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것이 병?”…어설픈 외부 지식, 복잡한 문제 해결엔 ‘독’ 될 수 있다

경영대학 김지현 교수팀, ‘지식의 역설’ 현상 규명…“제한된 외부 정보가 되레 성과 저해”
  • 2025.09.11

조직 내에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는 복잡한 문제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제한적인 외부 지식은 오히려 아무런 지식이 없는 것보다 못한 결과를 초래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세대학교 경영대학 김지현 교수와 해외 연구진이 공동으로 수행한 이번 연구는 조직의 의사결정 전략, 교육, 공공 정책, 기술 AI 통합, 개인의 경력 개발 다양한 분야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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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부터) 김지현 교수, 루이지애나주립대 양희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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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제목: 시간적 복잡성 문제에서 외부 지식의 역할

이미지 설명: 연구 결과, 제한된 외부 지식은 지식이 전혀 없는 경우보다 오히려 성과를 더 저해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지 출처: 김지현 교수

라이선스 종류: 자체 제작 콘텐츠

사용 제한: 허가 없이 재사용 불가

 

체스는 어떤 수가 좋은지 즉각적으로 판단하기 어려운시간적 복잡성(temporally complexity)’ 가진 대표적인 전략 게임이다. 의사결정과 결과 사이에 시간적 간극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많은 조직의 의사결정은 즉각적인 결과로 이어지지 않는 시간적 복잡성을 띤다. 의사결정자들은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내부 정보뿐 아니라 외부 정보도 활용한다. 하지만 기존의 행동 학습 모델들은 대부분 이러한 복잡한 문제 상황을 깊이 있게 다루지 못했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연세대학교 경영대학의 김지현 교수, 뉴욕대학교 스턴 경영대학원(NYU Stern) Christina Fang 교수, 루이지애나 주립대학교의 양희산 교수로 구성된 국제 공동 연구팀이 시간적으로 복잡한 문제 해결 과정에서 외부 지식의 역할을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규명했다.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경영학 저널인 ‘Organization Science’ 게재됐다.

 

김지현 교수는우리의 핵심 연구 결과는, 시간적으로 복잡한 문제 해결 환경에서 제한된 외부 지식이 오히려 아무런 외부 지식이 없는 경우보다 성과를 저해할 있다는 역설적인 발견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조직 외부에서 얻는 규칙이나 지침과 같은 외부 지식은 일반적으로 성과를 향상시키지만, 효과는 **비단조적(nonmonotonic)** 관계를 보였다. 외부 지식이 불완전하거나 문제의 일부에 대해서만 주어질 경우, 의사결정자들은중간 유인자(interim attractors)라는 하위 목표에 과도한 가치를 부여하게 된다. 결과, 최종 목표로 빨리 나아갈 있는 행동보다 이러한 중간 목표로 이어지는 행동을 우선시하는 오류를 범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전략적 의사결정처럼 피드백이 지연되고 행동의 장기적 결과가 중요한 환경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교수는과거 리서치 모션(RIM)사의블랙베리 스톰사례가 대표적이라며, “터치스크린 스마트폰이 필요하다는 외부 지식은 정확했지만, 이를 불완전한 내부 경험과 결합하면서 결함 있는 제품을 출시해 시장에서 실패했다 설명했다. 또한코로나19 백신 개발 당시 머크, 사노피, GSK 같은 제약사들이 기존에 성공했던 백신 플랫폼에 대한 외부 지식에 의존했지만, 결국 접근법이 막다른 길로 판명되어 백신 개발을 포기해야 했던 사례도 우리의 연구를 뒷받침한다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제약 회사의 신약 개발, 기술 기업의 전략적 의사결정, 보건 위기 대응을 위한 백신 개발, 조직의 학습 적응 다양한 실제 상황에 적용될 있을 것으로 보인다.

 

궁극적으로 연구는 복잡하고 장기적인 환경에서 가장 효과적인 학습과 의사결정은 외부 지식과 내부의 경험적 학습(experiential learning)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데서 비롯된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는 향후 조직 전략, 교육 과정 설계, 공공 정책, AI 기술 통합 개인의 경력 개발 분야에까지 광범위하고 중요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김지현 연세대 교수

뉴욕대(NYU) 스턴 경영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한 경영 전문가다. 복잡계 이론, 조직 학습에서의 ‘탐색과 활용(Exploration-Exploitation)’ 문제, 머신러닝 기법을 비즈니스에 접목하는 연구를 활발히 수행하고 있다. 특히 복잡한 조직 내 학습과 성과 사이의 역학 관계를 규명하는 데 주력하고 있으며, 연구 성과를 인정받아 ‘Strategic Management Journal’, ‘Industrial and Corporate Change’ 등 세계적인 학술지에 다수의 논문을 게재했다.

 

Christina Fang 뉴욕대 교수

펜실베이니아대 와튼 스쿨에서 전략 경영 박사 학위를 받은 석학으로, 현재 뉴욕대 스턴 경영대학원의 교수로 재직 중이다. 조직 학습과 전략적 의사결정, 기술 혁신 분야의 권위자로 꼽힌다. 성과의 원인을 규명하고, 혁신 과정의 독창성을 분석하며, 즉각적인 피드백이 부재한 상황에서의 학습 과정을 집중적으로 연구해왔다. ‘Strategic Management Journal’, ‘Management Science’, ‘Organization Science’ 등 경영학 분야 최상위 학술지에 영향력 있는 논문을 다수 발표했다.

 

양희산 루이지애나 주립대 조교수

연세대에서 학부를 마친 후 유타대 데이비드 에클스 경영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25년 9월부터 루이지애나 주립대 E. J. Ourso 경영대학 교수로 부임하였다. 조직이 복잡한 문제들을 관리하며 마주하는 다양한 상충 관계(tradeoffs)를 주 연구 분야로 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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