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편 들어도 괜찮다?"… 편향된 중재자의 의외의 평화 효과 밝혀

경제학부 김진엽 교수팀, 국제분쟁·협상 상황에서 편향된 중재자의 수용 조건과 평화 효과 분석
  • 2026.05.29
경제학 이론 분야 최고 권위 학술지 Journal of Economic Theory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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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이란 갈등,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국제사회의 분쟁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갈등을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중재(Mediation)’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중재는 국제분쟁뿐 아니라 노사 갈등, 기업 간 분쟁, 법적 소송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는 대표적인 갈등 해결 수단이다.

 

그동안 유엔의 「효과적인 중재를 위한 지침(United Nations Guidance for Effective Mediation)」을 비롯한 다수의 연구는 중재자의 ‘중립성’을 성공적인 중재의 핵심 조건으로 꼽아 왔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특정 당사자와 정치·외교적 이해관계를 공유하거나 한쪽에 우호적인 ‘편향된 중재자(Biased Mediator)’가 중재에 나서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럼에도 이러한 중재가 실제로 성공하는 사례 역시 꾸준히 관찰되고 있다.

 

경제학부 김진엽 교수 연구팀은 이러한 현실적 의문에 주목해 “편향된 중재자는 언제 갈등 당사자들에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가”, “편향된 중재자는 어떤 방식으로 중재를 수행하는가”, “편향된 중재자도 중립적인 중재자만큼 평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가”를 분석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연구는 경제학 이론 분야 최고 권위 학술지 중 하나인 'Journal of Economic Theory'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분쟁 당사자들이 먼저 중재자를 받아들일지 여부를 결정하는 ‘중재자 선택 단계(Mediator Selection Stage)’와, 중재자가 정보를 수집해 중재안을 제시하는 ‘중재 단계(Mediation Stage)’로 구성된 2단계 게임 모형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편향된 중재자가 실제로 어떤 전략을 사용하며, 갈등 당사자들이 어떤 조건에서 이를 수용하는지 분석했다.

 

분석 결과, 편향된 중재자는 자신이 선호하는 당사자에게 상대적으로 더 많은 자원을 배분하는 중재안을 제시하는 동시에, 자신이 선호하지 않는 당사자에게는 갈등을 피하고 평화적으로 합의할 수 있는 기회를 더 많이 제공하는 전략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선호하는 당사자의 이익을 확대하면서도 상대방이 중재를 거부하거나 허위 정보를 제공할 유인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또한 일정 조건에서는 갈등 당사자들이 자신에게 불리하게 편향된 중재자도 자발적으로 수용할 수 있음을 밝혔다. 특히 상대방이 강한 군사력을 가진 유형일 가능성이 높을수록, 다소 편향된 중재자를 받아들이더라도 갈등 자체를 피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판단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이 경우 편향성이 지나치게 크지만 않다면 양측 모두가 해당 중재자를 받아들이는 균형이 형성될 수 있다.

 

무엇보다 이번 연구의 가장 주목할 만한 결과는, 갈등 당사자들이 실제로 수용한 편향된 중재자는 평화 달성 측면에서 중립적인 중재자와 동일한 수준의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편향된 중재자가 자신에게 불리한 당사자에게도 충분한 평화적 유인을 제공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중립적 중재자와 같은 수준의 ‘평화를 달성할 사전적 확률(ex ante probability of peace)’을 실현할 수 있음을 이론적으로 입증했다.

 

이는 편향된 중재자는 특정 당사자의 이익을 우선시하기 때문에 평화 구축 능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일반적인 통념을 뒤집는 결과다. 연구팀은 중재자가 어느 정도 편향성을 가지고 있더라도, 양측이 그 중재자를 받아들이는 데 동의한 상황이라면 평화를 촉진하는 효과는 중립적인 중재자와 다르지 않을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분쟁뿐 아니라 노사 갈등, 기업 간 협상, 법적 분쟁 등 다양한 갈등 해결 상황에서 중재자의 역할을 새롭게 이해할 수 있는 이론적 토대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갈등과 중재가 끊임없이 반복되는 오늘날 국제사회에서, 현실적으로 자주 등장하는 ‘편향된 중재자’의 역할과 효과를 설명하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사 작성: JSC 최도현(일반대학원 경제학 26)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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