다. 건물 외벽 위로 웅장하게 펼쳐지는 영상은 시간이 열리고 공간이 확장되는 듯한 감각을 선사하며, 연세의 역사와 가치, 정신을 생생하게 되살려냅니다. 더 나아가 새로운 시대를 향해 도약하는 연세의 미래를 그려냈습니다.
Q. 미디어 파사드 쇼의 콘텐츠는 ‘시간의 책장’, ‘The Yonsei Cube’, ‘학생 공모전/워크샵 당선작’, ‘희망의 빛’, ‘Yonsei Campus On!’ 크게 다섯 가지로 구성되었는데요, 각각 어떤 주제를 담고 있나요? 이번 행사에서 특히 신경 쓰신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첫 번째 콘텐츠 ‘시간의 책장, 연세대학교의 지평을 열다’는140주년의 연세 역사 한 장 한 장이 마치 책의 페이지처럼 쌓여 지금의 연세를 만들어왔다는 상징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콘텐츠 기획 초기, 학생회관 건물을 바라보며 책이 꽂혀 있는 책장 같은 인상을 받았고, 이러한 시각적 영감을 주제와 콘텐츠에 자연스럽게 연결해 보고자 했습니다. 다행히 학술문화처 기록관과 동은의학박물관의 체계적인 협조 덕분에 소중한 역사 자료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었고, 이 기록들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을지 고민하는 과정에서 ‘책’이라는 매개를 통해 스토리를 풀어나가게 되었습니다. 특히 신경 썼던 부분은, 단순한 과거의 나열이 아닌, 시간의 흐름 속에서 연세가 어떻게 성장해 왔는지를 감성적으로 전달하는 것이었습니다. 기록이 단지 정보에 그치지 않고, 관람객에게 울림을 줄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두 번째 콘텐츠 ‘The Yonsei Cube: A Pride In Motion’은 연세대학교가 지금까지 이뤄온 빛나는 성과와 앞으로 나아갈 미래를 상상하며 예술적으로 표현한 미디어 파사드 영상입니다. ‘진리와 자유의 정신에 따라 사회에 이바지한다’는 연세대학교 이념을 시각적으로 구현하는 데 중점을 두었으며, 이를 기반으로 연세가 실천해온 다양한 활동들을 영상 속에 담아냈습니다. 이를 통해 연세대학교의 창립 이념과 정체성을 널리 알리고, 동시에 자랑스러운 연세인의 메시지를 감동적으로 전달하고자 했습니다.
세 번째 콘텐츠는 공모전 및 워크숍 당선작으로, 학생들이 직접 참여한 영상 제작 프로젝트의 결과물입니다. ‘연세대학교가 나에게 준 가장 큰 선물’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이 각자의 시선과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한 기획안을 개별 또는 팀 단위로 제출한 후, 4월 한 달간 총 4회의 워크숍을 거쳐 직접 제작하였습니다. 총 7개의 작품이 완성되었으며, 이 중 심사를 통해 우수작 3편을 선정해 미디어 파사드 영상으로 상영하였습니다. 연세에서의 순간들을 학생들이 직접 기획하고 창의적으로 풀어낸 이 콘텐츠는, 이번 행사의 의미를 더욱 풍성하고 생동감 있게 만들어주는 요소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네 번째 콘텐츠는 인터랙티브 미디어 ‘희망의 빛으로 채우는 연세의 순간’입니다. 학생회관 외관의 창문 형태에서 착안해 기획된 이 작품은 창문의 형상이 촛대를 연상시키는 점에 착안해 관람객들이 각자 의 빛을 밝혀 140주년을 축하하고, 이 빛들이 모여 연세 140년의 역사를 이어간다는 메시지를 담고자 했습니다. ‘합동형 인터랙션’ 방식의 참여형 콘텐츠로서, 관람객들이 자연스럽게 참여하면서 서로 연결되는 경험을 통해 140주년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함께 완성하도록 기획, 설계하였습니다.
마지막 콘텐츠 ‘Yonsei Campus On!’ 은 20대 재학생들의 취향을 반영한 메타버스 형식으로 구성된 인터랙티브 미디어 파사드입니다. 관람객이 자신만의 캐릭터를 생성해 가상 연세 캠퍼스 공간에 입장하면서 140주년을 축하하는 메시지를 방명록 형태로 남길 수 있습니다. 형식은 가볍고 유쾌하지만, 이를 통해 학생들이 실시간으로 함께 축하하고 소통하는 참여형 이벤트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구성해 보았습니다.
Q. 비주얼적으로 가장 멋진 장면이나 의미 있는 장면, 꼭 소개하고 싶은 특별한 장면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개인적으로는 각 영상의 인트로 장면들이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학생회관을 미디어 파사드 장소로 선택한 데에는 ‘학생들이 주인인 공간’이라는 상징적인 의미도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이 건물이 가진 독특한 건축적 형태를 콘텐츠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각 인트로 장면에서는 학생회관 고유의 구조를 따라 화면이 울렁이며 움직이는 연출을 통해, ‘이제 곧 특별한 이야기가 시작되겠구나’ 하는 기대감을 자연스럽게 불러일으켰고, 그 순간들이야말로 연출적으로도 가장 우아하고 인상적인 장면들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중에서도 ‘시간의 책장’ 인트로에서는 학생회관 외벽에서 광혜원으로 점점 줌인되는 시퀀스를 통해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듯한 흐름이 매우 예술적으로 표현되었고, 관객들에게도 깊은 몰입을 선사했던 것 같습니다.
의미적인 측면에서는 모든 장면 하나하나가 다 소중하지만, 특히 기억에 남는 장면은 ‘The Yonsei Cube’에서 스테인드글라스와 석상을 활용한 부분입니다. 연세대학교가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설립된 만큼, 그 정신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스테인드글라스를 활용해 화려하면서도 상징적인 연출을 시도했습니다. 또한, 연세의 과거를 빛내고 현재와 미래를 이끌어나갈 가장 중요한 자산이 바로 연세인들이 지닌 재능과 열정이라는 점에 주목하여, 자랑스러운 연세인의 모습을 박물관에 전시된 아름다운 조각상처럼 형상화해 소개하고자 했습니다.
첫 번째 장면에서는 공부하는 학생들과 강단에 선 교수님들, 그리고 학자들의 모습이 석상으로 등장하고, 이어지는 장면에서는 운동장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의 모습과 열정적으로 응원하는 학생들의 모습, 그리고 아카라카의 응원 문화까지 연세만의 독특한 연고전 문화를 시각적으로 담아냈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예술가들이 등장해, 학문뿐 아니라 예술적 자산도 함께 품은 연세의 자부심을 표현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 연세의 상징인 참독수리가 하늘을 가르며 활공하고, 이어 전 세계 위에 우뚝 선 연세의 독수리상이 나타나는 장면은 이번 미디어 파사드의 메시지를 가장 강렬하게 보여주는 마무리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Q. 세 편의 학생 당선작이 상영되었는데요, 단순한 공모전 방식이 아니라 집중 워크숍을 통해 학생들이 완성해 나가는 형태로 제작되었다고요. 어떻게 진행이 되었는지 소개해 주세요.
[당선작]
1. Unboxing Yonsei: 강소현, 양서윤(사회과학대학 언론홍보영상학부/언더우드국제대학 계량위험관리학과)
2. The Collective Landscape Yonsei: 김혜미(커뮤니케이션대학원 영상예술학 박사과정)
3. 기회가 된 이름, 연세: 최서후, 신지민(언더우드국제대학 HASS정보인터랙션 디자인/언론홍보영상학부)
[이외 완성작]
4. Yonsei, Discover Myself: 김수민(생활과학대학 의류환경학과/통합디자인학과 복수전공)
5. 가능성의 공간: 신수찬(커뮤니케이션대학원 미디어아트 전공)
6. 빛과 창, 푸른 꿈: 한지수(글로벌인재대학 바이오생활공학)
7. 함께 날아오르는 연세: 김고은, 손샛별(커뮤니케이션대학원 미디어아트 전공)
이번 미디어 파사드 쇼를 준비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 중 하나는, 연세 구성원들의 참여를 통해 진정으로 의미 있는 140주년 기념 콘텐츠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었습니다. 미디어 파사드는 단순한 영상이 아니라, 건물의 구조와 특성을 깊이 이해하고 그 위에 예술과 기술을 함께 펼쳐야 하는 도전적인 작업입니다. 그래서 단순히 완성된 작품을 받는 공모전 방식이 아니라, 프로젝트를 함께 기획하고 제작한 모온컴퍼니와 함께 약 한 달간 집중 워크숍을 운영하며, 참여 학생들과 한 걸음씩 완성해 나가는 과정 중심의 형태로 접근했습니다.
초기에는 각자의 기획안을 바탕으로 1차 참가자를 선정했고, 이후 4회의 워크숍을 통해 총 7편의 작품이 완성되었습니다. 이 시간은 단순한 제작이 아니라, 서로의 상상력과 한계를 부딪히고 확장해 나가는 정말 뜨거운 과정이었어요.
사실 프로젝션 맵핑이라는 개념이 아직은 익숙하지 않은 학생들도 많아서, 처음엔 “영상이 실내 흰 벽에 상영되는 건가요?”하고 묻기도 했죠. 그런데 첫 워크숍이 시작되고, 이 작업이 실제 건물 외벽을 거대한 스크린 삼아 펼쳐진다는 사실을 마주했을 때, 모든 참가자들의 눈빛이 확 달라졌습니다. “이건 진짜 큰 무대다”, “내가 직접 여기에 참여하는 거구나” 하는 감정이 눈에 보이듯 전해졌습니다.
워크숍 한 달은 기술을 익히는 시간이라기보다, 함께 고민하고 만들어가는 시간이었습니다. 기획부터 시뮬레이션, 프로젝터 특성과 건물 구조에 대한 논의까지 — 각자의 아이디어가 현실이 되기 위한 수많은 과정을 함께 겪었고, 기술적인 완성도가 조금 부족할 수는 있어도 그 누구보다 진지한 태도와 몰입, 그리고 무엇보다 ‘해내고자 하는 의지’는 모든 참가자에게서 강하게 느껴졌습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결과물 자체보다, 그 안에 담긴 진정성과 협업의 과정이 더욱 깊은 울림을 주는 사례였습니다. 모두가 함께 만들어낸 이 소중한 시간과 경험을 오래 기억에 남기고자, 리허설 기간 동안 모든 참가자들의 작품을 학생회관 외벽에 투사해 기록으로 남기는 자리도 마련했습니다.
Q. 콘텐츠의 내용뿐만 아니라 관람객들이 큐알코드를 찍어서 실시간으로 참여할 수 있게 한 인터랙티브 콘텐츠도 인상 깊었습니다. 특정 시간에만 이용이 가능하고, 미디어가 있는 학생회관 반경 50미터 이내에서만 이용이 가능한 기술도 신기했는데요, 어떤 기술을 바탕으로 이런 인터랙티브 콘텐츠를 구현할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이번 행사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는 단연 모온컴퍼니가 보유한 인터랙티브 미디어 파사드 기술이었습니다. 이 기술을 통해 관람객들이 단순한 ‘시청자’를 넘어, 콘텐츠의 일부가 되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었죠. 인터랙티브 콘텐츠는 Flutter와 Unity를 활용해 사용자 화면(프론트엔드)을 구현했고, 서버(백엔드)는 자바 기반의 REST API로 구성되어 유기적으로 작동했습니다. 전체 시스템은 크게 세 가지 핵심 기술로 이뤄졌습니다: 시간 제어, 위치 기반 접근 제한, 그리고 실시간 데이터 연동입니다.
우선 시간 제어 시스템은, 행사 시간 외 접속을 차단하기 위해 사용자 기기의 시간과 서버 시간을 동시에 점검해 접근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설계했습니다. Flutter의 기본 기능을 활용해 프론트 단에서 현재 시간을 확인하고, 그 시간에만 “참여하기” 버튼이 활성화되도록 했죠. 사용자 입장에서는 자연스럽게 시간에 맞춰 콘텐츠에 참여하게 되는 구조였습니다.
두 번째는 위치 기반 접근 제한 기술인데, 이는 사용자의 스마트폰 GPS 정보를 바탕으로 학생회관 주변 반경 내에서만 접근이 가능하도록 한 기능입니다. 이를 통해 현장성 있는 체험을 유도할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실시간 데이터 연동은 콘텐츠 참여를 실시간으로 미디어 파사드에 반영하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예를 들어 ‘파란색 창문 6번’을 선택하면 해당 정보가 서버에 저장되고, Unity 기반 프로그램이 이를 1초 단위로 불러와 건물 외벽에 즉시 반영하는 구조였죠. 덕분에 관객은 자신의 선택이 실시간으로 건물 위에 구현되는 것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며 높은 몰입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기술들을 통해 웹, 서버, 미디어 장비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었고, 관람객에게 더욱 생생한 인터랙티브 경험을 제공할 수 있었습니다.
Q. 인터랙티브 콘텐츠 세션에서 눈에 띄는 문구들이 있어서 재밌고 생동감도 느껴졌습니다. 상영 기간 동안 가장 인상 깊었던 내용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모든 콘텐츠가 만족스러웠지만 상영 기간 동안 많은 연세인들이 미디어 파사드를 매개로 서로 소통하고 공감하는 모습이 정말 인상 깊었습니다. ‘연세 화이팅’, ‘최강연대’, ‘전수진 원장님 짱’, ‘총장님 밥사주세요’ 같은 재치 있는 메시지가 실시간으로 화면에 뜰 때마다, 현장에서는 웃음과 환호가 터져 나왔죠. 단순한 참여를 넘어, 연세 구성원들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감정을 공유하는 순간이었습니다. 무엇보다도 바쁜 일상과 학업, 취업 준비에 지친 학생들이 잠시 일상을 벗어나 친구들과 함께 감동과 즐거움을 나누는 모습에서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Q. 미디어 파사드 쇼를 준비하는 데 참여하신 분들을 소개해 주세요. 제작 과정의 비하인드 스토리 혹은 특별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함께 들려주세요.
이번 140주년 기념 미디어 파사드 쇼는 정말 많은 분들의 열정과 협업으로 완성된 프로젝트였습니다. 커뮤니케이션대학원에서는 저를 포함해 미디어아트 전공의 이현진 교수님, HCI 디자인 전공의 김동환 교수님, 그리고 조철민 행정팀장님이 함께 힘을 모았고요. 학술문화처기록관, 동은의학박물관, 대외협력처 홍보팀에서도 자문을 받아 연세의 역사성과 상징성을 영상 속에 더욱 풍부하게 담아낼 수 있었습니다.
음악은 음악대학의 유범석 부학장님, 피정훈 교수님, 오지은 동문님께서 직접 제작해 주셔서 영상과 어우러지는 깊은 감동이 훨씬 깊게 전달될 수 있었습니다. 실제 영상 제작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출신인 김상우, 신의철 대표가 이끄는 모온컴퍼니에서 담당해 주셨습니다. 짧은 제작 기간 동안 높은 완성도를 위해 기획팀 3명, 아트팀 7명, 개발팀 2명, 모바일팀 4명 등 총 16명의 인원이 열정적으로 참여해 주셨습니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현장 설치 및 리허설 기간 중 쏟아진 비와 강풍에도 모두가 함께 힘을 합쳐 무사히 준비를 마친 그 시간이었습니다. 행사 마지막 날은 토요일임에도 불구하고, 부슬비 속에서 우산도 없이 공연을 기다리는 학생들의 모습을 보며 깊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 장면은 이번 프로젝트가 연세인들에게 정말 오래도록 기억될 소중한 경험이 되었다는 확신을 주었습니다.
Q. 이런 행사가 조금 더 자주 열려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가능한 바람일까요?
미디어 파사드 쇼는 대형 건축물에 영상을 투사하는 만큼, 무엇보다 고성능의 프로젝터가 필수적입니다. 넓은 면적을 고르게 밝히기 위해서는 일정 이상의 밝기와 해상도를 갖춘 장비가 요구되며, 이번 쇼에서는 3만 안시 루멘(ANSI lumen) 이상의 고광량 프로젝터 2대를 사용해 균일한 밝기와 색감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정밀하게 셋팅했습니다.
또한 미디어 파사드에서 사운드는 시각적 요소만큼이나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특히 이번 쇼는 탁 트인 야외 공간에서 진행되었기 때문에, 소리가 한 곳에 응집되지 않고 주변으로 퍼지는 현상을 막기 위한 정교한 설계가 필요했습니다. 관람객들이 주로 머무는 공간을 중심으로 고출력 라인 어레이 스피커와 우퍼를 활용해 주요 관람 구역을 중심으로 사운드 커버리지를 정밀하게 설계했고, 현장 음향 테스트를 거쳐 최적의 배치와 출력을 조율했습니다. 실제 하드웨어 예산에서도 사운드 시스템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는데, 이는 단순한 음향 재생을 넘어 영상과 음악이 유기적으로 어우러지는 몰입형 콘텐츠를 구현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이러한 장비 설계 덕분에, 영상과 음악이 어우러지는 몰입도 높은 퍼포먼스가 가능했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작업은 연세 동문들의 따뜻한 기부와 성원 덕분에 가능했다는 점에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이번 미디어 파사드 쇼를 함께 기획하고 이끌어 주신 김용호 행정대외부총장님의 리더십에도 특별한 감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Q. 10개월에 가까운 긴 기간동안 프로젝트를 준비하셨는데요, 남다른 감회가 있으실 것 같습니다. 미디어 파사드 쇼를 기획・진행하면서 ‘이런 점은 훌륭하게 잘됐다’ 생각하시는 부분과 ‘이런 점은 다소 아쉽다’ 생각하시는 부분이 있는지 소감을 들려주세요.
처음 기획 단계에서 우려했던 인터랙티브 콘텐츠에 대한 반응이 매우 긍정적이었던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많은 연세인들이 즐겁게 참여해 주셨고, 콘텐츠가 단방향이 아니라 관람객과 함께 완성되는 살아 있는 플랫폼으로 기능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었습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었습니다. 전체적인 준비 시간이 다소 짧아, 더 정교하고 풍성한 콘텐츠를 담기에는 제약이 있었거든요. 조금만 더 여유가 있었다면 영상의 감동이나 인터랙티브 요소를 한층 더 끌어올릴 수 있었을 것 같다는 아쉬움은 남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참여자들이 최선을 다했고, 많은 분들께 진심 어린 감동을 전달할 수 있었기에 만족스럽게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2024년 8월 첫 실무위원회에서 시작되어 5월 최종 공연까지 이어졌던 긴 여정 동안 연세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는 이 프로젝트에 함께할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정말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연세 창립140주년을 기념하며, 미디어 파사드 쇼의 기획을 맡게 된 것은 제게 큰 영광이자 깊은 책임이었습니다. 연세의 정체성과 정신, 그리고 세대를 거쳐 이어져온 도전과 혁신의 이야기를 빛과 소리로 풀어내는 이번 작업은 단순한 연출을 넘어, 그 긴 여정의 의미를 모두가 함께 되새기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상상하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특히 연세가 걸어온 길이 한국사의 굴곡과 맞닿아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고, 그 안에서 연세대학교가 한국 사회의 성장과 변화에 기여해온 바가 얼마나 큰지를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연세는 시대를 이끌 인재를 길러내고, 역사적 소명과 책임을 다하는 교육기관으로 계속 나아가리라 믿습니다.
무엇보다 이번 프로젝트에 함께한 모든 분들과 나눈 과정 자체가 잊을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이었고, 현장에서 연세 구성원들이 하나 되어 감동을 나누는 모습을 보며 연세의 저력과 공동체의 힘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140년의 세월 속에 쌓아온 연세의 철학과 가치, 그리고 앞으로 나아갈 100년의 비전이 이번 미디어 파사드 쇼를 통해 ‘빛’으로 그려진 연세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로 오래도록 기억되길 바랍니다.
연세대학교 공식 유튜브 채널에 4분 내외로 편집된 미디어 파사드 쇼 공연 영상이 업로드되어 있다. 140년의 역사와 찬란한 미래가 어우러진 웅장한 퍼포먼스와 모두가 하나되어 빛나는 연세의 시간을 영상으로 만나볼 수 있다.
연세대학교 창립 140주년 기념 미디어파사드 쇼
• 일자: 2025.5.7.(수) ~ 2025.5.10.(토)
• 시간: 20:00 ~ 21:30 (1일 3회 상영)
• 장소: 신촌캠퍼스 학생회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