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수 찌꺼기를 에너지로... 효율 1.6배 높인 ‘복합 소화 공정’ 개발

김상현 교수팀, ‘전처리·공정 분리·막’ 등 세 가지 기술로 하수 슬러지 자원화 효율과 경제성 동시 확보
  • 2026.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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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부터) 박정수 연구원, 김상현 교수]


하수 처리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찌꺼기인 ‘하수 슬러지’를 처리하는 동시에, 이를 청정 에너지인 바이오가스(메탄)로 전환하는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인 기술이 개발됐다.


건설환경공학과 김상현 교수 연구팀(제1저자 박정수 연구원)은 하수 슬러지의 혐기성 소화 효율을 높이기 위해 알칼리-열 전처리, 2단 혐기성 소화, 동적 막 기술을 결합한 통합 공정을 개발하고 그 성능과 경제성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Enhanced performance and economic feasibility of sewage sludge digestion using a two-stage anaerobic digestion with a dynamic membrane and alkaline-thermal pretreatment’라는 제목으로 국제 학술지 ‘Bioresource Technology’ 2025년 1월호에 게재됐다.


견고한 슬러지 구조를 허무는 ‘알칼리-열 전처리’로 가수분해 속도 향상

연구팀이 해결해야 했던 첫 번째 과제는 슬러지의 견고한 구조였다. 하수 슬러지는 미생물들이 뭉쳐 있는 덩어리인데, 이들은 세포외 중합체(EPS, Extracellular Polymeric Substances)라는 끈적한 물질로 단단하게 결합되어 있다. EPS 매트릭스(기질)는 미생물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지만, 슬러지를 에너지로 바꿀 때는 분해를 방해하는 장애물이 된다.


이 구조를 깨뜨려야 가수분해(Hydrolysis)가 원활하게 일어난다. 가수분해란 고형의 유기물(단백질, 탄수화물 등)이 물과 반응하여 물에 녹을 수 있는 작은 단위로 쪼개지는 현상을 말한다.


연구팀은 ‘알칼리-열 전처리’ 기술을 적용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슬러지를 pH 10의 알칼리성 환경과 섭씨 60도의 온도에서 24시간 동안 반응시킨 것이다. 이 과정은 EPS 매트릭스(기질)를 화학적·열적으로 느슨하게 만들고 세포벽을 파괴한다. 그 결과 슬러지 내 유기물이 물에 더 잘 녹아나오게 되어, 미생물이 이용하기 쉬운 상태로 변환되는 가수분해 속도가 크게 향상됐다.


‘유기산’과 ‘메탄’ 생산 단계 분리한 ‘2단 혐기성 소화’로 기존 공정의 한계 극복

두 번째 핵심은 ‘2단 혐기성 소화’ 공정의 도입이다. 혐기성 소화란 산소가 없는 환경에서 미생물이 유기물을 분해하여 메탄가스를 만드는 일련의 생물학적 과정을 뜻한다. 기존의 단일 단계 혐기성 소화 공정은 가수분해와 메탄생성 반응이 동일한 반응기 내에서 동시에 진행되다 보니, 각 단계에 최적화된 환경을 제공하지 못해 반응 효율이 제한되는 한계가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두 개의 반응기를 연결해 공정을 분리했다. 첫 번째 반응기에서는 유기물을 분해해 유기산을 만드는 ‘산 생성 단계’가 활발히 일어나도록 하고, 여기서 만들어진 풍부한 유기산이 두 번째 반응기로 넘어가면 메탄 생성 미생물이 이를 섭취해 가스를 생산하도록 설계했다. 이는 각 미생물군이 최적의 활성도를 보일 수 있는 환경을 각각 조성해줌으로써 전체 공정의 효율을 극대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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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연구팀이 개발한 통합 공정의 전체 흐름도. 왼쪽부터 하수 슬러지가 알칼리-열 전처리를 거쳐 2단 소화 시스템(가운데)으로 들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산 생성조(주황색 점선)와 동적 막이 설치된 메탄 생성조(파란색 점선)를 거쳐 바이오가스가 생산되며, 이를 통해 20년간 약 1,177만 달러의 경제적 이익(오른쪽)을 얻을 수 있음을 나타낸다.]


공간 활용성 높이고 미생물 유실 막는 ‘동적 막’ 기술

마지막으로 연구팀은 반응기의 효율을 높이고 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동적 막(Dynamic Membrane)’ 기술을 적용했다. 보통 슬러지 소화조는 ‘연속 교반 반응기(CSTR, Continuous Stirred-Tank Reactor)’ 형태를 띤다. CSTR이란 한쪽에서는 슬러지가 계속 유입되고 다른 쪽에서는 처리된 물이 동시에 배출되면서, 내부에서는 교반기(날개)가 돌아가 내용물을 균일한 상태로 섞어주는 장치를 말한다.


하지만 일반적인 CSTR은 입구와 출구가 열려 있어 물이 빠져나갈 때 정작 필요한 미생물까지 함께 쓸려 나가는 단점이 있다. 또한 미생물 체류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대규모 시설이 필요하다는 점은 2단 혐기성 소화 공정의 일반적인 단점으로 지적되어 왔다.


연구팀은 반응기 내부에 구멍이 뚫린 망을 설치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운전이 시작되면 슬러지 입자와 미생물이 망 표면에 쌓여 자체적인 여과층인 ‘동적 막’을 형성한다. 이 막은 미생물을 반응기 안에 가두고 처리수만 통과시켜 반응기 내 미생물 농도를 높게 유지해 준다. 덕분에 기존 공정 대비 반응기 크기를 획기적으로 줄이면서도 안정적인 처리가 가능해졌다.


경제성도 입증... “단순 비용 지출에서 가치 창출 수단으로”

이 세 가지 기술을 통합한 시스템은 탁월한 성능을 보였다. 총 체류 시간 12일이라는 비교적 짧은 조건에서도, 새로운 2단 공정은 기존 단일 공정 대비 메탄 생산 속도가 최대 1.59배 향상됐다.


연구팀이 총 300세제곱미터(m³) 규모의 처리 시설을 가정하여 경제성을 분석한 결과, 20년 운영 시 순현재가치(NPV)는 약 1,177만 달러(약 17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기 투자비 역시 2년 이내에 회수가 가능하다. 이는 하수 슬러지 처리가 단순한 환경 관리 비용의 영역을 넘어, 에너지 회수와 자원 순환을 통한 경제적 가치 창출의 수단으로 전환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본 연구의 제1저자인 박정수 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하수 슬러지 처리 공정의 고효율화와 경제성 확보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기술적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향후 탄소중립과 에너지 자립형 하수처리장 구축을 위한 핵심 기반 기술로서, 국내외 환경기초시설의 고도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기사 작성: 연세소식단 박진철(언론홍보영상학 21)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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