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어 어기조사, 인간관계에 따라 사용 양상과 어감 달라져

김태은 교수팀, 다양한 관계 유형에 따른 어기조사 이형태의 사용 차이 고찰
  • 2026.04.22

중국어에서는 문장 끝에 붙어 화자의 감정과 태도를 드러내는 어기조사가 상황과 관계에 따라 미묘하게 달라진다. 이러한 변화는 하나의 형태가 여러 음성 형식으로 실현되는 ‘이형태’로 나타나며, 啊가 呀, 哪, 哇로 변하는 현상 역시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는 단순한 말끝의 차이를 넘어 화자의 태도와 인간관계를 드러내는 중요한 언어적 특징이다.

 

중어중문학과 김태은 교수 연구팀(왕웨루(王玥璐) 박사과정)은 이러한 중국어 어기조사 이형태(Allomorph)의 선택이 화자의 입장과 인간관계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어기조사 啊와 그 이형태인 呀, 哪, 哇의 사용 양상을 동맹관계, 친밀도와 상호지위, 그리고 세부 관계 유형에 따라 구분하고, 중국어 모어 화자의 구어 자료, 영상 자료, 설문 조사를 통해 수집한 3,882개 예문을 대상으로 분석을 수행했다.


동맹관계에 따른 차이

동맹관계에 따른 어기조사 사용 양상을 분석한 결과, 화자가 상대방과 인식을 같이하려는 ‘동맹’ 입장인지, 비난이나 풍자를 목적으로 하는 ‘반동맹’ 입장인지, 혹은 다른 청자의 참여가 없는 ‘비동맹’ 입장인지에 따라 선택되는 어기조사가 뚜렷하게 달랐다.

 

啊와 哪는 동맹과 반동맹 입장에서 비교적 고르게 사용됐으나, 哪는 동맹적 성격이 더 강하게 드러났고, 啊는 중성적인 어감으로 폭넓게 활용됐다. 반면 呀는 반동맹 상황에서 화자가 비협조적인 태도를 표명할 때 주로 사용됐으며, 哇는 가장 적극적인 지지와 협력의 의미를 담는 표현으로 분석됐다.


친밀도와 상호지위에 따른 차이

상호지위 역시 중요한 변수로 작용했다. 화자의 위치를 상위·대등·하위로 구분한 결과, 啊와 哪는 상위 위치에서, 呀와 哇는 하위 위치에서 더 높은 사용 비율을 보였다. 특히 哇는 온화한 어감과 적극적인 지지 기능으로 인해 하위 위치에서 현저히 높은 비율로 사용되었다. 또한 화자가 관계에서 하위에 있을 때보다 상위나 대등한 위치에 있을 때 어기조사를 보다 다양하게 사용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이는 사회적 여유가 있는 위치일수록 표현 선택의 폭이 넓어짐을 시사한다.

 

친밀도에 따른 차이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啊와 呀는 친밀한 관계에서, 哪와 哇는 상대적으로 친밀하지 않은 관계에서 더 자주 사용됐다. 이는 啊의 중성적이고 보편적인 어감, 呀의 상대적으로 주장적인 성격, 그리고 哪의 온화한 협력성과 哇의 탈권위적이고 협조적인 어감에서 비롯된 결과로 볼 수 있다.


세부 관계 유형에 따른 차이

연구팀은 친자 관계, 우정 관계, 낭만 관계, 직무 관계에서 나타나는 이형태 사용 양상을 성별, 동성·이성 관계, 연령 등을 기준으로 구분해 추가 분석했다.

 

친자 관계에 따른 차이
친자 관계에서는 啊와 呀의 경우 남녀 간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으나, 哪와 哇는 남성이 여성보다 약 두 배가량 더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啊가 장년·중년층에서, 呀가 아동·청소년층에서 높은 사용 비율을 보였으며, 특히 청소년이 부모와의 관계에서 呀를 자주 사용하는 경향이 확인됐다. 이는 청소년 시기에 자신의 주장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특성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哪와 哇는 청소년과 중년층 모두에서 비교적 고르게 나타났으며, 이 가운데 온화한 협력과 지지를 나타내는 哪는 중년층에서 특히 높은 빈도로 사용되었다.

 

우정 관계에 따른 차이
우정 관계에서는 성별에 따라 여성은 呀를, 남성은 다양한 이형태를 비교적 고르게 사용하는 경향이 나타났으며, 특히 哪는 남성에게서 더 두드러졌다. 이는 여성은 자신의 주관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이형태를 많이 사용하는 반면, 남성은 온화하고 우호적인 관계를 나타내는 이형태를 상대적으로 선호하는 경향을 시사한다.

 

또한 동성 간에는 呀와 哪를, 이성 간에는 啊와 哇를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동성 관계에서는 주관성과 협력성이, 이성 관계에서는 보편적이거나 감정을 드러내는 표현이 상대적으로 선호됨을 확인할 수 있다.

 

연령별로 보면 啊는 아동을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비교적 고르게 사용되었으며, 아동은 呀의 사용이 두드러졌다. 이는 어린 연령층일수록 자신의 주장을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경향을 반영한다. 반면 청소년은 또래 간 우호적 협력 관계를 중시하는 경향으로 인해 哪와 哇의 선호도가 높고 呀의 사용은 낮은 특징을 보였다. 장년층은 啊와 哪를 중심으로 사용하며, 呀와 哇와 같이 강한 주장이나 적극적 지지를 나타내는 표현은 상대적으로 적게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낭만 관계에 따른 차이
낭만 관계에서는 남녀 모두 啊의 사용이 다른 이형태에 비해 두드러지지 않았는데, 이는 감정 표현이 강조되고 주관적 정서를 보다 명확히 드러내는 관계 특성을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남성은 啊와 呀, 특히 呀를 더 많이 사용하는 반면, 여성은 哪와 哇를 더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남성은 주도적인 표현을, 여성은 협력과 지지를 드러내는 표현을 선호하는 경향을 시사한다.

 

연령별로는 啊가 전 연령대에서 고르게 사용된 반면, 중년층에서는 다른 친밀 관계에 비해 선호도가 낮고 呀, 哪, 哇의 사용이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이는 중년층이 낭만 관계에서 감정을 보다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특성을 보여준다. 특히 哪에 대한 선호도가 높게 나타났는데, 이는 온화한 협력을 중시하는 태도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청소년은 哪와 哇를 많이 사용해 부드러운 어감으로 의사를 전달하는 반면, 장년층은 呀의 사용 비율이 높아 보다 분명하고 강한 표현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무 관계에 따른 차이
직무 관계에서는 남녀 모두 啊의 사용이 두드러졌으며, 주관성이 강조되는 呀의 사용 비율은 전반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여성은 남성보다 呀를, 남성은 여성보다 哪와 啊를 더 사용하는 경향을 보여, 낭만 관계와는 상반된 양상이 확인됐다.

 

연령별로 보면 청소년과 장년층은 呀의 사용이 특히 낮아 직무 상황에서 자신의 의사를 강하게 드러내지 않으려는 경향이 나타났다. 반면 哪와 哇의 사용은 상대적으로 높아 협력적이고 신중한 태도를 반영했다. 중년층은 呀와 哪를 모두 비교적 많이 사용해 주도성과 온화함을 함께 드러내는 특징을 보였다.


이번 연구는 중국어 어기조사 선택이 화자의 태도와 인간관계에 따라 달라지는 중요한 요소임을 보여준다. 특히 관계 유형, 친밀도, 지위에 따라 사용 양상이 달라진다는 점에서 언어 사용이 사회적 맥락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확인했다.

 

김태은 중어준문학과 교수는 "이러한 결과가 실제 의사소통 상황에서 화자의 의도를 보다 정확하게 해석하는 데 기여할 뿐 아니라, 중국어 교육 연구에도 유의미한 시사점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기사 작성: 연세소식단 최서윤(중어중문학 25)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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