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적된 연구의 힘으로 학문의 미래를 제시하다

2026 연세학술상 수상자들의 연구 성과와 학문적 비전
  • 2026.05.21

우리 대학교는 매년 탁월한 연구 성과를 통해 학문 발전에 크게 기여한 전임 교원에게 연세학술상을 수여하고 있다. 연세학술상은 우리 대학교에서 교원 대상으로 하는 시상 중 가장 역사가 깊고 권위가 높은 상으로, 2024년 제도 개편을 통해 기존 3개 부문 체계에서 인문·예체능, 사회, 이학, 공학, 의학 등 5개 부문 체계로 확대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의학 부문을 별도로 신설해 해당 분야의 특수성과 전문성을 반영했으며, 기존에 시행 중이던 의학대상(학술·봉사 부문)과의 중복을 방지하기 위해 의학부문은 의학대상 학술부문으로 갈음해 시상하고 있다. 이는 의학 분야 연구의 독자성과 전문성을 존중하면서도, 시상 체계의 효율성과 정체성을 함께 고려한 운영 방식으로 볼 수 있다.

 

2026 연세학술상 수상자로는 인문·예체능부문에 도현철 교수(문과대학 사학과), 사회부문에 정상철 교수(문과대학 심리학과), 이학부문에 권영준 교수(이과대학 물리학과), 공학부문에 조성배 교수(인공지능융합대학 컴퓨터과학과)가 선정됐다. 의학대상 학술부문 수상자로는 김동욱 교수(의과대학 생리학교실)가 이름을 올렸다. 시상식은 지난 5월 9일 오전 10시 30분 백주년기념관 콘서트홀에서 열린 창립 141주년 기념식에서 진행됐다.

 

도현철 교수는 문헌 전거 연구를 바탕으로 성리학의 수용과 활용 양상을 동아시아 지식장의 관점에서 규명하고, 여말선초 개혁 사상을 인적 네트워크와 집단지성의 맥락 속에서 조명함으로써 구조적이고 입체적인 역사 이해의 지평을 넓혔다. 정상철 교수는 시지각 심리학 분야에서 앙상블 부호화 연구를 선도해 왔으며, 이를 사회지각 연구로 확장해 인간 인지 연구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 권영준 교수는 전자-양전자 충돌 실험인 Belle 실험을 통해 입자물리학의 플래이버(Flavor) 물리 분야에서 B 중간자 연구를 수행하며, CP 대칭성 깨짐 발견과 CKM 가설 검증, 희귀 붕괴 연구 기반 암흑섹터 탐색 등에 기여함으로써 표준모형과 약한 상호작용에 대한 인류의 이해를 심화시켰다. 조성배 교수는 학제적 복합 인공지능 분야에서 독창적인 뉴로-심볼릭 모델을 개발하고 이를 실제 산업 문제 해결에 적용함으로써, 신뢰가능한 인공지능 연구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또한 김동욱 교수는 20여 년간 배아줄기세포(ES cell)와 iPS 세포 연구에 매진하며 파킨슨병 세포치료제 개발의 핵심 과제였던 유효성과 안전성 문제를 해결했고, 배아줄기세포 유래 세포치료제의 임상 연구를 세브란스병원에서 성공적으로 수행한 성과를 높이 평가받았다.

 

이번 수상자들은 각자의 연구 분야에서 새로운 학문적 지평을 열고, 세계적 수준의 연구 성과를 통해 학문과 사회 발전에 기여해 왔다. 각 부문 수상 교원들의 주요 연구 업적과 수상 소감, 그리고 앞으로의 연구 비전을 들어보았다.

 


동아시아 지식장의 시선으로 조선 건국과 성리학을 새롭게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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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학술상 인문·예체능부문, 문과대학 사학과 도현철 교수

 

 

 

Q. 연세학술상 인문·예체능부문 수상 소감을 부탁드립니다.
역사와 전통의 연세학술상을 허락해 주신 연세대학교에 감사드립니다. 연세의 한국학을 배우고 연구한 노력과 성과가 인정되어 큰 다행이고 영광입니다. 사실 연세대학교는 학부와 대학원 석·박사과정까지 연구자, 교육자의 길을 인도해 주었고 직장까지 마련해 주며 이 자리에까지 서게 해주었습니다. 학부 시절 선생님들은 연세의 국학과 연세 사학의 정신을 일관되게 볼 수 있는 방향과 방법을 일깨워주시고 몸소 사표가 되었으며, 같은 학교의 선배와 동료 그리고 후배, 제자들은 역사의 많은 논제를 논하며 나아갈 방향에 대한 영감을 주었습니다. 부모님(도기연, 김계남)과 아내(연효숙)를 비롯한 가족들은 연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이 모든 분들의 응원과 격려의 결실로 영광스러운 결과를 얻었습니다. 감사할 따름입니다.

 


Q. 이번 수상으로 이어진 주요 연구 성과를 소개해 주신다면.
저의 연구는 문헌의 전거 연구로 여말선초 성리학의 활용을 동아시아 지식장의 차원에서 규명하고, 인적 네트워크와 집단지성의 맥락 속에서 여말선초 개혁 사상을 살펴 구조적이고 입체적 시야를 제공하고자 하였습니다.

 

첫째로 저의 연구는 고려에서 조선으로의 왕조 교체기에 14명의 유학자를 구법 존중과 왕조 유지론, 신법 추진과 체제 개혁론, 신·구법 절충과 체제 정비론 등으로 유형화해 그 사상적 계통을 체계적으로 밝히고자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새로이 대책문과 문집에 없는 자료를 발굴하였고, 유교의 정치 사회적 확산이라는 차원에서 관련 사료를 분석하고 정밀한 논리로 조선왕조가 건국되는 역사상을 입체적으로 보여주고자 하였습니다.

 

둘째 연구는 ⌜삼봉집⌟의 기초가 되는 중국 문헌 자료를 조사하여 정도전 사상 형성에 중국 송·원·명의 사상이 반영되었음을 실증하였습니다. 전자판 사고전서가 나오기 이전에 ⌜삼봉집⌟과 ⌜사고전서⌟의 송·원·명 자료를 대조하여 ⌜삼봉집⌟의 인용 전거를 밝혀 한국사 연구의 새로운 방법론과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특히 ⌜경제문감⌟의 근거가 된 중국 자료의 인용 전거를 대조표로 만드는 문헌 근거 자료 연구법으로 한국사학뿐만 아니라 문학·철학·정치학 등 인접 한국학 분야의 연구에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셋째 연구는 고려말 개혁 방법의 차이가 조선 건국에 대한 찬반에 따라 다르게 제시되고 실천되는 양상을 당대 유학자가 남긴 사료에 대한 정밀한 고증을 통해 파악하면서, 학계의 기존 이해와 평가가 지닌 한계를 실증 자료를 통해 치밀하게 논증하고자 했습니다. 역사 연구에서 연구 자료의 정밀한 비판적 검토가 중요함을 다시 한번 강조하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넷째 연구는 고려말 성리학이라는 새로운 지식을 전수하고 확산하면서, 성균관을 매개로 지식인 상호 간의 유대감을 강화하고 네트워크가 형성되며, 이를 기반으로 성리학 지식인이 개혁 정치를 추구하고 조선왕조 개창의 중심 세력으로 성장해 간 구체적 양상을 설득력 있게 제시하고자 했습니다. 기존의 뛰어난 1인 중심의 연구에서 벗어나 집단지성을 통해 개혁과 지식 변동이 전개되었음을 밝히고자 하였습니다. 

 


Q. 앞으로의 연구 계획과 연구 방향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조선시대 성리학의 성립과 전개 양상을 고려 후기에 수용된 성리학의 형성과 발전에서 추적하고, 조선왕조의 개창 이후에 인적으로 어떻게 계승되고, 지적으로 어떻게 전승되는지를 당대 사상계의 동향 속에서 고찰하고자 합니다. 예컨대 고려말 이색을 중심으로 형성된 학파와 학풍이 조선 초 권근과 같은 관학파와 길재와 같은 그룹으로 이어지는 흐름을 사상의 계승과 종합 과정으로 파악하고자 합니다. 이러한 계통적 접근은 한국 중세 사상의 독자적 특징을 입체적으로 조망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전근대 한국은 중국과의 긴밀한 관계 속에서 유교 문화를 수용하여 개혁 정치를 추진하고 한국 중세 사상을 발전시켰습니다. 이때 한국 중세 사상과 그 기초가 되는 지식 정보는 중국의 그것을 우리에 맞게 선택적으로 수용하여 발전시킨 것입니다. 그러므로 중국 사상의 전체상과 한국 중세 사상을 대비하는 비교사적 연구는 한국 중세 사상을 일국사를 넘어 동아시아 차원에서 재조명하게 하고 유교가 지닌 인류사적 보편성이 구현된 양상을 파악하는 계기를 마련해 줄 것입니다. 

 

2009년에 일본 나고야 호사문고(蓬左文庫)에서 정몽주의 과거시험 답안지를 발견한 이래 고려와 조선시대의 과거제에 대한 연구가 활성화된 경험은 임진왜란 때 일본으로 가져온 한국 고문헌의 발굴의 필요성을 일깨워주었습니다. 정부의 실태 파악과 해제 작업으로 많은 자료가 소개되고 있지만, 여전히 발굴되고 소개되어야 할 우리 기록이 일본에 남아 있습니다. 일본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는 한국학 고문헌의 발굴에 힘을 쓰고자 합니다.

 


Q. 연구를 이어오며 중요하게 생각해 온 학문적 비전과 연구 철학은 무엇인가요?
역사학은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이자, 미래를 조망하게 하는 학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역사학은 과거의 역사적 맥락을 탐구하여 인간과 사회의 본질을 이해하고 그것이 현대에서 갖는 의미가 무엇인지 파악합니다. 또한 사료 근거를 바탕으로 역사적 사실을 밝히며 왜곡되거나 과장된 혹은 숨겨진 사실을 바로잡고자 합니다. 이때 정확한 사실 확인과 검증을 통하여 연구자의 주관이나 시대적 편견을 배제하고 참된 진실을 찾고자 합니다. 

 


Q. 연구자로서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역사학의 길을 걸어온 지 46년째이지만, 아직 궁구하고 탐구하고 밝혀내야 할 연구 주제가 많습니다. 지금은 기왕의 과학 기술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AI가 만들어지고 그것이 인간의 영역을 대체하려 하고 있습니다. 역사학은 생각하고 성찰하여 인간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학문이고, 그중 한국사학은 오천년 역사를 관통하는 우리 민족의 저력과 지혜를 구명하는 인문학의 정수입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전통 시대를 연구하는 학문 후속 세대가 감소하고 있습니다. 꼭 필요하고 누군가는 해야 하지만, 당장의 실용성이 떨어지는 전통 한국사학을 연구하려는 후학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국가의 전통문화 연구에 대한 활성화 노력과 함께 일제 강점기 이래 한국학의 전통을 갖고 있는 학교의 전폭적인 지원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앙상블 부호화’ 연구로 인간 인지의 메커니즘을 밝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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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학술상 사회부문, 문과대학 심리학과 정상철 교수

 

 

 

Q. 연세학술상 사회부문 수상 소감을 부탁드립니다.
우리 대학교를 대표하는 학술상을 수상하게 되어 감사하고 영광입니다. 심리학과와 인지과학협동과정의 훌륭한 교수님들, 그리고 탁월한 학생들과 함께 연구하고 협업할 수 있었기에 이처럼 뜻깊은 상을 받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동료들의 인정도 받는 것은 연구자로서 정말 감사하고 행복한 일입니다.

 


Q. 이번 수상으로 이어진 주요 연구 성과를 소개해 주세요.
제가 연구하는 앙상블 부호화(Ensemble coding)는 복잡한 시각 정보를 효율적으로 요약하는 뇌의 메커니즘입니다. 예컨대 싱그러운 5월의 정취를 만끽할 때, 우리는 살랑살랑 흔들리는 나뭇잎 하나하나에 집중하기보다 청송대 숲이 이루는 초록의 향연을 전체적으로 지각합니다. 인간은 이처럼 방대한 정보를 요약하고 효율적으로 처리함으로써 제한된 뇌의 인지 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합니다. 저는 이러한 앙상블 부호화가 집단 부호 반응(population response)으로 설명될 수 있음을 제안했으며, 최근에는 이 모델을 타인의 상호작용을 인지하고 이해하는 사회 지각 분야로 확장하여 연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Q. 연구를 이어오며 중요하게 생각해 온 학문적 비전과 연구 철학은 무엇인가요?
끊임없는 호기심은 학문의 원천입니다. 저는 호기심 어린 시선으로 주변을 관찰하고, 그 속에서 발견한 현상의 원인을 즐거운 마음으로 끊임없이 탐색하고, 그 결과를 하나의 일관된 스토리로 엮어내는 과정이 곧 연구라고 생각합니다.

 


Q. 앞으로의 연구 계획이나 연구 방향은.
앞으로 저는 앙상블 부호화를 사회 지각 분야로 적용하여 다양성이 존중되는 사회가 건강하고 이상적인 사회라는 가설을 검증하고 싶습니다. 구체적으로, 우리 중 누구도 우리 모두보다 똑똑할 수 없다(power of averaging)라는 원리가 사회 구성원의 다양성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를 연구하고 싶습니다.

 


Q. 연구자로서 전하고 싶은 말씀이나 조언이 있다면.
개인적으로 좋은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연구 주제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며, 많이 읽고 쓰고, 연구 과정 전반에 걸쳐 좋은 습관을 형성하며, 즐거운 협업을 추구하고, 중요한 일과 급한 일을 구분하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주의 비밀을 추적하다… Belle 실험으로 새로운 물리 법칙에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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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학술상 이학부문, 이과대학 물리학과 권영준 교수

 

 

 

Q. 연세학술상 이학부문 수상 소감을 부탁드립니다.
영예로운 상을 허락하신 하나님께 먼저 감사드립니다. 뜻밖의 수상 소식에 놀라움과 기쁨, 그리고 무거운 책임감을 함께 느낍니다. 연세학술상이 평생 업적을 기준으로 주어진다고 들었습니다. 기존 수상자들의 훌륭한 성취에 비하면 저는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그럼에도 연구의 가치를 다각도에서 조명해 주시는 심사위원들의 평가 덕분에 한 사람의 물리학자로서 평생 흥미를 느껴 온 주제에 꾸준히 천착해 온 노력을 가치 있게 평가해 주셨다는 점에서 더욱 뜻깊게 생각합니다. 정량화되고 획일화된 평가에서 벗어나 연구의 가치를 다양한 각도에서 평가하는 과정이 학문의 다양성 및 이를 통한 새로운 발견을 가능케 하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Q. 이번 수상으로 이어진 주요 연구 성과를 소개해 주신다면.
저는 연세대학교에 부임한 1996년부터 일본 고에너지가속기연구기구(KEK)에서 준비 중(당시 기준)이었던 국제공동 실험인 Belle 실험에 참여하여 B 중간자에 관한 연구를 수행해 오고 있습니다. Belle 실험은, 우리 우주에 나타난 극심한 물질-반물질 불균형의 원인을 제공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CP 대칭성 깨짐 현상의 물리적 원리를 밝히는 것을 목표로, 세계 20여 국가에서 400여 물리학자들이 공동으로 기획, 건설, 수행한 입자물리 실험입니다. KEK의 전자 가속기 시설을 이용하여 전자와 양전자를 충돌시켜 생성된 다량의 B0 중간자 붕괴 과정을 정밀 측정함으로써 CP 대칭성 깨짐에 관한 Kobayashi-Maskawa 가설을 검증하고 약전자기 상호작용 분야에서 입자물리 표준모형을 넘어서는 새로운 물리 법칙을 찾고자 하는 것이 Belle 실험의 목표였습니다. 
   

저는 Belle 실험 참여 이듬해인 1997년부터 2006년까지 Belle 실험의 물리 연구 분과인 'CKM 행렬 요소 측정' 분과의 책임자를 맡아 해당 분야의 연구를 이끌었습니다. Belle 실험에서의 CKM 행렬 요소 정밀 측정은, B0 중간자에서의 CP 대칭성 깨짐 발견과 결합하여 Kobayashi-Maskawa 가설을 검증하는 결정적 근거를 제공하였습니다. (Belle 실험과 같은 시기에 미국 SLAC 연구소의 BaBar 실험에서도 독립적으로 같은 내용의 실험 결과들을 발표하였고 이는 Belle과 BaBar가 동시에 공동 검증한 것으로 학계에서 인정받고 있습니다.) 이 결과로 2008년 노벨 물리학상이 Makoto Kobayashi 박사와 Toshihide Maskawa 박사에게 수여되었습니다. 
   

Belle 실험에서 CKM 연구 그룹 책임자의 역할을 마친 이후에는 Belle 실험에 참여하는 물리학자들의 물리 분석 연구를 총 지휘하는 총괄책임자(Physics Coordinator; 2010-2018) 및 Belle 실험 구성원 전체의 투표로 선출되는 공동대표(co-spokesperson; 2018-2024) 역할을 맡아 Belle 실험에서 성공적으로 새로운 물리 연구 결과가 도출되고 이를 학술지 및 국제 학회에 발표하는 과정을 지휘하였습니다. 이 시기에 제 연구의 초점을 CKM 측정에서 조금 변화하여 B 중간자의 희귀 붕괴, 특이붕괴를 통한 새로운 물리 법칙의 탐색에 맞추어 왔습니다. 그 결과로 B 중간자 붕괴에서 Majorana 중성미자 탐색, 암흑 광자 탐색, 액시온 유사 입자 탐색 등 일련의 탐색 과정을 수행하였습니다. 이는 입자물리의 새로운 물리 법칙이 어떠한 형태로 나타나게 될지를 찾아 나가는 과정입니다. 
   

Belle 실험은 2019년부터 가속기와 검출기를 업그레이드하여 Belle II 실험으로 거듭났습니다. 저는 Belle II 실험에도 계속 참여하여 B 중간자의 희귀 붕괴를 통한 암흑 섹터의 연구를 지속하고 있고 동시에 연구의 시야를 ‘charm 입자’인 D 중간자의 희귀 붕괴와 특이붕괴로 넓혀 가고 있습니다.

 


Q. 연구를 이어오며 중요하게 생각해 온 학문적 비전과 연구 철학은 무엇인가요?
우리가 속한 우주의 신비를 궁금해 하고 이를 탐색하며 연구하는 것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1천만 종에 가까운 생물 종 중에서 오로지 인간만이 하는 작업입니다. (언젠가 다른 생물이, 혹은 컴퓨터를 포함한 기계가 이 대열에 합류하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와 같이 자연의 탐구는 인간됨의 핵심 요소이기에 인류가 존재하는 한 포기할 수 없는 작업이라 믿습니다. 

 

자연과학의 여러 분야들 중에서 제가 하고 있는 입자물리학 특히 입자물리 실험 분야의 시급한 현안은 중성미자의 CP 대칭성 깨짐 여부와 암흑 섹터(Dark Sector) 입자의 존재 여부 및 정체성을 밝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 문제들을 해결하는 것은 입자물리 연구를 통해 우리 우주를 이해하기 위한 중요한 학문적 진전입니다. 그래서 저는 Belle II 실험이 제공하는 환경 안에서 암흑 섹터 입자를 탐색하는 연구를 계속 수행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 외에도 입자물리에서 중요한 현안 과제는 많이 있습니다만, 자연과학은 개별 학자들이 각자의 영역에서 묵묵히 노력하며 인류 지식의 프론티어를 조금씩 넓혀 나가는 공동의 작업이기에, 한 개인이 모든 주제를 다 연구할 수는 없으며 각자가 가장 흥미를 가지는 주제를 집중하여 연구함으로써 새로운 지식들을 발견, 축적하고 소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앞으로의 연구 계획과 연구 방향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우선 현재 진행하고 있는 Belle II 실험 연구는 힘이 닿는 데까지 최선을 다해 지속하여 수행할 것입니다. 현재 1) D 중간자 희귀 붕괴 과정에서의 CP 비대칭성 탐색, 2) D0 중간자가 '보이지 않는 입자들로 이루어진 최종 상태'로 붕괴하는 모드의 탐색, 그리고 3) B 중간자에서의 액시온 유사입자 탐색 등을 주제로 저희 연구실 박사과정 학생들과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들 중 2), 3) 주제는 암흑 섹터 입자의 탐색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 연구를 잘 마무리하는 것이 단기 목표라 하겠습니다.  

 

연세대에서의 정년 은퇴까지 남은 시간이 3년이 채 되지 않는 점을 고려하면 Belle II 실험 이후의 새로운 실험 프로젝트를 구상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차치하고, 제 학문적 관심은 차세대 고에너지 전자-양전자 충돌을 통해 새로운 물리 법칙을 탐색하는 것입니다. 특히 전자-양전자 충돌의 정밀한 실험 환경에서 힉스 입자의 self-coupling 등을 연구하고 정밀하게 측정하는 것은 입자물리 그리고 이를 넘어서 우주론에 이르기까지 파급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됩니다. 정년 이후에도 이를 위한 후학들의 노력을 적극 응원하며 성공적인 연구를 기대하겠습니다.

 


Q. 연구자로서 전하고 싶은 말씀이나 조언이 있다면.
과학자들은 자연과학의 최전선을 탐험하고 열어 가는 과정에서 때로는 금광을 발견하기도 하고, 때로는 생각지도 못했던 경이로운 풍경을 마주하기도 합니다. 이와 같은 우리의 발자취가 후학들에게 작은 영감이 되고 동기 부여가 되길 바랍니다. 그리고 이 일에 소명을 받은 후학들이 계속해서 연세 캠퍼스 안에서 성장하고 배출되기를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지난 30년 가까운 시간 동안 연세대에서 제가 좋아하는 입자물리 분야의 연구에 전념하며 학문적 성과들을 이루고 자연과학 연구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도록 환경을 제공해 주고 각종 지원을 해주신 연세대학교에 감사를 드립니다. 저 외에도 연세대 특히 이과대학에 소속된 수많은 뛰어난 연구자들, 학자들이 오늘도 실험실과 연구실에서 자연과학의 프론티어를 개척하는 발걸음을 내딛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이들의 연구와 학문 활동이 유익하고 아름다운 열매를 맺고 연세의 이름을 빛낼 수 있도록 계속되는 격려와 응원 부탁드립니다.

 


복합 인공지능 연구로 ‘신뢰가능한 AI’의 길을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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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학술상 공학부문, 인공지능융합대학 컴퓨터과학과 조성배 교수

 

 

 

Q. 연세학술상 공학부문 수상 소감을 부탁드립니다.
학부 4년과 교수 31년, 도합 35년을 연세동산에서 마음껏 교육과 연구를 할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인데, 이렇게 과분한 상을 수상하게 되어 커다란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그간 제가 좋아서 한 일인데 세상이 인공지능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제가 한 연구까지 칭찬해 주셔서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돌이켜보면 30여 년을 한결같이 연세의 품 안에서 묵묵히 제가 걸어온 길에 동참해서 함께 연구실의 밤을 밝히며 도전과 성취를 이뤄낸 대학원 학생들의 열정과 헌신 덕분이 아닐까 합니다. 이 자리를 빌려 까칠한 지도교수가 안겨준 시련을 이겨낸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에게 크게 감사하고, 그런 어려움을 함께 했던 제자들이 국내외 각 분야에서 저마다의 역할을 해 나가고 있는 모습에 더 큰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Q. 이번 수상으로 이어진 주요 연구 성과를 소개해 주신다면.
인공지능의 겨울로 불리던 1990년대부터 학제적인 실용 인공지능이란 기치 아래, 다수의 신경망 모델과 전통적인 인공지능 기법을 결합한 앙상블 기술을 개발하여 다양한 산업계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해 왔습니다. 특히, 데이터의 특징을 컨볼루션 신경망으로 정확히 추출하고 이의 시간적 변화를 장단기메모리 순환신경망으로 모델링하는 기술에 집중하여 세계 최초로 다양한 실제 문제 해결에 적용한 연구는 전력 소모량 예측, 인간행동 인식, 비정상 웹 트래픽 탐지 등의 분야에서 상당히 많은 후속 연구자들이 인용하는 파급효과를 가져왔습니다. 이러한 연구를 바탕으로 여러 정부 기관에 봉사하여 2022년에는 대한민국 근정포장을 수훈하고, 2024년에는 대통령직속 국가인공지능위원회 기술혁신분과위원장으로 임명되어 국가 인공지능 정책의 수립과 연구 기획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Q. 연구를 이어오며 중요하게 생각해 온 학문적 비전과 연구 철학은 무엇인가요?
저는 연구를 진행하면서 하나의 방법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다양한 기술을 결합하는 방식이 인공지능의 본질에 더 가깝다고 믿어왔습니다. 지능이나 복잡한 시스템을 하나의 모델로 구현하기보다는, 여러 기능을 모듈화해 결합하는 방식이 더 적합하지 않을까요. 지능이란 복잡한 환경 속에서 제한된 자원을 활용해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복합적 능력이라고 본다면, 서로 다른 인공지능 기법들의 장점을 결합하는 것이 나아가야 할 방향일 것입니다. 이러한 비전은 문자 인식, 다중 로봇, 지능형 비서, 그리고 전력 소모량 예측과 같은 다양한 응용 연구로 이어졌고, 실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확장되어 왔습니다. 인공지능은 결국 현실의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때 그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앞으로의 연구 계획과 연구 방향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현재 인공지능은 매우 뛰어난 성과를 내고 있지만, 인간 지능의 본질을 이해한 상태에서 만들어진 것이라기보다 입력과 출력의 상관관계를 학습해 이를 모방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현재의 인공지능을 궁극의 인공지능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앞으로는 다중 과제 수행 능력과 함께 설명 가능성과 신뢰성 확보가 중요한 과제가 될 것입니다. 특히 주류인 트랜스포머 기반 딥러닝은 높은 성능을 보이지만, 대규모 데이터와 에너지에 의존하고 환각과 편향 문제를 안고 있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인간 두뇌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다양한 접근 방식을 결합한 복합적인 인공지능으로 나아갈 필요가 있습니다. 앞으로도 인간 두뇌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활용 범위를 확장할 수 있는 복합적인 인공지능을 추구해 실용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Q. 연구자로서 전하고 싶은 말씀이나 조언이 있다면.
연구자의 길은 때로는 따분하고 경제적으로도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 있지만, 당장의 풍요로운 생활에 머물지 않고 인류에 무언가를 남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삶의 영역을 글로벌하게 넓힐 수 있어 한번 사는 인생에서 도전해 볼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세상은 급속도로 변해가는데 비해, 많은 연구자들이 본인 연구에만 편향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은 인공지능이 단순한 보조 도구를 넘어 연구 방식 자체를 혁신할 수 있는 단계에 와 있는데요. ‘오토 리서치(Auto Research)’와 같은 연구용 인공지능은 가설 설정부터 실험 설계, 반복 실행까지 자동으로 수행하는 수준에 이르러, 과학과 기술 전반의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가능성이 커서 보다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활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인공지능의 연구와 활용은 자유로운 학풍의 연세가 잘할 수 있고, 또 잘 해야만 하는 분야입니다. 앞으로 세계적으로 인공지능을 선도하는 연세인이 많이 나오기를 바랍니다.

 


줄기세포 기반 난치성 질환 치료 연구를 선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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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대상 학술부문, 의과대학 생리학교실 김동욱 교수

 

 

 

Q. 연세의학대상 학술부문 수상 소감을 부탁드립니다.
그동안의 연구 여정을 연세대학교를 대표하는 연세의학대상으로 인정받게 되어 매우 큰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이번 수상은 저 개인뿐만 아니라 오랜 시간 함께 연구해 온 학생과 연구원들이 함께 쌓아 온 결실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인간 배아줄기세포와 유도만능줄기세포(iPS 세포)를 활용해 난치성 질환의 세포치료제 개발, 질병 기작 연구, 유전자 교정 연구를 이어 왔습니다. 그중 배아줄기세포 기반 파킨슨병과 척수손상 세포치료 연구는 기초 연구에서 출발해 비임상시험과 임상시험으로 이어지기까지 20년이 넘는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긴 시간 동안 수많은 난관이 있었지만, 그 과정이 실제 환자 치료 가능성을 보여주는 성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연구자로서 큰 보람을 느낍니다.

 


Q. 이번 수상으로 이어진 주요 연구 성과를 소개해 주신다면.
저의 주요 연구 분야는 줄기세포를 이용한 난치성 질환 세포치료제 개발, 환자 유래 iPS 세포 기반 질병 기작 연구 및 환자 유래 iPS 세포 기반 유전자 교정 연구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인간 배아줄기세포와 iPS 세포는 질병 부위 세포로 분화시켜 손상된 세포를 대체할 수 있으며, 또한 질병의 원인을 세포 수준에서 이해하고, 유전적 결함을 교정할 수 있는 중요한 플랫폼입니다. 저는 이러한 가능성을 실제 치료와 연결하기 위해 세포 분화 기술, 안전성 확보 기술, 질환 모델링, 유전자 교정 기술을 함께 발전시켜 왔습니다.

 

이 중에서 가장 오랫동안 집중해 온 분야는 배아줄기세포 유래 도파민 신경세포를 이용한 파킨슨병 세포치료제 개발입니다. 파킨슨병은 도파민 신경세포가 소실되면서 발생하는 질환이기 때문에, 소실된 세포를 대체할 수 있다면 증상 조절을 넘어 근본 치료의 가능성을 열 수 있습니다. 저희 연구팀은 세계적 수준의 신경세포 분화 기술과 종양원성 위험을 낮추기 위한 안전성 확보 기술을 단계적으로 확립했고, 이를 바탕으로 아시아 최초이자 세계 두 번째의 배아줄기세포 기반 파킨슨병 임상시험으로 이어지는 성과를 얻었습니다. 최근 1년 추적 결과에서도 이식 세포와 관련된 중대한 안전성 문제 없이 운동 기능과 삶의 질 개선 가능성을 확인했습니다. 특히 환자들 중에는 세포 이식 후 탁구와 배드민턴 같은 운동을 다시 즐길 수 있게 된 환자도 있었고, 오케스트라 지휘를 재개하거나, 잦은 넘어짐으로 어려웠던 동네 축제 참여를 다시 할 수 있게 된 환자도 있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임상적 호전이 단순한 지표 개선을 넘어 환자의 일상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파킨슨병 세포치료제 개발과 함께, 환자 유래 iPS 세포를 이용한 유전자 교정 연구와 질병 모델링도 중요한 축을 이루었습니다. 저희 연구팀은 A형 혈우병 환자 유래 iPS 세포에서 복잡한 염색체 역위 구조 변이를 교정하는 연구를 세계 최초로 수행해, 환자 유래 iPS 세포와 유전자 가위 기술이 결합되어 난치성 유전질환의 원인 교정 연구에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또한 부신백질이영양증(X-ALD) 환자 유래 iPS 세포 모델을 통해 새로운 신경염증 기전을 세계 최초로 규명함으로써, 희귀 난치성 신경질환의 병인 이해와 치료 표적 발굴에도 기여했습니다.

 

이처럼 제 연구는 줄기세포 신경 분화 국제 표준화 기술 확립에서 출발해 파킨슨병과 척수손상 등 난치성 질환 세포치료제 개발, 혈우병 유전자 교정, X-ALD 질병 기작 규명으로 이어져 왔습니다. 관련 성과들은 주요 국제 학술지 발표와 특허, 기술이전으로도 연결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줄기세포 연구가 기초생명과학에 머무르지 않고 환자 치료와 산업적 응용으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준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연구를 이어오며 중요하게 생각해 온 학문적 비전과 연구 철학은 무엇인가요?
저는 난치성 질환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출발점은 질병의 핵심 원인을 정확히 이해하고, 실제로 회복시킬 수 있는 방법을 끝까지 추구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파킨슨병의 경우 핵심 병인은 도파민 신경세포의 소실입니다. 그렇다면 증상을 조절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잃어버린 세포를 대체할 수 있는지 질문해야 합니다. 유전 질환에서는 원인이 되는 유전적 결함을 어떻게 교정할 수 있을지, 희귀 신경질환에서는 환자 세포를 통해 병의 작동 원리를 어떻게 재현하고 치료 표적을 찾을 수 있을지 묻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하나의 중요한 원칙은 재현성과 안전성입니다. 세포치료는 좋은 아이디어만으로는 환자에게 실제로 적용될 수 없습니다. 누구나 재현할 수 있는 표준화된 분화 기술, 높은 분화 세포 순도와 균일성, 종양원성 위험의 제거, 장기적인 안전성 검증이 함께 갖추어져야 합니다. 기초 연구와 임상 연구, 제조 공정, 영상 평가, 규제 과학이 서로 분리되어서는 안 되며, 각 분야가 유기적으로 연결될 때 비로소 환자에게 적용 가능한 안전한 치료 기술이 완성된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제 학문적 목표는 기초생명과학의 발견을 임상 현장의 필요와 연결하고, 그 연결이 실제 환자의 삶을 바꾸는 치료로 이어지도록 하는 데 있습니다. 줄기세포는 세포치료제, 질환 모델, 유전자 교정 플랫폼을 모두 가능하게 하는 도구입니다. 앞으로도 줄기세포생물학, 신경과학, 임상의학, 유전체 공학, 인공지능 등 여러 분야의 융합을 통해 재생의학의 가능성을 넓혀 가고자 합니다.

 


Q. 앞으로의 연구 계획과 연구 방향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앞으로는 현재까지의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후속 임상을 지속해, 인간 배아줄기세포 유래 도파민 신경세포 치료가 전 세계 파킨슨병 환자들에게 적용 가능한 치료 전략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연구를 이어 갈 계획입니다. 더 많은 환자와 더 긴 추적 관찰을 통해 안전성과 유효성을 정밀하게 확인하고, 용량, 이식 방법, 면역 관리, 영상 평가 지표 등을 계속 최적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저희 연구팀이 확립한 신경세포 분화 및 세포치료 기반 기술을 다른 신경계 난치성 질환으로 확장하고자 합니다. 파킨슨병뿐 아니라 척수손상, 뇌졸중, 치매, 루게릭병 등 다양한 신경퇴행성 및 신경손상 질환에서도 세포 대체와 재생의학적 접근이 새로운 치료 가능성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이미 척수손상 세포치료제는 임상시험 단계에 진입해 있으며, 앞으로도 기초 연구와 임상 연구를 긴밀히 연결해 재생의학 분야의 실질적인 치료 성과를 만들어 가고 싶습니다.

 

동시에 환자 유래 iPS 세포를 활용한 질환 모델링과 유전자 교정 연구도 지속적으로 확장하고자 합니다. 희귀 난치성 질환에서는 환자의 세포를 통해 병의 기전을 정밀하게 재현하고, 그 결과를 치료 표적 발굴과 약물 평가로 연결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유전자 교정 기술 역시 복잡한 구조 변이를 포함한 다양한 유전 질환에 적용될 수 있도록 안전성과 정확성을 높여 가야 합니다. 앞으로의 연구는 세포치료제 개발, 질병 기작 규명, 유전자 교정이 서로 분리된 영역이 아니라 하나의 통합적 재생의학 플랫폼으로 발전하는 방향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후배 연구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나 조언이 있다면.
바이오 분야의 기초 연구와 이를 환자 치료로 연결하는 일은 긴 시간과 많은 인내를 필요로 합니다. 연구 과정에서는 실패가 더 많고, 예상보다 훨씬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연구가 언젠가 환자와 그 가족의 삶에 긍정적인 변화를 줄 수 있다는 믿음을 잃지 않는다면, 그 긴 과정 자체가 연구자로서 매우 의미 있는 여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후배 연구자들에게는 한 분야의 깊이를 갖추는 동시에, 다른 분야와 적극적으로 교류하고 융합하는 태도를 권하고 싶습니다. 생명과학뿐 아니라 공학, 의학, 인공지능, 산업화와 규제 분야까지 폭넓게 이해하고 협력할 때 새로운 치료 기술이 현실에 가까워질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연구의 최종 목적지가 논문에만 머무르지 않고 환자의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키는 데 있다는 점을 기억하며, 긴 호흡으로 도전해 나가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