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 감수의 관점으로 바라본 내부고발의 동기, 게이미피케이션으로 접근하다
- 2025.08.12
[사진. (왼쪽부터) 행정학과 박나라 교수, 조윤직 교수]
조직 내 부정행위에 대한 ‘내부고발’은 윤리적 용기이자 동시에 개인에게 상당한 위험 부담을 요구하는 선택이다. 특히 상사나 조직을 대상으로 한 고발은 향후 경력, 관계, 조직 내 입지에 직결되기 때문에 그 의사결정에는 복잡한 심리적·상황적 요소가 작용한다.
연세대학교 공공문제연구소 산하 ‘행정학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리서치랩’의 박나라 교수, 조윤직 교수, 송현진 박사는 이와 같은 내부고발의 동기를 ‘위험 감수’라는 관점에서 분석하고자, 게이미피케이션 기반 실험연구를 수행했다.
연구팀은 내부고발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으로 ▲직속 상사의 성별 ▲조직의 규모 ▲개인의 성격 특성(Big Five Personality Traits) 등에 주목했다. 특히 게이미피케이션 기반의 실험 설계를 통해, 피험자들이 보다 현실감 있는 상황에서 내부고발 여부를 선택하도록 유도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실험에 참여한 피험자들은 1인용 인터랙티브 웹툰 게임에 몰입해 주인공의 입장에서 조직 내 부당한 상황을 겪고, 내부고발을 할지 여부 및 구체적인 대응 방식을 선택했다. 해당 게임은 실험 상황 내에서 조직의 규모와 상사의 성별을 무작위로 배치하고, 사전 설문을 통해 수집된 개인의 성격 및 조직 경험 정보와 결합하여 분석이 이뤄졌다. 연구팀은 이러한 실험 설계를 통해 전통적인 설문조사 대비 몰입도와 응답의 진정성을 높일 수 있었다고 밝혔다.
분석 결과, ▲직속 상사와 성별이 일치할수록 내부고발 유인이 낮아지고, ▲조직 규모가 클수록 고발 가능성이 높아지는 경향이 확인되었다. 또한 ▲빅파이브 성격유형 중 ‘개방성’과 ‘우호성’은 고발 동기와 방식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 반면, ▲조직 경험이 있는 경우 고발 가능성은 오히려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내부고발이라는 윤리적 선택이 개인의 성향뿐 아니라 조직적 맥락과 관계적 요인, 심리적 거리 등 다차원적 요인들의 상호작용 속에서 이뤄진다는 점을 강조했다. 동시에 윤리적인 조직 문화를 조성하는 제도적 기반 마련의 중요성을 시사했다.
연구를 이끈 박나라 교수에게 연구 배경과 방법론, 그리고 후속 연구 방향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행정학과 교수님들이 모여 “우리만의 시그니처 연구를 해보자”는 취지로 시작한 프로젝트입니다.
기존의 실험 설문이나 컨조인트 설계는 최근 너무 많이 사용되고 있어서, 학술적으로 차별성이 약해졌다고 판단했죠. 그러던 중 더글라스 교수 등의 선행연구를 참고해, 인지적 편향이나 사회적 바람직성 편향을 줄일 수 있는 방법으로 게이미피케이션이 적합하다고 봤습니다. 실험참여자가 게임 속 주인공처럼 몰입할 수 있도록 게임 메타버스를 설계했고, 게임회사와 협업해 실제 양적 표본 설계 기법과 결합해 실험을 설계했습니다.
새로운 방법론이다 보니 학술지에 투고할 때 기존 설문 방식과의 차별성을 입증해야 하는 부담이 컸습니다. 거절을 당하기도 했고, 수정을 여러 번 거치기도 했습니다. 게이미피케이션 기반 연구는 아직 채워야 할 부분이 많은 신생 분야라는 점이 가장 큰 어려움이었죠. 다만 시도해볼 만한 가치가 충분했고, 지금은 5년 차에 접어들며 지속 가능한 성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네, 실제로 저희는 리스크 감수·회피 행동을 통해 조직 내 윤리적 결정 구조를 분석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한국 조직문화의 특수성―예를 들어 손해를 회피하려는 심리, 개인주의의 심화 등―을 고려하면, 한국 데이터 기반 연구는 내적·외적 타당성을 함께 확보할 수 있다고 봅니다. 내부고발 외에도 조직시민행동이나 직장 내 괴롭힘 신고 등에도 이 접근법은 충분히 응용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연구는 단순히 정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가설을 세우고 검증하는 구조입니다. 논문에서는 개인 성향, 조직 특성, 상황적 요인을 세 축으로 설정해 가설을 구성했습니다. 세 가지 주요 변수 외에도 다양한 통제 변수를 함께 분석해 각 요인의 영향을 검토했습니다. 개인과 제도 중 어느 하나가 더 중요하다고 단정짓기보다는, 이들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는가가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저희 연구팀은 ‘행정학 디지털 전환 연구랩(Digital Transformation Research Lab)’이라는 이름으로 확대 개편 중입니다. 핵심은 여전히 게이미피케이션이지만, 확장성과 지속 가능성을 위해 다른 방법론과의 융합도 모색하고 있습니다. 전공도 행정학뿐 아니라 정치학, 경제학 교수님들과 협업하며 시너지를 내고 있고요. 연구 방향은 앞으로도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합니다.
기사 작성: JSC 정지안(지속개발협력학 21), 김서연(국제학 21) 학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