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에 따라 바다 밑 지하수 흐름도 바뀐다

지구시스템과학과 정한철 교수팀, 기후변화 따른 해저 지하수 유출 변화 분석
  • 2025.04.22
1980~2016년 한반도 전 해안선 대상 담수 SGD 정량 분석 최초 수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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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 정한철 교수]

 

지구시스템과학과 정한철 교수와 미국 NASA 고다드 우주비행센터 윤여상 박사 공동 연구팀이 기후변화가 한반도 연안에서의 해저 지하수 유출(Submarine Groundwater Discharge, SGD)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위성 기반 데이터와 고해상도 모델을 활용해 육안으로는 확인하기 어려운 지하수 흐름을 정량화한 점이 이번 연구의 특징이다. 해당 연구는 국제학술지 '커뮤니케이션스 지구 & 환경(Communications Earth & Environment)’에 2025년 2월 14일 자로 게재됐다.

 

담수 SGD는 육상에서 바다로 유입되는 지하수로, 해양 생태계와 연안 수질에 영향을 미친다. 보이지 않는 흐름이지만 생태학·수문학적으로 중요한 연안에서 발생하며, 오염 시 장기적인 복원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한반도 전역을 아우르는 고해상도 SGD 분석은 미비했다. 

 

이번 연구는 고해상도 수문 분석 시스템인 KLDAS(Korea Land Data Assimilation System)와 GRACE(Gravity Recovery and Climate Experiment) 위성 자료를 활용해 1980~2016년 한반도 전체 해안선을 정밀 분석한 첫 사례다. 이전까지는 지역 단위의 국지적 분석이 주를 이뤘지만, 이번 연구는 한반도 전역을 포괄한 최초의 시도다.

 

분석 결과, 남한 서해안과 남해안은 강수량이 많고 배수 거리가 짧아 SGD 유출량이 많았다. 특히 강우량·토양·지형·갯벌 환경의 영향을 받는 제주도, 충남, 경남 지역에서 유출량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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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 한반도 해안선을 따라 담수 해저 지하수 배출량(SGD)의 비율을 나타낸 지도]

 

정한철 교수는 봄과 겨울에 SGD가 증가하는 원인에 대해 “겨울과 봄에 SGD가 증가하는 것은 기후변화에 따른 겨울철 기온 상승, 토양 수분 결빙 감소, 대수층에 함양되는 지하수 양의 증가에서 비롯된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SGD가 단순한 물의 이동을 넘어 연안 오염과도 직결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연구에 따르면 1990년 대비 2020년 남한 연안 유역의 해양 오염 취약성은 약 38% 증가했다. 연구팀은 특히 남서 해안 지역이 염수 침입에 가장 취약하다고 분석했다. 이는 해당 지역의 식수와 농업용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

 

연구팀은 염수가 지하수를 통해 침투해 담수 환경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제시했다. 이 연구 결과는 담수 보호와 관리 대책 마련에 활용될 수 있다.

 

정한철 교수는 “연안‧해안 환경에서 도시 발달과 인구 증가, 산업지구 개발에 따라 오염원도 증가하고 있다.”라며 “지하수는 지표수보다 오염원 이동 경로 파악이 어려운 만큼, SGD에 대한 장기적인 모델링과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시대에는 지구 관측 분야에서도 위성 영상의 활용과 지구 시스템 모델링 기술 개발, 전문 인력 양성이 중요해질 것”이라며, “연안 해저 지하수를 비롯한 광역적인 수자원 및 연안 환경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하고 싶다.”라고 소회를 밝히며 이 연구가 SGD에 대한 사회적 인식 제고에도 이바지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기사 작성: 연세소식단 윤도연(식품영양 25)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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